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January 05, 2019

핏자한판에 황혼부부의 사랑은 감사와 더불어 더 익어간다. 이렇게 쉬운걸 왜 진직 못했던가.

Hawaiian 핏자 한판을 Metro Super Market에서 구입하여, 행여나 식을까봐서 집으로 달리다 시피 하면서 걸어서, 콘도 현관문을 열었을때, Lunar는 나의 점심을 준비하는라 바삐 부엌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손에 들고있던 Pizza box를 그녀에게 안껴주자, 처음에는 잠시 당황하는 기색이더니, 이내 알아채리고, 던진 첫마디는 "당신도 이제는 늙어 가는가 보네. 고마워 잘먹을께"라고 하는 그말에, 나의 마음속에는 그리고 눈가에는 눈물이 핑돌아 나오는것을 느꼈기에, 그런 모습을 Lunar에게 보여주기 싫어서, " 그냥 걷고 오다가 들려서 사왔어."라고 대답하고
부엌에서 나와 TV앞에 앉아 태연한척 했었다.  불과 몇달러 하는 핏자 한판이 그녀를 그렇게 감동시킬줄을 왜 진직 알지 못하고 이제야 그말 한마디 듣고, 내자신도, 그녀에게 미안함과
무감각한 부부생활 46년을 해왔는가? 회한만 가슴과 뇌리속에서 맴돌았었다.


오늘도 항상 해왔던것처럼, 콘도 뒷뜰을 걷기위해 혼자 나섰었다. 보통때는 Lunar와 같이 걷곤 했었는데, 요즘 유행하는 Flu로 인해 밖에 나가는것을 삼가고 있었기에 혼자 나선것이다.

황혼의 인생을 살아가는 Senior들에게는 걷는것 이상으로 좋은 보약이 없다는것을 미디아를 통해서, 또 주위친지들로 부터 들어 잘 알고 있기에, 매주 걷는 토요일 Bruce Trail Walk만으로는 만족하지 않아  거의 매일 나의 뒷마당이나 마찬가지인 Humber Bay Park East와 West Park을 걷는게 일상이 된 것이다.

East Park으로 방향을 잡고 Parking Lot까지 걸었는데, 갑자기 돌아오는 길에 Pizza한판을 사서 Lunar와 같이 점심겸해서 먹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주머니를 뒤져보니 Wallet이 주머니에 없는것을 알았는데.... 약 1분정도를 망설였다. 그냥 걷고 평상시처럼 집으로 돌아 가느냐? 아니면 되돌아가서 지하 Parking lot에 주차되여 있는 차로 가서 차안에 있는 조그만  동전지갑을 뒤져보고 돈이 있으면 꺼내오고, 없으면 그냥 걷던데로 걷고 집으로 돌아가리라는 생각을 정하고, 바삐 발길을 돌려 차고로 갔었다. 조금만 동전 지갑을 뒤졌는데, 그속에 동전말고 $10달러 돈이 있는게 아닌가. 나는 안다. 이돈은 Lunar가 여유롭게 준비해둔것인것을. 너무도 횡재를 한기분이었다. 주머니에 집어넣고, 되돌아 나와 다시 East Park을 평소데로 걷기 시작했다.

Metro Super Market에는 Lunch Special이 낯12부터 2PM까지 매일 고객들을 써비스하고 있기에 그시간에 늦지 않기위해 걸으면서 시간을 Check up 하곤 했었다.  다른때 Lunar와 같이 걸을때에도 가끔씩 들리곤 해서, 시간과 가격까지도 알고 있는 터다.  Lunar가 Snack으로 Pizza, 그것도 Hawaiian피자를 좋아 하는것을, 남편인 내가 유일하게 그녀의 취향을 알고 있는것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오늘은 마침 날씨가 포근해서 걷는  Trail이 상당구간 Muddy해서 자칮하면 Slip할것 같아 신경이 평소때와는 다르게 많이 쓰이는 편이었다. 그래도 기분은 한결 가볍기만 하다. 발걸음도, 마음도 가볍기만 하다.  Trail을 걸으면서 지나치는 사람들과도 인사를 하는 기분이 다른때와 다르게 가볍고 새로운 맛이다.  Pizza 한판을 사들고 집에 들어서면 Lunar는어떤 표정을 지을까?를 상상하면서 걸어서 더 발걸음이 가벼운것으로 이해하고 싶었다.

수십년을 살맞대고 살아오면서, 왜 오늘같은 생각을 해본적도 없었고, 당연히 실행에 옮긴적도 없었던가. 그리고 평상시 내가 잘못했을때도 Lunar에게 솔직히 잘못을 시인하고 용서해 달라는 소리를 해본적이 거의 없던것으로, 멋대가리없고, 마누라에게 억지만 부리는 그런 남자를 그래도 오늘까지 같이 살아와준 그녀에 대해, 뭐라 꼭 꼬집을수는 없지만, 미안한 마음이 조금은 새롭게 맘속에 일어나는것을 깊이 느낀다.

손가락으로 헤여보니, 그녀를 처음 만나 교제를 시작한 이후로 50년을 살아왔다.  지난세월을 헤아려보면, 그녀에게 나는 평생 거짖말만 하고 살아온 느낌이다. 그녀에게 약속한것을 지킨기억이 거의 없는것 같아서다.

이곳에 이민올때는, 이민오기 싫다고 하는 그녀를 설득하기위해 "캐나다에 가면, 자기 편안히 여왕처럼 모시고 살 자신이 있다. 그러니 날 믿고 따라다오".   벌써 이민 43년이 흘렀다. 며칠전엔 오래된 Album을 나혼자 슬쩍 들여다 봤었다.  그때는 Lunar는 물이 막오른 봄나절의 싱싱한 나무처럼 예뻤었고, 멋도 조금은 부릴줄 아는 그런 여자였었음을 늦게 느꼈었다.

이민와서 계획했던데로 일이 풀리지 않아, 어떤때는 아침먹을 식량이 없었던적도 있었을 정도로 그녀를 일만 시키고 오늘에 이르렀었다. 그녀가 아이들 키우고, 살아가는게 힘들고 팍팍할때면, 또 내가 말썽을 피우고 방향을 잃고 헤멜때, Lunar는 가끔씩은 싫은 소리를 하면서 Argument도 하곤 했었지만, 그때마다 나는 거의 다 내주장이 옳다고 그녀를 욱박 지르곤 했었다.

요즘은 내가 외출을 하거나 옷을 입는것 까지도 마음이 놓이지 않는지? 마치 어린아이들 옷챙겨 입혀주는것 처럼, 음식 챙겨 먹이는것처럼, 좋게 얘기해서 보살펴준다. 몇년전만 해도 나는 "내가 어린아이 아니잖소. 너무 지난친 간섭아닌가?"라고 싫은 소리도 했었는데, 그녀가 해준데로 옷을 입고 지내보면 확실히 그녀의 충고가 옳았다는것을 알게되곤 했었다.

세월이 흐름에 따라 지금은  그녀가 챙겨주는 옷과 챙겨주는 음식을 한마디 이유를 달지않고, 얌전하게 받아입고, 먹는다. 문득 이런생각을 하곤 한다."만약에 Lunar가 이세상에 없다면? 나는 어떤 모습일까?"상상하기도 싫지만.... 아 그때는 세상을 하직하는게 더 편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외에는 다른 생각을 해보기도 싫어진다. 또 반대로 내가 없어지고 Lunar 혼자만 남아있다고 한다면, 이렇게 Pizza한판에 고마워하는 그녀가 과연 험한 세상을 헤쳐 나갈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아이들이 있다고 하겠지만.....

세월이 흘러 나이가 들면, 어린아이가 된다는 소리들을 가끔씩 주위로 부터 듣곤 한다.
그래서인지, 아무렇지도 않은 조그만 일에도 가슴이 뭉클해지고 눈가에 습기가 차곤 하는 내모습을 보면서, 나도 피식 웃곤한다. 그런모습을 친지나 낯모르는 사람이 보았을때는, "혹시 저사람 실성한것 아니야?"라고

예고에 없는 Pizza한판에 이렇게 흐믓해 하는 Lunar를 왜 나는 진직 발견하지 못했던가. 왜 그런 선심(?)한번 써보지못하고 오늘에 이르렀을까? 그냥 쉽게 세월의 탓으로 돌려 보려고 억지를 써 보지만, 그만큼 황혼의 삶을 살아가는 부부는 그냥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은일에 감동먹고, 고마워하고, 어린애가되고....감사해 하고....
나, 오늘 같은 순진한 감동적인 순간의 삶이 그날이 올때까지 꼭 움켜쥐고 실천하면서, 건강하게 살아갈수만 있다면, 더이상 바랄게 없을 것이다. 핏자한판의 교훈이다.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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