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내내 마음속으로만 그렸던 Bruce Trail의 북쪽 구간이 그동안 어떻게 변했을까를 머리속에 그리면서 오늘은 약 한시간 이상을 북쪽으로 전속력으로 달려, Boyne River Provincial Park 에 도착했을때는 열시 반이 조금 지난뒤였다.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주위에 끝없이 펼쳐지는 광경은, 상상했었던 흰눈덮힌 흔적은 온데간데없고, 모두가 연두색으로 새희망을 보여주는듯했다.
이렇게 좋은 자연속에서 대원들이 하루 숲속을 걸으면서, Fellowship을 나누고, 옮기는 발걸음 하나하나를 보살펴 주십사하는 간절한 행사진행을 윗분께 보고 드리고 산행은 시작됐다.Trail walk 주변에는 수많은 넓은 농장들이 겨울의 긴잠에서 깨어나 가을철 수확을 위해 벌써부터 농장은 파란색의 농작물들로 뒤덮혀 있는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Trail을 따라 발길을 옮기는 중간 중에는 돌무덤이 가끔씩 눈에 띄었는데, 무속신앙에 의하면 무운을 비는 정성을 모아둔 것 같기도 하고, 농장에서 씨앗을 뿌리고 가꾸는 과정에서 농기구에 부딪친 돌뿌리들을 한군데 모아놓은것 같기도 한, 좀 특이한 광경이었다.
Main Trail의 표시판을 따라 발길은 옮겨 지는데, 이곳에서도 돌무덤을 보았다. 작난스럽게 돌무덤의 큰돌위에는 Trail mark가 눈에 들어와 잘 어울리는것 같았다. 고국에서 무속신앙이 농촌 고향을 뒤덮고 있었던 어린 시절에 많이 보와왔던 기억이 overlap된다.
이곳은 토론토 교육청의 야외실습 학교가 자리하고 있는 곳이기도한다. 지금으로 부터 약 30여년전 지금은 다 성장하여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두아이가 초등학교, 중학교 다닐때 약 일주일씩 교육을 받으러 이곳에 왔을때, 학부모로써 참석하여 이들의 야외실습광경을 지켜보고, 또 발표회도 보았던 기억이 떠 오른다.
그런데 오늘은 야외학교의 문이 꽉 닫혀 있었다. 아마도 아직은 야외학교실습의 시즌이 안된것 같아 보였다. 곤충채집도 하고, 또 실습한 내용을 학부모들이 모인 강당에서 발표회를 하던 그어린 아이들이 지금은 남처럼 되버렸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떨어져 살기 시작하더니....
결국 독립하면, 내가 어렸을때 사회생활을 하면서, 나만의 독립공간을 확립했듯이, 이아이들이 지금은 그렇게 부모, 자식 관계를 유지하고 있음에 세월의 잔인(?)함을 한탄해 본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만은...... 괜히 그때 그시간들이 그리워 진다. 우리 아이들도 지금 내가 느끼는 허전함을 후에 알게 되겠지? 나를 낳아주신 부모님께서도 내가 지금의 아내를 만나 둘만의 새가정을 꾸리면서 부모님과의 관계가 전과 같이 이어지지 않을때, 그런 서운함을 나타내셨으니까. 왜 오늘따라 그런 옛생각들이 많이 나의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지?
멀리 농장주인의 거처인 하얀색갈의 커다란 집이 수줍은듯 나무숲으로 절반쯤 가리고 그모습을 보여준다. 평화롭게 보이지만, 평화를 지키기위한 농부의 부지런함을 생각해 본다.
캐나다는 봄이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게도 활동에 제약을 주곤했던 강추위와 눈이 녹는가 했는데, 어느새 초여름의 뒤바뀐 환경에서 창조주의 섭리를 조금은 이해 해 볼려고 옮겨지는 발걸음속에서도 눈알을 좌우로 돌려도 보지만, 눈에 보이는 나무가지들에 매달려 나오고있는 Shoot들의 색갈에 나의 눈길은 고정되고 만다. 마치 과수원의 한구간을 지나가는 기분이다.
이제 얼마남지 않은 Gorge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는데, 언덕길이 그렇게도 가파랗었나 보다. 이마에서 땀이 흐르는것을 손으로 훔쳐 내고 Gorge를 올려다 본다. 몇년전에도 TKPC대원들과 이곳을 지나서 걸었던 기억도 아직 뚜렷히 남아있다.
드디어 정상에 발길이 닿았다. 이곳은 Bruce Trail Map에 있는 설명에 따르면 해발 430미터라고 했다. 우선 미풍이 살며시 이마를 스치면서 이마에 맺혔던 땀방울을 씻어내는것 같다. 세상을 정복한 기분이다. 하늘에는 뭉개구름이 우리대원들의 정상점령을 환영하듯이.....
430 고지는 아마도 온타리오에서는 가장 높은 지형이 아닐까?라는 추측을 해보는것은 어렵지 않다. CN Tower가 있지만, 인간의 손으로 만들어진 것이기에 비교대상이 되지 않는다. 혹시나하면서 손을 들어 눈위에 부치고 남쪽 하늘 멀리 토론토쪽을 찾아 눈길을 돌려 보지만, CN Tower 는 보이지 않는다. 오랫만에 우리 대원들과 동행한, 지금은 어엿한 숙녀가 된 Y가 새로운 세계를 보는것 같은 눈길로 아래에 펼쳐지는 파란숲과 농장의 전경을 응시하는데 시간가는줄도 모르는것 같다. 어린아이로만 생각해왔던 Y가 금년에 벌써 대학 졸업이란다.
창조주께서 선물로 주신 천국이 멀리 있는것은 절대 아닌것 오늘 여기서 또 느낀다. 대원들 모두가 세상에서 가장 편한 자세로 몸을 내던지고 올라올때의 피로함을 씻어내고 있다. 온타리오에서 가장 깨끗한 공기를 마시면서 발아래 끝없이 펼쳐지는 나무숲의 푸른색으로 피로한 눈을 식히면서 감사함을 이구동성으로 토해낸다.
트랙터로 금방 갈아놓은 농장은 속살을 아직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곳에는 어떤 작물이 심어질까? 춥고 긴 겨울을 이겨낼 농작물을 파종할까? 빙둘러 성벽처럼 서있는 나무숲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해 보기도 한다. 그져 평화스럽기만 하다. 사방 어디를 둘러봐도 말이다.
대원 S는 가장 연장자이다. 그래도 항상 앞장서서 대원들을 이끌어 가는 TKPC Trail walk team의 움직이는 역사이다. 그가 계곡을 가로질러 만들어져 있는 다리( Bridge)를 건너면서 무엇을 생각하고 있었을까? 그는 Trail을 걸으면서 야생에서 자라는 야생마늘, 탐스러운 민들레같은 것들을 보면, 약간씩 Pick Up해서 생으로 먹는 생식가이기도 하다. 나도 그를 따라 생식을 요즘은 즐겨한다. 그래서 일까? 그연령에 어울리지않게 건장하고 강인해 보인다.
대원 N와 Lunar가 계곡의 얕은 물속에 불덩이 처럼 뜨거워진 발을 식히기위해 등산화를 벗어 던지고 뛰어들어 발을 물속에 담근다. 이런 맛을 이곳이 아니면, Trail walk에 동참하지않으면 어디서 느낄수 있을까? 시사하는바가 많다. 메세지를 그누군가에게 던져 주는것 같다.
숙녀가된 Y가 두대원의 야생마같은 모습을 Cell Phone에 담기에 바쁜것 같다. 아마도 좋은 기억속에 간직하고픈 간절함이 있었던것은 아니었을까?
Boyne River 지역은 특히 요즘같은 계절에는 Trail route 를 그주위를 한바퀴 걷는 코스로 최적이다. 오늘 우리 대원들은 약 10키로를 걸었다. 보통때는 전진했던 Trail route를 따라 다시 되돌아 오곤 하는데, 이곳은 Main Trail과 Side Trail이 적절히 이어져 그 루트를 따라 한바퀴 도는, 환상적인 곳이다. 세상만사 다 뒤로 접고 하늘을 가리고 있는 숲사이를 헤쳐 가면서 걸어가는 모습에서 평화로움을 많이 본다. 피곤한 삶을 잠시 접고 이런 천국의 한켠에서 에너지 재충전을 우리대원들만 즐기기에는 너무도 미안하고 아깝다.
매번 해왔던 것처럼, 커피샾에 들려 하루종일 참았던 커피향을 코로 맛보고, 입속으로 넣어 음미하는 마지막 행사(?)는 그래서 항상 기다려지는, 또 Trail Walk에 대한 느낌을, 독서를 한후 독후감을 쓰는 기분을 느끼게 하는, 대원들끼리만 Fellowship을 나누는 곳이기도하다. 오늘은 Y가 참석하여 더 의미가 깊었다.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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