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빌트 스웨덴 총리가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는 모습을 표지 사진으로 담은 '스웨덴: 들려주지 않는 이야기' 책.
칼 빌트 스웨덴 총리가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는 모습을 표지 사진으로 담은 '스웨덴: 들려주지 않는 이야기' 책.









◇스웨덴 부패인식지수 세계 4위 vs. 한국 32위

지난달 25일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2021년 부패인식지수 랭킹’에서 스웨덴은 4위, 한국은 32위였다. ‘가장 청렴’을 100점으로 했을 때, 외국의 국제 기관들이나 기업들이 볼 때에 스웨덴은 85점, 우리나라는 62점이었다. 아시아‧중동에선 싱가포르(4위)‧홍콩(12)‧일본(18)‧UAE(24)‧부탄(25)‧타이완(25)‧카타르(31)가 우리를 앞섰다.

작년 1월 우리나라가 33위(2020년 기준)을 기록했을 때, 우리 정부는 “역대 최고 성적”이라며 “정부의 반부패 개혁 의지의 결과”라는 ‘비결’을 밝히는 보도자료를 냈다.

‘스웨덴: 들려주지 않는 이야기’의 저자에 따르면, 스웨덴은 1776년에 세계 최초로 모든 정부 기록 문서에 대한 접근권을 국민의 당연한 권리로 인정하는 법을 제정했다. 장관‧의원‧판사 등 고위직 인사의 세금신고서는 공공 문서이며, 국민은 지출 경비 내역을 요구할 수 있다.

스웨덴 국민은 정치인이나 공직자가 세금으로 특권을 누리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시민들과 마찬가지로, 스톡홀름 시장이 버스 정류장에서 줄 서고, 국회의장이 지하철 좌석에 앉아 출근한다. 이런 분위기엔 다른 나라에선 ‘사소한’ 부패도 바로 뉴스가 된다.

◇일 끝나면 베를린 시내 수퍼마켓서 장 보던 메르켈 독일 총리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는 재직 중에 연방의회 건물에서 걸어서 15분 떨어진 베를린 시내의 울리히(Ullrich) 수퍼마켓의 한 체인점에서 늘 장을 봤다.

2018년 퇴근 길에 베를린 시내의 한 수퍼마켓에서 장을 보고 계산을 하는 앙겔라 메르켈 당시 독일 총리./트위터
2018년 퇴근 길에 베를린 시내의 한 수퍼마켓에서 장을 보고 계산을 하는 앙겔라 메르켈 당시 독일 총리./트위터

울리히 수퍼마켓 사장은 2018년 한 인터뷰에서 “총리는 늘 장보기 가방을 들고 다닌다. 그는 여느 사람과 다를 바가 전혀 없는 단골 고객”이라며 “특별대우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총리가 해외에 나가면, 남편이 장 보러 온다”고 말했다. 스웨덴에서 총리와 외무장관을 지낸 칼 빌트도 스톡홀름의 수퍼마켓에서 직접 카트를 밀고 다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