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February 20, 2011

런던,온타리오 친구와 골프 그리고 야자수열매속의 천연음료수의 맛, 삶의 애환...













Feb.10,2011. 오늘은 우리가 마음속으로 생각해 왔던 Tee off시간이 조금 늦었다. 예상치 않았던 조그만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이었다. 약속한데로 시간에 맞추어 호텔을 나와, 골프장 카트를 기다렸는데,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약 15분을 더 기다리다, 급한 마음으로 택시를 타고 골프장에 도착했다. M이 택시타고 왔지?라고 먼저 묻는다. 우리의 Pick up을 위해 보낸 직원이 다른데로 가서 기다리다 그냥 왔다는 것이다. 호텔 프론트에 연락했더니 우리부부가 골프하러 나가는것을 보았다는 대답을 들었기에 알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Paul and Lunar, 미안해 내일부터는 이런일 없을거야"라고 오히려 미안해 한다. 내가 더 괜히 미안해 진다. 계약한 것도 아니고, 그녀는 친구인 우리에게 도움을 줄려고 했었던것 뿐인데...

마침 1번홀 Tee box에는 밀리지 않아, 애디가 우리 부부를 그곳으로 나가라고 손짖해 주었다. 한팀이 Teed-off를 하고 있었다. 그들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건장한 젊은 친구가 내곁에 오더니 같이 라운딩 해도 되겠느냐고 인사를 건넨다. 애디가 보냈다는 것이다. 거절할 이유가 없다. 같이 라운딩 하게되여 오히려 우리가 더 고마워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그도 좋아한다. 자기는 Mark라고 소개하면서, 카트에 타고 있던 여자를 가리키며,내여자 친구인데, Christine이라고 소개해준다. 나도 그와 같이 우리부부를 소개하고 라운딩을 시작했다. 이젊은 Couple은 건장했다. 몇홀을 치면서 그가 장타이고 수준급의 골퍼임을 알게됐고, 여자 친구는 아직 Lunar보다는 골프에 익숙해 있지 않음을 알았다. 우리 부부는 토론토 온타리오에서 왔다고 했더니, 자기네는 London, Ontario에 왔다면서, 직장은 토론토에 있다고 했다. 토론토? 3시간반 이상의 장거리 운전구간인데.... "매일 어떻게 장거리 운전을 하느냐?", "하루 일하고 이일간 쉬는 소방관으로 근무 하기 때문입니다" 라고 애기해 준다. 이번에 그를 통해서 알은 사실인데, 소방관은 대개 24시간 근무하고, 48시간 즉 2일간을 Off 하는 순번제로 운영되고 있다는것을. "토론토로 거주지를 옮기면 더 편하고 시간 절약도 될텐테.....",라는 나의 의견에, 그의 대답이 " Christine이 London에서 살기를 더 좋아하고, 또 그녀가 그곳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은 매우 만족해 한다." 라고 설명해 준다. 여자들이 친 볼이 잘나가면 마치 약속이라도 한듯이 우리 남자둘은 'Nice shot'을 연발 하면서 그녀들을 encourage시켜주는것을 잊지 안았었다. 끝까지 18홀을 같이 라운딩 했으면 좋았을텐데, 호후에는 다른 구경을 가야 하기 때문에 9홀을 마치자 떠나야 한다고 Mark가 아쉬움을 표한다. 같은 캐나다에서 온 인연하나만 으로 이곳 큐바에서 처음 만난 그들이 마치 고향친지를 만난것 처럼 느껴지는 마음의 동요가 묘하다.서로 Shoot할때 마다 snap했던 사진들을 보내주기위해 e-Mail 주소를 교환하면서, 남은 휴가 잘 보내기를 서로 기원하면서 그들은 떠나고 우린 다시 Back 9으로 달렸다.

이제는 우리 둘이서 라운딩하고, 또 마침 우리 앞뒤에도 골프들이 붐비지 않아 여유롭다.
12번 홀에 올라 서려고 하는데, 조그만 트렉터를 타고, 현장에서 일하고 있던 일꾼 한분이 우리를 보더니 오라고 손짖을 한다. 그는 재빨리 트렉터 위로 올라가서, 다시 긴 장대같은 것으로 야자수 열매를 건드려 몇개를 Bunker속의 모래위로 떨어 뜨린다. Lunar가 서로 통하지도 않는 손짖 발짖등을 동원해서 의사 표시를 하는것을 나는 카트에서 그냥 처다 보고 있었다. 그분이 떨어진 야자수열매중에서 하나를 골라 잡더니, 밀림도끼로를 사용하여 익숙한 솜씨로 껍질을 벗겨내더니. Lunar에게 마셔보라고 건네 준다. 얼굴은 새까맣고, 몸도 깡마른 모습이다. 그러나 마음만은 좋은 중년의 티없이 맑은 얼굴을 가진 현장일꾼임을 알수 있었다. 순간적으로 우리도 뭔가 보답을 해야만 될것 같아, 마침 가지고 온 여러개의 모자중에서 하나를 골라서 Lunar에게 건네 주면서 씌워주라고 했다. 그리고는 더워서 벗어 두었던 얇은 T-shirt 하나도 같이 곁들였다. 고마워 하는것을 보면서...."왜 하필이면 우리 부부를 향해 그런 Gesture를 보여 주었을까?" 그도 혼혈족임이 내눈에 비쳐졌다. 주로 보이는 백인들 속에 흔치 않은 동양인부부인 우리가 그의 눈에도 특이하게 보여서?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됐다. 아니면 가끔씩 보이는 라운딩하는 한국사람들의 잔정(?)을 알고 그랬을까? 어쨋던 고마웠다. Lunar도 나도 한모금씩 마셔 보았다. 뜨거운 태양아래서만 있었기에 찬맛은 없었다. 첫 한모금은 비릿내 냄새가 풍기더니 더 마실수록 갈증을 해소해주는 고소한 맛이다. 다른 soft drink를 마시는것과는 다른 뒷맛이 개운했다. 모랫사장에서 현지인들이 젊은 휴양객들을 상대로 야자수 열매를,재빠르게 밀린 도끼를 사용해서 껍질을 벗겨 판매하는것을 본 기억이 떠 오른다. Straw를 대고 쭉쭉 빨아 대면서 바닷물속으로 들어가던 젊은이들의 모습이 말이다. 어떤 젊은 친지들은 그속에 다시 Snack Bar에서 다른 음료수를 REfill해서 마셔대던 모습도 떠 올랐다. 이곳 휴양지가 아니면 어디서 이런 맛을 느낄수 있겠는가? 이런맛을 잘아는 Lunar의 기분이 얼굴에 나타난다. 적시 적소에서 서로 필요한것을 나누면서 살아가는 맛을 느낀때문일것다.

오늘은 호텔에 조금 늦게 도착했기에 늦은 점심을 해야만 될것 같다. Lobby에서 Liz를 만났는데, 그녀가 먼저 같이 점심을 했으면 하고 제안해 온다. 그녀도 처리할 일 때문에, 우리처럼 늦었나 보다. 그녀와 식사를 같이 하는것은 오늘이 처음이다. Liz가 다른 여인 한명을 손짖하여 동석 시킨다. 그녀의 이름은 Vivian이라고 했다. 그녀도 호텔직원인데, 식당밖의 낯무대에서 MC를 보는, 낯익은 얼굴이다. 그녀도 혼혈족으로 크지 않은 등치에 이쁘고 재치있게 보인다. MC답게 얘기도 정감있게 잘하면서 금새 우리는 친해 졌다. 있다가 식당밖에 큰 수영장에서 수중 배구를 할때, MC를 보게 되는데, 그때 꼭 우리 부부가 와서 보기를 원하단다고 설명해준다. 호텔 로비를 구거나 뒷편의 바닷가를 갈때마다 거쳐야 하는 옥외 수영장을 지나칠때, 마이크에서 흘러나왔던 허스키한 MC의 음성이 그녀였음이 파악된다. Liz가 Vivian과는 오랫동안 알고 지내는 친구이면 또한 같은 동네에 살고 있다고, 매우 재치있는 친구라고 추겨주고, Vivian은 Liz는 호텔 매니져로 매우 바쁘게 활동하고 있다라고 하면서, 그와 같이 일하는게 즐겁다라고 쉴새없이 입을 놀린다.
우리 부부도 Liz를 알게된게 큰 행운이라고 맞장구 쳐주었다. 내년에도 꼭 다시 와야 한다고 둘이서 다짐을 받아 두려는듯이 우리의 의향을 묻는다.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했던가. 오게되면 다시 이호텔로 오는것은 거의 당연한 것이나 다름 없기에, 주저없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너희들 둘때문에 다른 호텔로 갈수가 없게 된것을 너희가 더 잘 알텐데..... 오늘의 점심은 의미가 새롭다.

늦은 오후에 바닷가로 Lunar와 함께, 해변가를 걷기위해 나갔다. 바람이 다른때에 비해 세게 불고, 또 기온도 내려가 자켓을 하나 걸쳐야만 될것 같은 이상 기후다. 텅빈 백사장에는 감시원 한명과 덩그러니 모래사장 이곳 저곳에 흩어져 있는 이동용 의자들 뿐이다. 마음도 추워지는것을 느낀다. 백사장에는 24시간 감시원이 꼭 있다. 휴양객들의 안전과 재산보호를 위해서 보초를 세우는 것임을 나는 잘 알고 있다. 감시원이 우리를 보자 먼저 인사를 건넨다. 정적속에 파도소리만이 철석 철석하고 들리는 늦은 이시간에 우리를 보는것은 어쩌면 그에게는 반가운 말벗이 되고, 지루함을 달래주는 매개체 역활을 우리가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는 두툼한 잠바를 걸치고 있었다. 태양이 작열하는 낯시간에는 쉼터를 제공해 주고 있는 입구쪽의 원두막을 이동용 의자로 빙둘러 병풍을 쳐 놓은것이 눈에 띈다. 밤동안에 불어오는 찬바람을 막기위해 그가 설치해 놓은 것임을 알수 있었다. 자기는 늦은 오후 다섯시부터 다음날 새벽 다섯시까지 근무한다고 했다. 밤바람이 차겁고 또 아무도 없는 찾지 않는 밤시간 동안에 혼자서 감시를 한다는것은 쉽지 않을 거라고 운을 뗏더니, 오랫동안 해온 일이라고 가볍게 넘겨 받는다.
그가 입고 있는 두툼한 잠바를 가리키면서 좋아보인다 라고 했더니, 회사에서 제공해주는 Uniform이라고 설명해준다. 엄청나게 비싼것으로만 알고 있을뿐,개인적으로는 감히 구입할 엄두도 못내는 고가품으로 정확한 가격은 모른다고 했다. 이곳 캐나다에서 같으면 Sale 할때면 약 백불 정도는 충분히 될것 같았다. 한참을 같이 Shelter에 앉아 얘기를 나누는 중에 자연스럽게 그들의 삶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매우 고달픈 삶이었다. 한달 월급( 캐나다 돈으로 약 25달러정도)으로는 자식키우고 먹어야 하고....턱없이 부족하여, 할수만 있다면 또 다른 일을 찾지 않을수 없다고 했다. 호텔에서 근무 하는사람들은 팁이라도 받을 기회가 흔치만, 이친구는 그런 수입도 없는것 같아 보인다. Lunar가 약 30분 후에 다시 올테니 그때 만나자고 하면서, 나에게 눈짖을 한다. 벌써 나는 그녀의 마음을 알기에 같이 일어서서 호텔 우리방으로 발길을 옮겼다. 옷가지 몇개를 정성스럽게 Luanr가 비닐봉투에 넣었다. 우리가 입을려고 가져온 옷가지들이다. 그친구가 우릴 다시 보더니 웃으면서 반가워 한다. Lunar가 비닐백을 건네 주면서, 새옷은 아니지만 너에게 주고 싶어서 들고 왔다고 설명해준다. 그가 너무나 고마워한다. 있는자에게는 하찮은 헌옷가지일수 있겠으나, 그들에게는 꼭 필요하지만, 형편이 안되 구입할수가 없는 꼭 필요한 것들인것이다. 우리아이가 좋아할것이고, 아내가 또 좋아 할것이라고 몇번이고 감사해 한다.
6/25이후 어린 나이로 어려웠던 시절을 거쳐온 우리이기에, 이들의 어렵고 아픈 마음을, 쉽게 그들의 입장이 되여 느낄수 있기에 금새 마음에 와 닿는다는것이 어쩌면, 그들보다 조금 형편이 좋게 살고 있는 우리의 마음을 쉽게 움직이게 하는 Motive역활을 해주는것 같다. 조그만것들의 나눔이었지만, 그친구는 식구들의 삶에 보탬이 될수 있는것을 얻어서 좋고, 그친구가 좋아하는것을 보면서 나눔의 참뜻을 터득해서 마음 흐믓하고.... 적게나마 조그마한 행동을 실천으로 올겼다는것에 감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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