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업계도 한국 마케팅이 활발하다. 팬데믹 이후 한국 여행을 갈 수 없게 되자 호텔이나 집에서 한국에 있는 듯한 느낌을 내면서 노는 ‘도한놀이(渡韓ごっこ)’가 Z세대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큐호텔은 지난 3월부터 이달 말까지 ‘도캉스 플랜’ 패키지를 판매하고 있다. 도캉스란 ‘도한놀이’와 ‘호캉스(호텔에서 즐기는 바캉스)’를 합친 말이다. 한국풍 인테리어로 꾸민 호텔 방에서 한국 스타일 잠옷을 입고 김밥, 부침개, 삼겹살, 김치 등 한식을 즐길 수 있다. 호텔 내에는 한국 편의점을 흉내 낸 공간을 설치해 한국 과자와 컵라면, 음료수 등을 판매하며, 무료로 한국 교복도 빌려준다. 도큐호텔은 “초기에는 10~20대가 주로 예약했지만 이제 30~40대 여성들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고 했다.

일본 세대별 한국 콘텐츠 관심도
일본 세대별 한국 콘텐츠 관심도











◇'한국스러움’ 강조하는 韓 기업들

한국 기업들도 ‘한국스러움’을 강조한 현지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Z세대를 중심으로 일상 대화에서 한국어를 섞어 쓰는 문화가 유행하는 것에 착안해 광고 문구나 영상에 한국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농심이 지난해 방영한 신라면 TV 광고에선 여배우 이토요 마리에가 “진짜 맛있어요”라고 외치는 장면이 나온다. 올해 방영을 시작한 너구리 광고에서는 ‘쫄깃쫄깃’이라는 가사가 반복되는 CM 송을 사용했다. 최근 듀오링고 재팬 조사에선 일본 Z세대의 46.7%가 ‘평소 생활 속에서 자신 또는 주위 사람이 ‘진짜(チンチャ)’, ‘오빠(オッパ)’ 등 한국어 문구나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하이트진로가 한국 로맨스 드라마를 패러디해 만든 TV 광고 ‘사랑하는 참이슬’ 시리즈에서는 일본 배우들이 “여기요 참이슬 주세요” 같은 한국어 대사를 사용하며 한국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장면들을 재연한다. 이 광고들은 유튜브에서 500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한국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소주에 호기심을 느낀 일본 젊은 층을 겨냥한 것이다. 지난해 하이트진로는 전년(224억원)보다 27% 증가한 285억원어치 소주를 일본에 수출했다. 한일 관계 악화로 장기간 지지부진하던 일본 매출이 2020년부터 상승세로 전환한 뒤 2년 연속 20% 이상 성장한 것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일본의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국의 소주가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며 “다양한 마케팅 활동과 영업력 확대로 일본 시장 내 주류 트렌드를 선도하겠다”고 했다.

하이트진로의 소주 ‘참이슬’ 일본 TV 광고 ‘사랑하는 참이슬’에서 일본 배우 사쿠마 유이가 한국 라면을 먹고 있다. 광고 속에서 일본 배우들은 “많이 먹어” “사랑해” 등 한국어 대사로 한국 로맨스 드라마에 자주 나오는 장면을 재연한다. /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의 소주 ‘참이슬’ 일본 TV 광고 ‘사랑하는 참이슬’에서 일본 배우 사쿠마 유이가 한국 라면을 먹고 있다. 광고 속에서 일본 배우들은 “많이 먹어” “사랑해” 등 한국어 대사로 한국 로맨스 드라마에 자주 나오는 장면을 재연한다. /하이트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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