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법원이 그가 내린 윤석열 징계 사유 몇 가지를 인정하자 “석고대죄하라”고 했다. 나는 윤 후보의 검찰권 장악에 지나친 측면이 있었다고 본다. 지금도 많은 국민이 염려하는 부분이다. 그런데 당시 국민이 분노한 것은 징계 사유와 절차가 아니라 조국, 울산시장 선거, 원전 등 정권 비리를 수사하던 검찰총장을 강제로 끌어내린 권력의 폭력이었다. 추 장관은 몰랐을까. 알았다면 왜 무리했을까. 그 덕분에 윤석열은 정치적 검증을 거쳐 야당 대선 후보 자리를 차지했다. 추미애를 빼면 정치인 윤석열은 존재하지 않는다.

‘뿌린 대로 거두리라’는 아트디렉터 이제석과 박서원이 만든 유명한 반전(反戰) 광고의 제목이다. 군인이 총을 들고 누군가를 겨누고 있지만 총부리는 기둥을 한 바퀴 돌아 자신의 뒤통수를 향해 있다. 추미애의 총구가 늘 그렇다.

한국인 아트디렉터가 제작한 반전 광고 포스터. 이 포스터를 둥근 기둥에 감으면 적을 향해 겨눈 총구가 자신의 뒤통수를 향한다. 제목은 '뿌린 대로 거두리라'.
한국인 아트디렉터가 제작한 반전 광고 포스터. 이 포스터를 둥근 기둥에 감으면 적을 향해 겨눈 총구가 자신의 뒤통수를 향한다. 제목은 '뿌린 대로 거두리라'.

요즘 그는 윤 후보의 아내를 겨냥하고 있다. “줄리라고 하면 안 되는 이유가 나왔다. 주얼리이기 때문이었나!” “줄리에 대한 해명; 줄리할 시간이 없었다. 근데 주얼리에 대하여는?” “건진요. 건희씨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 “조국의 강은 실체가 없었으나 줄리의 강은 실체가 있다.” 페이스북 글들이다. 5선 국회의원, 당대표, 법무장관 출신이 쓸 글인가. 여성 인권의 상징이라는 권인숙이 한자리 차지하고 있다는 캠프에서 어떻게 이런 행태를 용인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관련 기사를 보면 “윤석열 대통령 시켜주려고 저러니 그냥 놔두라”는 댓글이 주류를 이룬다. 김부선씨는 추씨의 합성사진을 두고 이렇게 썼다. “윤 후보는 새벽마다 추씨에게 냉수 한 사발이라도 떠올리고 조석으로 감사 인사 올리시라.”

그의 독설은 오히려 독설의 상대를 키워주는 이상한 위력을 갖고 있다. 그 위력을 윤석열을 향해 다시 발산해 여권의 대선 가도를 좁히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그가 왜 자꾸 자신의 앞길에 오물을 뿌리는지 이제 진지하게 의심해 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