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er Time해제 이후 처름으로, 트레일 웍을 하기위해 모이는 장소로 달렸다. 해가 짧은 가을과 겨울에는 새벽에 서둘러 일어나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에 마음이 급한데, 오늘은 한가롭다. Summer Time해제로 바쁘게 움직여야 하는 아침에 한시간을 여벌로 벌었기 때문이다.
그위에 점심준비는 어제밤에 미리 준비를, 아내가 해 두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트레일 웍을 시작하게 되는 Innis Lake Rd의 Dead end 지점에 도착했을때는 정확히 이른 아침 5분전 9시였다.
배낭을 매고 차례데로 오솔길로 들어서는 입구에서 리더되시는 분이 따뜻한 찹쌀떡 한뭉치씩을 모두에게 나누어 준다. 생각지도 않았던 아직 따뜻한 떡은, 리더분의 부인이 고국방문후 오늘 처음 Trail Walk에 참가했는데, 인사차 아침 일찍부터 준비하여 대원들에게 선물한 것이다.
항상 해왔던 데로, 생리적 해결을 위해 먼저 여성분들이 앞질러서 나가고 남자들은 뒤에서 약 5분동안을 기다리면서 생리적 해결을 한다.
걱정했던 날씨는 운좋게 햇볕도 나고, 또 낯기온은 게속 상승하여 걷기에는 아주 좋은 온도를 유지 할거라는 일기예보에 감사함을 느껴야 겠다는 정도로 화창하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길게 쭉 뻗은 오솔길은 빽빽히 들어선 단풍나무들로 채워져 있다. 낙엽이 수북히 쌓여 Trail이 구분이 안되는곳에서 보이는 Blade모양의 힌색 마크가 그렇게 반갑고 고마울수가 없다. 이표시가 없으면 우리는 방향을 잃고 한발짝도 뗄수가 없을것임을 생각하면서 다시한번 표시를 뚜렷히 만들어 준 그누군가에게 다시 감사의 생각을 해 본다. 이제는 노란 색갈로 변한 단풍나무 잎들이 바닥에 수북히 쌓여 한발짝 한발짝 뗄떼마다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운치가 있어 보이기도 하지만 순간적으로 시선을 위로 올려 보면 회색빛으로 변한 나무숲은 앙상한 가지만 하늘로 쭉 뻗어 몰아 부치는 찬바람에 윙윙 소리를 토해내 보기에도 추워서 벌벌 떨고 있는것 처럼 들어온다. 한창 노랗고 빨갛게 변한 잎들이 아직 나무가지에 매달려 하늘을 뒤덮으면서 그밑을 걷던 산책객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고 있을때가 엊그제 같았었는데...... 수북히 쌓인 똑 같은 그길을 오늘은 짖밟고 지나간다. 같이 걷고 있던, 나보다 연배인분과 철따라 정확히 변화하는 자연의 섭리를 오늘 우리가 무심히 밟고 지나가는 낙엽에 비유하면서, 우리의 삶도 같은 그시점에 와 있다는데 서로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살아온 시간에 대한 아쉬움과 서글픔과 그러나 인생의 경륜이 서로의 얼굴에 뚜렷히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하면서......머지 않아 눈으로 하얗게 덮혀 있을 이곳 우리가 겉는 Trail을 머리속에 상상해 본다.
계곡양쪽으로 가끔씩 색다르게 보이는 소나무숲으로 눈길이 계속이어진다. 단풍나무숲은 무질서하게 자연발생적으로 자란것에 비해 소나무숲은 오래전에 인공식수를 해서 보기에도 반듯하게 정돈되여 있어 잘 자라고 있고, 그밑에는 소나무 특유의 바늘같은 노란 잎들이 수북히 쌓여 그위에 발을 디딜때는 꼭 카펫위를 밟는 기분이다. 쌓인 솔잎낙엽을 뚫고 이맘때면 꼭 보게되는 버섯들이 뾰족히 얼굴을 내밀고 있음이 그향기와 더불어 아름답다. 채취하고 싶지만, 오늘은 참는다. 일행들을 따라 계속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오늘이 지나면 그버섯은 이미 우리가 먹을수 있는 최적의 시간을 지나 쓸모없는 하나의 또 다른 쓰레기로 전락하고 말것이다. 아쉽지만.... 그래서 때와 장소를 잘 택해야 제 값을 누리게 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가슴 시리도록 느낀다. 내가 살아온 삶은 적절하게 때와 장소를 잘 이용하여 왔다고 말할수 있을까? 그대답에 자신이 없다.
조금 더 지나면서,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알아볼수 없는 캠핑장이 아스라이 보인다. 영화에서 본 몽골인들의 초원에서 보금자리를 만들기 위해 나무가지를 엮어 원추형으로 만들었던 모양과 같은, 다 낡아 곧 쓰러지기 직전의 나무로 엮은 모양들이 보이기도 한다. 그누군가가 옛날에 그속에서 캠핑을 하면서, 하늘을 덮고 있는 숲사이로 밤하늘의 별들을 보면서 청운의 꿈을 꾸었을것 같이 생각도 해 본다.
오늘 두번째 이용하고 있는 신발이 너무 편하다. 예상치도 않게 Costco에서 구입한 등산화 인데, 모양은 없어도 값도 싸고 Water Proof라서 더 두고두고 애용하고 싶은 마음이다. Hwy 9을 가로 건너야 하는데 차량들이 빈번하게 지나쳐 조심 스럽다. 길밑으로 통로를 만들었더라면 더 좋았을법도 한데.....결국 정부에서 해야할 사업일텐데.... 몇명의 등산객을 위해서 정부에서 여기까지 신경쓰는 그런날이 언젠가는 오게 될것이라는 막연한 상상을 길 건너면서 해 본다. Humber valley를 타고 흘러가는 계곡물소리가, 오늘은 힘도 없고 가슴아리게 그런소리로 내귀를 때린다. 여름 한창일때는 짙은 숲때문에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울때 흐르던 계곡의 물소리는 우렁차게 느껴졌었는데.....
2시간을 전진한후 점심을 한다. 많은 대원들이 자기의 능력에 따라 중간에서 회차하고, 점심같이 먹게 되는 대원은 전체 참가한 대원 47명중 대략 15명도 안된다. 그중에 3명이 여성인데, 같이 간 아내도 포함되여 있어 그녀가 자랑스럽다. 밥맛이 참으로 좋다. 그위에 보온병에 준비해간 따뜻한 차는 몸속에 에너지를 차곡 차곡 쌓아주는 기분이다. 어쩌면 이맛에 산행을 하는것인지도 모르겠다. 어떤 대원은 쓰러져 있는 나무토막위에, 또는 낙엽위에 자리를 펴고 앉아서 음식을 먹는다. 나는 거의 그런식으로 앉아서 음식을 먹지 않는 습관이 있다. 한번 앉게 되면 몸이 나른해 지는 생리현상을 피하기위한 나름데로 나의 독특한 방법이다. 통나무위에 앉아 음식을 먹기 시작하는 아내가 옆에 앉으라고 권한다. 고맙지만, 그대로 서서 나는 먹는다.
되돌아 오는 길의 발걸음은 항상 빠르다. 여성대원들이 같은 속도로 걷기는 때로는 힘들기도 하다. 다른때와는 다르게 뒤따라오던 그녀가 멀리 떨어져 안보이다. 어젯밤에 상태가 안좋아 약을 먹었는데, 그영향때문이 아닌가 고개를 갸우뚱 해 본다. 더이상은 더 빨리 남성팀에 끼어 나혼자 걷는게 편치않아 나혼자 걸음을 늦춰 그녀와 합류해서 걸으면서, 별수 없이 Short cut Trail을 따라 걸었다. 지도를 살펴보면 지금 우리가 걷는 지름길은 약 1킬로 이상은 짧은 길이다. 너무나 늦게 주차장에 도착하면 기다리는 대원들에게 미안할것 같아 그런 상황을 피할려고 안간 힘을 쓰는 것이다. 우리보다 앞서 걷고 있던 나이드신 남자한분이 힘들어 하는 발걸음을 옮기더니, 우리가 그를 지나 앞서 걷게 된다.
지나치면서 그분에게 조금은 미안한 마음이다. 형편이 도와드릴 그런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아직도 도착하지 않은 대원들이 있었다. 같이 Car Pool을 했던 다나카 부부는 벌써 도착해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고,
Walter는 우리와 같이 도착했다. 햇살이 너무나 찬란하다. 4시간을 걸었음을 시계를 보면서 확인하니, 아직도 몸에서는 열이 뿜어 나온다. 이럴때는 시원한 맥주한잔을 마시고 싶은 간절함이 입맛을 다시게 한다. 그리고 샤워도 하면 그대로 꿈속으로 깊이 빠져 들것 같은 기분이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