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June 23, 2015

주례목사의 준비안된 결혼식 주례는 축복인가 저주인가, 평생한번 있는 결혼식을.

"신랑....입장,.....신랑입장....신랑 입장이 있겠습니다."
"다음은 신부 입장이 있겠습니다."
피아노 반주가 은은히 울려 퍼지고, 자리에 앉아 있던 하객들은 고개를 위로 돌려, 하얀 드레스를 입은 신부가 지금까지 낳아서 키워주신 아버지의 손을 잡고 신랑을 만나기위해 긴장됐지만, 화사한 웃음을 입가에 머금은 아름다운 모습으로 한걸음 한걸음 아버지와 보조를 맞추어 발걸음을 옮기며, 예배당 중앙의 Hall 바닥에 깔려 있는 하얀 일회용 카펫위를 사뿐 사뿐, 마치 나비가 날듯 보인 그모습을, 보기에 여념이 없었고, 간혹 친지분들은 그순간을 카메라에 담는 장면도 여럿 보였다.  신랑 보다는 신부의 흰백색같은 그청조한 모습이 결혼식의 High light라고 할수 있었다.

신랑, 신부의 입장이 끝나고 순서에 따라 다음 단계로 옮겨 갈려고 하는데, 갑자기 신부의 아버지가 허리를 숙이고 주례목사님이 서 계시는 Podium으로 올라가 뭔가를 귀속말로 잠시 속삭이고 다시 되돌아와 자리에 앉았다.
"제가 결혼식 주례를 3년만에 처음 해 보니, 약간 실수를 했습니다.  신랑,신부 어머님들의 "화촉 점등"순서를 빠뜨렸습니다.  지금 화촉점등식을 하겠습니다.  신랑 신부는 옆으로 잠깐 비켜 서시도록.....".   그렇치 않아도 좁아 터진 강단에서 옆으로 비켜서고, 순서가 뒤바뀐것을 알면서도 아무런 행동도 할수 없이 앉아만 있었던, 긴장된 두 어머니가 촛불을 점화하고, 다시 신랑, 신부의 어머님들은 촛불을 들고, 강단 좌우에 있는 촛대로 발길을 옮겼다.
신부 어머니가 점등시킨 여러개의 촛불은 금새 환하게 켜졌는데, 신랑 어머니가 점등 시키는 촛대위에는 불빛이 보이지 않고, 신랑 어머니는 당황하는 기색이 나타나기 시작하고.....결국에는 Candle stand에 있는 촛불에 불을 켜지 못하자,  옆에 있던 사진사가 금새 긴초 한자루를 용케도 구해서 여러개의Stand중에서 하나를 골라 그위에 꽃아서 겨우 불을 부치는 촌극이 벌어지고 말았다.  촛대속에 있었어야 할 Candles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객석에서는 조금씩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리기도 했었다.
곧이어 Hymn 41장이 순서에 따라 하객들과 주례목사님이 동시에 합창이 시작됐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순서지에 프린트 되여 있는 찬송가의 가사와 곡이 아니고, 스피커를 통해서 들리는 주례목사님의 리듬과 가사가 완전히 다르게 흘러나오고, 하객들은 어리둥절 하기 시작했고,  목사님은 더큰 소리로 하다보니 정말로 듣기에 거북한 목소리가 스피커를 통해서 흘러나와 축복 받아야 할 결혼식장의 신부 신랑 및 하객들은, 몸만 움직이지 않았을뿐 정말로 갈팡질팡,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었다.  이때 Audio System을 조정하는 자가 있었을텐데..... 얼른 목사님이 부르는 찬송가의 가사를 화면에 비춰주는 재치라도 보여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나의 가슴을 답답하게 했었다.  좋지도 않은 목소리로 목사님 혼자 부르고..... 그렇게 찬송가는 끝났다.
이어서 성경봉독이 있었다.  에베소서 5장 22-28절까지로 순서지에는 나와 있었고,  그구절도 순서지에 하객들의 편의를 위해 프린트 되여 있었다.  의혜히 다른 많은 결혼식에서 해왔던 데로 목사님의 선장에 따라 성경구절을 합창하려고 순서지를 쳐다보고 있는데, 마이크에선 다른 내용이 흘러 나오고 있는게 아닌가.  목사님이 선창한 구절이 맞긴 한데, 순서지에는 다른 구절이 적혀 있었던 것이다.  과연 3년만에 처음해 보는 결혼식이라는  Excuse를 할만 하다고 생각했다.
다시 순서에 따라 마지막 단계에서 신랑, 신부 그리고 들러리분들의 성혼 서약서에 서명하는 순서가 진행 됐다.  별도로 준비된 테이블위에는 서류들이 준비 되여 있었다.  그러나 당사자들이 서명하기위해 그곳에서 바로 서명을 못하고 당황하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는데, 그곳에는 서류만 있었을뿐, 펜이 전혀 준비 되지 않았던 것이다.   하객석 중앙에 앉아 있었던 내가 마음이 급해져서 항상 안주머니에 넣고 다니면 펜을 꺼내야 겠나는 생각으로 안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는 순간에 앞쪽에 앉아 있던 하객중의 한분이 재빨리 전달해 주어 Signing ceremony는 무사히 해결 됐었다.

보통 신랑신부가 결혼 Certificate에 서명하는데 사용하는 펜은 커다란 깃털에 매달아서 운치있게 흔들리는 깃털의 펜대를 움직이면서 서명하는 모습들을 결혼식장에서마다 보아오곤 했었는데.... 깃털팬은 고사하고 흔해빠진 볼펜한자루 준비가 없었다니....
"예배는 신령과 진정으로 하나님께 드리는 의식입니다.  경건한 마음으로 예배 드립시다" 라는 멘트가 항상 예배 시작전에 Pastor님들이 하는 첫번째 의식의 시작이다.

평생에 한번 있는 인생에서 가장 축복받는 그의식에서, 행여나 사소한 실수라도 일어날까봐, 주례 목사님들을 비롯한 신랑, 신부, 그리고 들러리들을 포함한 많은 관련자분들이 결혼예행 연습(Rehersal)한다.  신랑 신부는 당연히 축복을 받아야 하는날이기에, 할수 있는한 활력있고, 성스러운 식장의 분위기속에서 이루어지기를, 그리고 모든 주위분들은 그렇게 되도록 최선의 예의와 할일을 해야 한다.  주관자인 주례목사님의 책임은 언급한 필요도 없이 전부다.

분명히 Rehersal을 했을것으로 짐작이 간다.  주례목사님은 그과정에서 책임자로서 당연히 순서에 따른 내용들을 점검 했어야 했어야 했거나 교회섬기는자들을 지도하여 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했어야 했다.  그러한 섬세함이나 점검 사항은 하나도 느낄수 없는 결혼식이었음을, 하객인 내가 보기에도 가슴을 아파해 하지 않을수 없는, 준비안된, 성의 없는 주례목사님의 그 뱃짱이 어디서 나왔는지?  몇년전에 한국의 어느 대통령후보로 나선 분이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여 당선된 사례가 있었던때가 갑자기 떠오른다.

양가 부모님, 신랑신부들을 비롯한 Relatives들은 이를 어떻게 받아 들였을까?
"신랑"입장을 여러번 반복해도 신랑이 입장을 하지 않고 망서렸을때, 40여년 이상 목회를 해오면서 수없이 결혼 주례를 해왔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순간에, 아니 경험에 의해서라도 순서가 뒤바뀌었다는 생각을 왜 못했을까?  그리고 속으로 새신랑이 행동이 뜨다고 책망이나 하지 않았을까?라는 안타까움이었다.

목사님의 주례는 분명히 신랑 신부에게 축제 분위기속에서 정말로 예식에 따른 축복을 흠뻑 부어 줄수 있는데 까지 부어주는 열과 성의를 다해 복을 빌어주는 인자하고 위엄있는 모습이었어야 했다.

신랑 신부가족께서 베풀어 주는 점심식사에 참석키 위해 지정된 Buffet 식당에 도착했는데 또하나 깜짝 놀란것은, 주례를 맡았던 목사님이 식당의 홀 입구에 있는 커다란 테이블을 차지 하고 벌써 음식을 먹고 있는게 아닌가.  혹시 비행기를 타고 날아오지 않았나?라는 상상을 할정도로 재빠른 동작에 또한번 속으로 탄성을 지르지 않을수 없었다.

"목사님 오늘 주례 하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라고 인사를 드렸다.  나와 동년배이고 토론토에서 서로 오래 살았기에, 또 한때는 같이 같은 교회에서 하나님을 섬기는 신앙생활도 했었기 때문이다.  한참을  무표정으로 머뭇거리더니
"반가워요. ".
"합석해도 될까요?"
이말에 옆에서 앉아있던 신부의 아버님께서 "그러시지요"라면서 자리를 권하기에 그렇게 하기로 하고, 음식을 Pick up하러 Food counter에 가서 한접시 담아 되돌아 왔는데, 자리가 없었다.  주례목사님은 식사하느라 나와는 시선을 맞추지 않았다.

신혼 부부의 축복받고, 엄숙했어야할 결혼식장이 성의없는, 아니면 다른 뜻을 속에 품고 이렇게 엄청난 Farce 로 주례했어야만 했는지를 식장에 참석한 대부분의 하객들은 궁금해 할것같다.   괜히 신랑신부에게 세상을 더 많이 살아온 내가 더 미안한 마음이 든다.  Hypocracy, Arrogance.  옹고집. 인자한 그모습이 보고 싶었는데.....

늦게라도 신랑,신부, 부모님들께 실수에 대한 용서를 비는, 인자한 그모습을 보여주는 마음이 표현 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지난주말, 새로 맺은 신혼부부가 하해같은 축복을 받아, 모든 아쉬웠던점들을 덮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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