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June 11, 2011

정겨운 TKPC 대원들과 Dufferin-Highland Trail Walk

















Lunar가 아침에 오늘 산행에서 먹을 점심을 준비 하면서 반찬(Side dish)만들게 마땅치 않다고 걱정을 한다. 풋고추를 종종 썰어서 작년 가을에 직접 만들었던 멸치젖과 버무려, 거기에 필요한 소스를 넣고, 다시마를 곁들여 훌륭한 반찬을 만들어서 두개의 도시락통에 밥을 담아 Back Pack에 넣도록 기지를 발휘해줘서 해결을 해줬다. 오늘의 산행을 위해서 어제 늦은 오후에 Cottage에서 내려왔기에 도시락 준비하는데 필요한 음식 재료가 집에 확보되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긴 것인데, 암튼 이렇게라도 준비 해준 Luanr가 고맙고 또 미안하다. 여름철이 되면 Cottage와 콘도를 왔다갔다 하면서 살림을 하기때문에 준비에 혼선이 생기는, 그증거를 오늘 Lunar가 점심준비하는 과정을 통해서 보았기 때문이다.

일기예보에는 오늘 비가 내린다고 했다. 오늘 걷게되는 Dufferin-Highland지역은 오래전에 걸어본 기억이 있다. 그때도 TKPC대원들과 걸었었는데, Bruce Trail전구간에서 찾아볼수없이 보기드물게 앞을 가로막고 우뚝 솟아있는 Gorge위로 Trail이 지나고 있어 그곳에 헉헉거리면서 대원들이 힘들게 정상에 올라섯는데, 2명의 대원이 중간에서 포기하고 발길을 되돌렸던 아쉬운 추억이 머리를 스친다.

Sandalwood Pkway와 Hwy10 부근에 있는 McDonald's Restaurant에 Lunar함께 도착했을때는 약속시간보다 일러서인지 아직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약속된 시간이 가까워오자 정겨운 얼굴들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Morning Coffee들을 한잔씩 주문해서 마시면서 얘기들의 꽃을 피운다. 그중에는, 오랫만에 동참한, 내가 존경하는 'L'형 부부가 참석하여 대원들 모두가 반가워 한다. Car Pool을 하여 목적지로 핸들을 잡았다.

연장자되는 L 형의 오늘 산행을 무사히 마치게 해달라는 염원의 말씀을 시작으로 발걸음을 숲속을 향해 옮기기 시작했다. 첫발 디디는 순간부터 가파른 언덕이 대원들의 숨을 가쁘게 한다. Trail 옆으로 흐르는 숲속의 맑은 개울물은 오늘도 우리대원들의 산행을 반겨라도 하는듯 졸졸 아래쪽을 향해 달리는 모습이 눈에 먼저 들어온다. 빽빽히 우거진 숲속을 가로질러 꾸불꾸불 나있는 Trail의 양옆에는 나무들의 Trunk와 잡풀들이 초록빛으로 화장을 하여 보는 눈을 시원하게 해준다. 귀여운 Tony도 앞장서서 가볍게 발걸음을 옮긴다. Gorge의 정상에 거의 도착했을때는 땀으로 옷이 젖어들었고 숨결은 가빠지고 있다. 대원들 모두가 Gorge 정상인 Murphy's Pinnacle 에 올라서 정복했다는 기분을 가슴에 간직하면서 사방 발아래로 끝도 없이 펼쳐져 있는 초록색으로 뒤덮혀 있는 Farm과 Forest 경관을 내려다보는눈들을 풍부하게 해주고 있는것 같다. 시원한 산들 바람도 우리를 스쳐 지나가면서 몸속과 이마에 맺혀있는 땀방울과 더위를 식혀주는데 한몫을 하면서 사라져 간다.

대원들 모두가 목에 두른 빨간 수건이 소속감을 뚜렷히 보여주는것을 느꼈다. 'TKPC 산악인 동호회'라는 로고가 새겨져 그뜻이 더 깊다. 얼마전에 총무를 맡아 수고해 주시는 회원님이 고국의 유명타월 회사에 주문을 해서 오늘 참석한 대원들에게 한장씩 나누어 준것이다. 땀도 닦아주고, 더러워진 손도 닦고.... 여러가지로 요긴하게 사용될것이다. 대원들 모두가 예상치 않았던 큰선물(?)에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다. Trail Walk때마다 참석한 회원들이 그동안 납부했던 회비를 절약하여 회원들에게 이렇게 좋은 선물을 만들어 준것이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산행때마다 목에 두른 빨간 타월이 우리 TKPC 산악인들의 상징이 되여 줄것이다.

Boyne Valley를 향해 계속해서 전진한다. 예상외로 Trail은 Up and down이 심하다. 조금전 정상에서 내려다 봤을때는 평평한 땅위에 숲이 우거져 있는, 걷기에 아주 좋을것으로 보였었는데, 숲속으로 뻣어있는 Trail은 우리대원들의 역량을 시험이라도 하려는듯 계속 오르막길, 내리막길로 이어진다. 이구간에는 긴통나무들을 연결하여 Guard Rail을 만들어서 산행객들의 안전을 도와 주고있다는것을 보면서, 지형이 험하다는것을 간파할수 있었다. 다시 헉헉 거리는 숨소리들이 거칠다. 휴대한 지도를 보니,토론토 교육청 소속의 자연실습 학교가 조금만 더 전진하면 만나거나 그옆을 지나갈것 같다. 지금은 장성한 두아이들 생각이 떠오른다. 오래전 그들이 Elementary School을 다닐때, 이곳 학교에 와서 일주일간 자연 학습을 했었다. 조그만 2층집에 살면서 답답해 했을 어린 아이들이 집을 떠나 자연속에서 생활한다는 설레임속에서 필요한 소품들을 밤잠을 설쳐가면서 손수준비하여 짐을 꾸리고, 티없이 맑은 얼굴로 School Bus를 친구들인 급우들과 같이 타고 가면서 손을 흔들었던 기억과, 학습이 끝나는 날에는 바쁜 일손을 잠시접고 Lunar와 같이 그곳까지 달려가 그들이 갈고 닦았던 Brass Band연주를 보면서 대견해 했던 기억, 현실에서는 다시 볼수 없는 그아름다운 추억만, 그것도 Trail을 걸으면서, 더듬어 보는 감회가 가슴을 찡하게 한다. 그때는 귀엽고 세상물정에 때묻지 않은 내게 필요한 장난감 같은 분신들이었는데..... 지금은 나의 품을 떠나, 나와 Lunar가 바쁘게 살아왔던것 처럼, 각자의 바쁜 삶을 살아 가느라 만나는것은 고사하고 전화도 자주 못하는 현실에 비탄을 느낄때도 있곤한다.

L형 부부는 시즌이 되면 거의 매일 골프를 해서 체력이 단단해져 있음을 과시라도 하듯, 노익장을 과시하면서 앞장서서 Lead를 잘하신다. 깊은 숲속을 통과하는 Trail이기도 하지만, 발길이 뜸한 지역이라서인지, 도심지역에서는 귀찮은 잡풀로 여겨지고 있는 민들레들이 이곳에서는 탐스럽게 잘 자라고 있어, 여자대원들이 그냥 지나치지를 않고 한줄기씩 뜯어 모으면서, 저녁상에 겉저리 아니면 Salad를 만들겠다고 요란스러운 비명이다. 남자대원들도 그속에 끼어서 한줄기씩 뜯는 광경도 보인다. 정겨운 모습이다. 이런 기회가 아니면 또 어디서 대자연속에서 건강에 최고라는 나물을 남녀가 어울려 채취할수 있을까? 산행을 계속해야만하는 또다른 이유가 이런 정취를 느끼는데에 있다고 나는 깊이 느낀다. 깊은 계곡의 오르막 내리막길을, 아까와는 달리, 민들레를 뜯는 정취에 빠져 힘들어 하는것도 잊어 버린듯 발길이 가볍게 보이는것 같다.

나를 포함한 모든 대원들의 정신이 어디에 있었는지? Main Trail에서 Side Trail로 빠져 Return해야 하는것을 생각지도 못하고 계속 Main만 따라 한참동안을 걷다가 길을 헤메는 희귀한 일이 일어났다. 대원들간에 얘기에 푹빠지고, 또 민들레 나물에 눈길을 두느라 그러지 않았나 여겨졌다. 덕택에 다른때의 산행보다 훨씬 더 많이 걸었다. 건강을 간직하는데 더 많은 도움은 됐겠지만, 상당수의 여자대원들이 오늘밤에 남편들에게 발을 주물러 달라고 보챌것 같은 느낌도 상상해 보았다.

점심은 항상 그러했듯 꿀맛이었다. 한술씩 서로 맛을 나누는 모습이 정겹게 보인다. 어떤 대원은 과일까지 준비해와서 나누어 먹는다. 커피를 준비해온 대원들의 정성도 고맙다. 단호박을 삶아온 대원들의 따뜻한 마음도 빛을 발한다. 점심먹는 시간도 Trail Walk의 행사중에 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것을 오늘 새삼 깊이 느낀다. 아침에 걱정했었던 일기예보가 빗나가, 비가 오지 않고 잔뜩낀 구름이 따가운 햇볕을 가려줘서 걷기에는 안성마춤의 날씨를 선물(?)해주신 그분에게 마음으로 부터 감사를 하지 않을수 없었다.

한가지 마음에 조금 서운함이 잠재되 있는점이 가슴을 무겁게 하는면도 있었다. Trail Walk의 공식적인 책임을 맡고 있는분들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원들 모두가,리더가 참석하여 리드해줄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아무런 사전 연락도 없이 안나타난것은 한마디로 책임감이 무엇인지를 깊이 인식 못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큰것에만 책임감을 생각하고 조그맣고 사소한일에는 소흘히 여기는 리더쉽과 책임감을 아무렇치도 않게 여기는 풍토는 꼭 재고 해 보아야만 할 과제라고 생각된다. 천리길도 한걸음부터라는 옛말의 시사하는바를 되새겨 본다.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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