그는 책에서 아프리카나 인도를 비롯한 인도양 일대 섬에 서식하는 바오바브나무를 예로 든다. 이 나무들은 수령(樹齡)이 2500년 넘는 것도 있다. 환경론자들이 기후변화 때문에 이 나무들이 죽어간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론 나이가 많이 들어 자연적으로 고사하고 있다는 게 그의 반박이다. 빙하가 녹아내려 북극곰들이 멸종 위기에 처했다는 흔한 선동은 1973년 북극 인접 5국(캐나다, 덴마크, 노르웨이, 미국 등)이 북극곰 보호 조약을 체결하면서 실제론 개체 수가 늘었다는 사실을 가린다.

무어는 환경을 정치적 도구로 이용하는 사람들을 ‘환경 탈레반’이라고 부른다. 과학적 근거나 합리적 토론으로 다투지 않고 의견이 다르거나 선동에 걸림돌이 되면 상대방을 악마화하는 사람들이다. “좌파 정부와 환경 단체는 스스로를 ‘녹색(친환경론자)’으로 착각하면서 남들보다 우월한 듯 행동합니다. 진정한 환경 운동은 ‘탈원전’ 같은 정부 구호에 맞장구치는 게 아니라 선동에 휘말리지 않고 중심을 잡는 것입니다.”

지난 8월 전북 군산시 비응도동 새만금호 수상 태양광 패널. 내년 4월 1차 가동이 목표였지만 송·변전 설비 건설 공사가 지연되면서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무어 박사는 “친환경을 위해 갯벌을 메워 만든 간척지에 태양광을 짓는다는 현실이 아이러니하다”고 지적했다. /김영근 기자
지난 8월 전북 군산시 비응도동 새만금호 수상 태양광 패널. 내년 4월 1차 가동이 목표였지만 송·변전 설비 건설 공사가 지연되면서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무어 박사는 “친환경을 위해 갯벌을 메워 만든 간척지에 태양광을 짓는다는 현실이 아이러니하다”고 지적했다. /김영근 기자

그런 의미에서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탈원전 정책은 “근거 없는 공포가 올바른 과학을 침몰시킨 결과”라면서 쓴소리를 내놓았다. 무리한 태양광·풍력발전소 증설에 대해서도 “탄소 중립을 추진하려 울창한 산림을 밀어내 태양광 패널로 덮고, 어민들의 반대에도 대규모 해상 풍력 단지를 세우려 한다”고 지적했다. “탈원전은 에너지 빈곤국으로 가는 ‘어리석은(foolish) 정책’”이면서 “무리한 탄소 중립 이행 계획은 과학적·기술적으로 실현 가능하다고 증명된 바 없는 ‘정치적 목적’에 불과하다”고 했다.

대통령 직속 기구인 2050탄소중립위원회에 원자력 전문가가 한 명도 포함되지 않는 데 대해 “환경적 목적을 달성한다면서 실상은 정치적 논리로 접근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라며 “정부가 듣고 싶은 말만 듣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세계 최고의 원자력 기술을 토대로 화석연료를 충분히 대체할 수 있는 국가인 데도 정치가가 의도적으로 귀를 닫고 있다”고도 했다.

현 정부 역점 사업인 전북 군산시 새만금 태양광 사업에 대해서도 “갯벌이야말로 반드시 보호돼야 하는 생산적인 해양 환경인데 ‘친환경을 위해 갯벌을 메워 만든 간척지에 태양광을 짓는다’는 현실이 아이러니하다”며 “오히려 갯벌을 유지하고 원전 2~3개를 증설하는 것이 땅도 적게 차지하고, 생물도 보호하며, 에너지도 더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방법”이라고 했다.

무어 박사는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고 그린피스를 떠난 뒤로는 지구온난화를 비롯한 과잉 환경 담론을 비판하고 원전과 GMO(유전자변형식품)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과학적 환경주의자로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