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뉴스1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뉴스1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거주 중인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의 소유 관계를 놓고 석연치 않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최초 소유주’가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 계열사인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한 후보자의 ‘스폰 의혹’ 등이 제기됐고, 친여 성향 방송인 김어준씨도 “고위직 검사들을 삼성이나 재벌들이 관리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했다. 이를 놓고 건설업계에서는 “소유권 보존등기 등 부동산 권리관계를 잘 알지 못해 제기된 주장”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한 후보자가 전세로 거주 중인 타워팰리스의 최초 소유주가 삼성전자와 삼성SDI라는 것은 지난 2월 한 언론사가 지적한 내용이다. 한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된 이후 재산 보유 내역이 재조명되면서 파장이 커졌다.

김어준씨는 15일 자신이 진행하는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한 후보자는) 다주택자다. 주택이 두 개고 건물이 하나고. 특이하게도 본인이 살고 있는 것은 타워팰리스 전세”라며 “소유권자 찾아봐야 한다. 지금 소유권자 말고 최초 소유권자를 찾아봐야 한다”고 했다. 한 후보자는 서울 서초구 삼풍아파트와 서초구 강남역아이파크 오피스텔, 경기 부천시 소재 건물을 소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김씨는 “고위직 검사들을 삼성이나 재벌들이 그런 식으로 관리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그랬다는 얘기가 아니라 (최초 소유권자를) 찾아봐야 한다. 좀 약간 이상한 거주 형태 아니냐”고 했다. 삼성전자·삼성SDI와 한 후보자 사이에 ‘모종의 거래’가 있었던 것처럼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후 트위터와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관련 논란이 확산됐다.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에는 “뉴스공장에서 공장장(김씨)이 한동훈 타워팰리스 전세 최초 소유자를 확인해보시라고 몇번이나 강조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트위터 ‘김어준저장소’에도 “한동훈 전세집…최초 소유자가 삼성전자와 삼성SDI”라는 글과 함께 해당 아파트의 등기부등본이 올라왔다. 일부 네티즌들은 이를 근거로 “(한 후보자가) 삼성 ‘스폰’을 받고 있다는 증거” “죄의식 자체가 없다” 등의 글을 남겼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부동산 권리관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한 후보자가 살고있는 타워팰리스의 첫 등기는 2002년 11월 15일에 접수된 소유권보존등기다. 삼성전자가 지분의 90%, 삼성SDI가 지분의 10%를 보유했다. 다른 타워팰리스 호실에도 2002년 11월 15일 소유권보존등기가 이뤄져있고, 등기접수번호도 같다. 한 후보자가 살고 있는 아파트의 경우 같은달 26일 ‘1999년 6월 30일 매매’를 등기 원인으로 삼성전자와 삼성SDI 보유 지분이 이모씨에게 이전됐다. 소유권보존등기 후 수분양자에게 소유권이전등기가 이뤄진 것이다.

소유권보존등기는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부동산이 신축된 경우 이에 대한 소유권을 보존하기 위해 처음으로 등기하는 것이다. 사람으로 따지면 ‘출생신고’와 같은 개념으로, 부동산의 등기부를 만들기 위한 것이다.

3개 단지, 6개 동으로 이뤄진 타워팰리스의 소유권보존등기 신청을 한 것은 삼성전자, 삼성SDI와 삼성생명 등 삼성그룹 계열사다. 이는 타워팰리스의 건설 과정과 관련이 있다. 타워팰리스가 들어선 서울 도곡동 부지는 삼성그룹이 당초 102층 규모의 그룹 사옥을 건립하기 위해 서울시로부터 사들인 것이다. 하지만 1998년 외환위기로 인해 사옥 대신 주상복합건물로 사업이 변경됐다. 시공은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삼성중공업이 맡았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소유권 보존등기는 사업시행사나 시공사가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며 “타워팰리스의 경우 토지 소유주였던 삼성전자·삼성SDI·삼성생명에서 소유권 보존등기를 신청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