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잠자리에 들기전에 한인교회 사찰로 근무하면서, 교회사택에서 살고 있는 현지인의 자랑스러운 안내(?)를 듣고, 새벽 7시 뻐스를 타고 Samara로 향하기 위해, 미쳐 오늘 아침에 떠나시는 목사님 내외분께 인사도 못드리고, 택시로 급하게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읍니다. 택시운전수가 여기가 버스정류장이라고 내려주고, 택시는 떠났는데, 아뿔사! 승객들이 보여야 하는데, 아무도 보이지 않아 지나가는 젊은이를 붙들고 물었는데.... 이건 더 수렁으로 빠지는 기분이었읍니다. 언어가 전연 통하지 않으니.... 마침 조그만 손 수레에 쓰레기를 치우는 나이든 분을 만나서 손짖, 발짖으로 얘기 했더니, 이길로 올라가서 다시 왼쪽으로 꺽어 가다가 다시 오른쪽..... 한참 복잡하게 손 발 놀림으로 설명을 하기에 고맙다고 인사하고, 다시 무거운 베낭을 메고, 괜히 마나님에게 미안해서, "무겁지 않아?"
"괜찮아 차분히 걸어가 봅시다" 로 대답해주는 그가 고맙기만 했다. 한참을 헤메다가 멀리서 사람들이 웅성거리고, 다시 버스가 보이고..... 아! 이곳이구나. 이번에는 틀림없었다. 우선 쉴자리를 잡고, 베낭을 내려놓고, 나도 매표소앞에 줄을 서서 내차례를 기다렸다. 어렵게 설명을 들은 매표아가씨의 대답은 의외로 첫차가 12시 라고 알려준다. 깜짝 놀랐다. 교회사찰이 확실치 않은 정보를 알려준것을 이제야 알았다. 그러나 어찌 하랴. 다시 돌아 갈수도 없고, 우선 표를 구입했다.
운임은 상상외로 저렴했다. 둘이서 미화 약 12달러 정도였으니까. 앞으로 남은 다섯시간 이상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가? 이것이 큰 문제였다. 여러가지로 불편한 대기실에서 다른승객들과 부대끼면서 앉아 있기도 그렇고, 또 귀가 아프게 들어온 pickpocket에 대한 신경도 쓰이고....
12시 버스를 타면 그곳에는 오후 다섯시 이후에나 도착할텐데.... 그곳에서 내려서 숙소를 찾기위해 또 한참 헤맬것도 상상되고.... 이런 예기치 않은 사고(?)가 여행의 맛을 더하게 해주는것이아니겠는가?라고 하면서 아내에게 눈길을 돌렸더니... 걱정 말란다. 고맙기만 했다. 우리가 앉아 있는 벤치앞에 한사나이가 3마리의 개와 같이 나타나더니 허리를 90도 숙여 모두에게 절을 한다. 이어서 개들과 함께 써커스(?)를 벌이는데.... 폭소를 자아내게 했다. 잠시였지만 시간을 죽이는데 일조를 해주는 것 같아 같이 웃었다.
정류장 밖으로 길건너에 여관 간판이 보였다. 순간적으로 우리 둘이는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저기에 짐을 맡기고 시내를 구경하는데 이의가 없이 몸을 일으켰다. 숙소는 더럽고 지저분 했지만, 잠잘것 아닌바에야, 미화 4불을 주고, 짐을 부리고, 방문을 잠그고.....
다시 지도를 펴들고 현위취와 시내 중앙지를 보니 바로 몇블록만 걸으면 됐다. 길거리의 가게들은 문을 열기시작했고... 팔려나갈 닭들이 Cage에 갖혀서 울어대는 꼭꼭 소리도 오랫만에 들었고, 통닭집의 쇼 윈도우도 보았고, 또 우리가 처음 산호세에 도착했을때, 방문 했었던 중앙시장도 금새 나타났다.
아침겸 점심을 먹기위해 다시 그식당에 찾아갔더니, 주인과 종업원이 우리를 알아보고 반긴다. 여전히 좁은 Soda식당은 붐볐다. 영어가 통하는 주인장과 그간의 여행 얘기며, 우리가 살고 있는 캐나다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누는 좋은 시간을 갖었다. 오늘의 식사는 특별히 주인장이 추천까지 해준다. 생선요리였는데 이름은 기억하지 못하겠다. 아내와 여종업원들은 뭐가 그리 좋은지 깔깔 대고 웃는게 계속된다. 말도 서로 통하지 않으면서도.....눈짖과 손짖으로 그리고 마음이 통하면 굿이 언어가 안통한다고 고민할 필요가 없음을 입증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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