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February 17, 2011

낯익은 얼굴들,처음대하는 얼굴들, 휴양지에서만 느끼는 특유의 정감에...



















2월 8일. 이른 새벽부터 잠을 설쳐 가면서, 정신없이 하루를 보낸후의 잠자리여서 였는지, 잠깐 잠을 잔것 같았는데, 벌써 일어날 시간이 됐다. 우리가 묶고 있는 호텔의 모든 관광객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식사를 하게되는 Buffet 식당으로 들어 섰을때는 벌써 건장한 Cook들이 즉석에서 만들어 주는 스파게티와 Omelette을 배식해 주는 카운터 앞에 줄을 서 있는것이 내려다 보였다. 우리도 그곳으로 가기위해 바로 그앞쪽에 아담하게 차려져 있는Salad Bar를 지나가는데, 안에서 일하고 있는, 고국의 풍습데로라면 듬직하고 예쁜 중년의 여인,Yuriana가 Lunar를 먼저 알아보고, 환히 웃으면서 반가워 해준다. 작년에 M과 C, 그리고 Liz가 주선하여 C의 집에서 저녁파티를 위해 우리부부를 초청 했을때,그곳에서 Lunar가 받았던 아름다운 "부케"를 밤사이에 간직 했다가, 아침식사때 들고가서, Lunar가 Yuriana에게 선물 했더니 천진난만하게 뛸듯이 좋아 했던 당시 그녀의 모습이 금새 머리에 떠오른다. 여행을 다 마치고 돌아올때는 헤여지는게 서운해서,Lunar가 목에 걸고 있던 Necklace를 풀어 걸어 주었던 기억도 떠오른다. 뒤따라 가던 나에게도 반가운 인사를 한다. "내도움이 필요하면 항상 얘기 해달라, 그리고 내가 쉬는 날은....이다"라고 날자까지 일어준다.

Main Hall에 있는 식탁중 하나를 선택해서 자리를 잡고, 음식을 먹기 시작하는데,5-6명의 Waiter와 Waitress 들이 손님들 시중 들기에 바쁘게 움직인다. 한손에는 Red wine, 다른손에는 White wine병을 든 Waiter가 우리 식탁에 오더니, 그역시 정색을 하면서 반가워 해준다. 그도 스페인어 악센트가 강한 영어로 그간의 안부를 묻고.... 우리 부부도 안부를 물으면서, 특별히 그의 아들에 대한 안부도 잊지 않았다. 학교 잘다니고, 작년에 작별할때 주고간 청바지와 옷가지들.... 지금도 그아들이 잘입고 다닌다고 자랑이다. 맘껏 마시고 먹고, 좋은 휴가를 보내기를 진심으로 바랜다고 응원한다. 아침부터 Glass에 따라주는 Red wine을 물마시는듯 먹어본다. 평상시에는 알코홀은 분위기에 따라서 나는 한두잔하지만,Lunar는 전연 입에 대지도 않는데, 이곳에 오면 따라주는데로 사양않고 마시는 편인데..... 마음이 편해서 인것 같다. 나보다 조금 어린 그에게도 한잔 따라주고 싶지만, Hall에서 일하는 그들에게는 엄격한 규율이 있어, 권할수도 없고, 그져 따라주는데로 사양않고 마시는게 그가 표시하는 우정에 답하는것으로 나는 해석하면서 낯이 붉도록 마셔대곤 했다. 그것도 이른 아침부터.... 뭔가 앞뒤 격이 맞지 않은것을 알면서도.... 그는 또 나의 영어 이름과 그의 이름이 같다고 Brother라고 부르기도 한다. 건장한 사내가, 식당에서 Wine잔이나 오가는 여행객들을 상대로 따라 주면서 시간을 죽일수 밖에 없는, 큐바의 현실이 순간 그의 모습과 Overlap되여 마음이 저려온다. 상대적으로 나는 "큐바"에 태어나지 않은 '축복받은 삶'을 살고 있음에 우선 부모님께, 그리고 영원한 버팀목이 되시는 그분께 고개를 숙여 감사하지 않을수 없음을 가슴에 안고 있다. Yuriana는 우리부부가 식사후 골프가는것을 알고 있기에, 점심에 먹으라고 햄버거까지 손수 만들어서 우리 식탁에 가지고 오는 정성을 보여준다. 이런것이 인정 아니겠는가. 고마웠다. 잠시 생각해 본다. 과연 이식당에 저렇게 많은 Waiter,Waitress가 필요한가? 우리 자본주의에서 보는 경제논리로는 이해가 안간다.

호텔을 나와 바로 앞에 보이는 골프장 울타리쪽으로 향하는데, 아뿔사, 어제 얘기들은데로, 카트가 미리와서 우리부부를 기다리고 있는게 아닌가. 우리부부가 올라타자마자 Pro shop으로 달린다. 얼른 Lunar가 준비해온 햄버거 한개를 꺼내서 그에게 건네준다. 뭔가를 그에게 보답해야 돼겠는데, 배고파할 그에게는 먹는것이 이순간만큼은 제일 좋을것 같아서 인것 같다. 그렇게도 고마워 한다. C는 현장둘러보고 가서 안보이고,M이 우리를 반긴다. 그녀와 집안안부들을 건네고 있는사이, 백보이 빅터와 어네스트가 카트에 우리부부의 골프백을 옮겨 놓고 있다. 아직 골퍼들이 몰리지 않고 있으니, 서둘러 출발 하란다. 그들이 보살핌이 고마웠다.
M이 일번홀에서 Check-in하고 있는 애디에게 우리가 가고 있음을 Walkie Talkie로 알려준다. 두대의 카트가 우리앞에 대기하고 있는것이 보였다. 애디가 모자도 약간 비툴어지게 쓰고 우리를 반긴다. Lunar는 평상시에는 영어를 잘 안쓰는데, 여행지에서 만큼은 서슴치 않고 대화를 잘한다. 다시 만나서 반갑다고 야단이다. 우리 앞에 한조가 일번홀에서 치고 있는데, 그곳이 빠를것 같으니, 그뒤에서 차례를 기다리란다. 앞조가 티오프가 거의 끝나고 우리 차례가 되는데, 카트한대가 접근해왔다. 젊은 Couple같았다. 앞에서 애디가 보냈는데, 우리에게 양해를 구해서 OK 하면 같이 라운딩 할려 한다고 자기네를 소개했다. 물론 Ok다.
그들의 골프백은 Taylor Set로 Pro shop에서 rent해온것임을 금방 알수 있었다. 이제 겨우 아침 8:30분이다. 아침의 신선한 공기를 가르고 달리는 기분, 이미 Wine에 약간 취한 상태라서, 마냥 좋기만 하다. 다른 여행객들도 느끼는것은 대동소이 하겠지만, 마치 우리 부부가 King이요 Queen이 된 기분으로 달린다. 물론 볼은 잘 맞지 않고, 나를 따라 비틀 거린다.
그들 Couple은 독일에서 둘이서 배낭여행을 왔다고 얘기를 해준다. 벌써 일주일을 Resort에서 보냈고,
내일이면 다시 짐을 꾸려 큐바의 여러 지방을 일주일동안 돌아볼 계획이라고 설명해 준다. 그들의 젊음이 부러웠다. 내가 젊었을때는, 해외여행은 꿈도 꾸지 못하고, 지금 큐바국민들이 살고 있는 삶과 별로 다르지 않는 생활을 했었다. 꿈속에서만, 또는 영화를 가끔씩 보면서 해외에 대한 상상을 했을뿐.... 따라서 배고픈 삶을 살아가는 당시의 현실을 다른나라와 피부로 느끼는 비교를 할수도, 또 한다해도 마음에 느껴지질 않았기에, 그상태에서 살아갈수 있었던것 같았다. 지금같은 상태에서는 못살고 숨막혀 스스로 고문을 당하고 말것이다. 내가 어쩌다 한번 잘 맞으면, 그친구들이 응원을 해주었고, 또 어쩌다 그들이 잘때리면, 같은식으로 응원을 해주면서 서로 Encourage시켜 주고.....18홀을 웃음속에서 금새 보내고 말았다. 남은 여정을 무사히 보내고 귀가하기를 서로 빌면서 아쉬운 작별을 했다. 만난다는것을 헤여짐을 전제로 하는것이라고 어느 누가 얘기했던가?

Hotel Front Desk에서 우리가 들어서는것을 보자, 너희들 방이 옮겨졌다고 하면서, 방키를 넘겨준다.
옆에서 있던 Bag boy, Miguel 우리를 따라 짐차를 밀고 동행한다. 말이 Bag Boy이지 그는 40대 초반쯤 돼는 건장한 사내다. 골프는 잘 쳤느냐고 인사를 잊지 않는다. 그는 3년전 이호텔에 처음 왔을때 부터 알고 지내는 사이다. 그때도 여행 마치고 귀국할려고 하면서, 작은 성의를 보여줬었는데, 그것이 기억에 오래 남아 있는 모양이다. 미리 성의를 보이면 잘 봐달라는 것으로 보일까 봐서, 우리는 항상 끝나고 떠날때에 그동안 도와줘서 고맙다고 뭔가를 슬며서 손에 쥐어 주곤 한다. 그것이 몇푼의 돈이건, 아니면 옷가지이건간에...옮겨진 방은 특실이 아니다. 이호텔에는 존재 하지도 않고... 다만 Atlantic Ocean의 푸른물을 창문앞에 크게 자라고 있는 야자수숲을 통해서 운치 있게 볼수 있다는,앞이 확트인 전망이 좋은것이 다른 점이다. 파도소리도 들리고, 늘어진 야자수나무가지의 모습도 어울린다. Liz가 고마웠다. 이러한 호텔방이 몇개 안되기 때문에 우연히 방배정을 받을수도 있겠지만, 아무런 인연이 없는 여행객의 경우, 이곳에 들기란 쉽지가 않을것 같다.

저녁식사후에는 Buffet식당 홀이 Show stage로 바뀐다. 식사하고, 그자리에 앉아서 호텔소속의 Performer들이 보이는 쇼를 즐기는 것이다. 그것도 매일 저녁 프로가 다르게 전개 된다. 오늘은 MC가 좌석에 앉아서 즐기고 있는 여성들 8명을 임으로 차출하여, 무대로 올려놓고 그녀들의 장기자랑을, 특유의 입담으로 떠벌려서, 유도한다. 뚱뚱한 여인, 아주작은 동양계 여인, 흰여인, 검은 여인, 세계 각처에서 모여든 여행객들이기에 생김새나 색갈도 각양각색이다. 이호텔에는 한국여행객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매년봐도 거의 같은 상황인데, 이번에도 마찬가지이다. 토론토에서 온 한국여행객들은 주로 Melia Las America호텔에 묶는것으로 알고 있다. 잘 추지도 못하는 뚱뚱한 여인은 궁둥이를 객석을 향해 흔들어 대고, 어느 여인은 Milk Box로 요동을 치고, Back music의 음율에 따라 댄스를 하기도하고.... 객석에는 폭소가 끝이지 않는다.
MC가 출신국을 물어보면, 대부분 캐나다인들이었고, 남미 콜럼비아에서 1명, 이태리에서 1명으로, 큐바는 당연히 캐나다인들을 위한 휴양지가 아닐까?할 정도로 캐나다인 일색이다. 쇼를 구경하는 동안에 계속해서 Glass에 부어주는 Wine으로 목을 추기다 보니, 방으로 향할때는 나의 발걸음도 댄서들 처럼 흔들거림을 피할수가 없었다. 마치 물을 마셔대는 식으로 목에 넘기니....Lunar도 나못지 않게 흥얼대고...편한 마음이기에.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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