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December 12, 2009

Kelso Conservation Trail Walk.



























하늘을 쳐다보면, 마치 천고마비의 계절이라고 하는 한창때인 추수의 계절 가을을 연상케 할 정도로 파랗기만 하다. 바람도 한점없이 고요함이. 어제까지 세차게 불어대던 전형적인 눈보라를 겸한 겨울의 모습을 감추어준, 그래서 Trail Walk 하기에 그만인 그런 날씨임을 창넘어 붉게 떠 오르는 아침 햇살에서 느낄수 있어 마음이 한결 놓였다. 창넘어로 잔잔하게 출렁이는 온타리오 호숫가위에는, 이아침을 기다렸다는듯이, Waterfowl들이 춤을 추듯이 옹기종기 모여 미풍에 출렁이는 물결위에서 춤을 추어댄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렇게 평화롭게 보였다.
TV의 일기예보는 하루종일 맑은 날씨에 청명하고 바람도 없는 좋은 토요일이 될것이라고 한다. 그 또한 나를 반기는 예보다.

Portable gas burner을 챙기고, 끓여먹을 국물을 챙기고, 그리고 보온병에 점심밥을 넣고.... 다른 산행때와는 좀 다르게 바쁘게 움직였다.
오늘은 여러가지로 보통때는 없던 행사(?)를 산행 끝난후 할 계획이기 때문에, 그준비의 일부분을 아내가 준비해 가기 때문이다.
오늘의 산행 출발지인 Kelso Conservation Park을 향하여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토론토외곽에는 눈이 많이 왔음을 알았다. 내가 살고 있는 호숫가의 콘도에는 눈이 휘날리긴 했어도 쌓이지는 않았었기에, Kelso Area 파킹장에 도착해서는 Snowplow 한 흔적을 볼수 있었다.

처음 산행에 합류한 대원도 눈에 띈다. 차가운 아침 공기는 귀를 빨갛게 하기도 하고, 시려워 귀마개를 하거나 아니면 손으로 감싸게 하기도 한다. 넓은 파킹장에는 우리일행차 외에 두서너대밖에 주차된게 없다. 여름과는 영 딴판이다. 항상 해오던데로 리더 되시는분의, 오늘 일정을 무사히 마치고 무사히 집에 돌아갈수 있게 해주십사하는 간절한 염원을 담은 인사말로 산행을 시작했다. 오른쪽으로는 CP 철도가 지나가고, 그윗쪽으로는 아직은 개장하지 않은듯 싶은 스키장내의 여러개의 슬로프에 하얀눈이 아침 햇볕에 더 훤하게 반사되여 보인다. 시즌들어 처음 밟아보는 눈이다.
스키슬로프옆을 지나가는 트레일 표시를 따라 얕게 얼어붙은 얼음바닥위를 걸으면서, 조심스럽다. 아침에 집을 떠날때 두꺼운 Mitten을 준비 했었는데, 참 잘한것 같다. 보통때 끼었던 얇은 장갑을 끼었더라면 손끝이 시려웠을텐데..... 그런 느낌은 전연 없다.
발걸음이 얼어붙은 얼음위를 걸을때 가끔씩 미끄러지기도 했으나, 눈이 쌓인 언덕을 오를때는 그런 미끄러짐은 없어, 발걸음을 옮기는데 덜 신경이 쓰였으나, 대신 언덕을 향해 옮기는 발걸음에 숨결이 조금씩 가빠지는것을 느낀다.
겨울이 아닌때 이곳을 걸을때는 그냥 지나쳤었던,두개의 Lime Kiln( 석회석 용광로) 탑이 오늘은 더 웅장하게 보이는것 같다. 지금은 역사적(?)유물로 남아 지나는 산책객들에게 지난날의 그의 역활을 무언의 자세로 알려 주고 있지만, 그옛날에는 무척 그 역활을 잘 해냈을것 같이 느껴진다. 두개씩이나 있는것을 봐서 그렇게 느껴진다. 그가마솥에서, 옹기 그릇을 굽어내듯, 석탄이나 장작을 떼어 lime을 용해시켜 필요한 물질을 만들어 산업발전에 큰 역활을 했었을 것이다. 언덕을 헉헉 거리면서 정상에 올라서 쳐다본 건너편 Escarpment로 형성된 깍아지른듯한 절벽은 시원하면서도 추워 보인다. 그옆으로는 스키슬로프에 인공눈을 만들어 뿌리는 여러개의 노즐이 힘차게 안개처럼 물을 뿜어대는 소리가 요란하다. 그아래로는 Hwy 401위를 달리는 차량행렬이 끝이없고, 아까 지나쳤던 철길이 끝없이 이어진다. 철로를 안전하게 건너도록 만들어 놓은 구름 다리위를 걷는 그순간에 마침 화물열차가 지나가고 있어 사진도 한장 찍었던 생각이 난다. 그순간 고국에서 아직 공무원 초년병 신분으로 철도에서 근무했던 생각도 났었다. 만약에 지금 이곳에 있지 않고 그냥 그곳에 있었다면.....고국 하늘쪽을 응시 해 보기도 했었다. 혹시나 눈길이기에 다른 대원들에게 어려움은 없지 않을까?하고 걱정도 했지만, 그것은 나의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모두가 조심 스럽게, 지혜롭게 잘 걷는다. 눈이 내린이후 이구간을 우리대원들이 처음 걷는것 같다. 트레일을 따라 아무런 흔적이 없고, 오직 작은 짐승의 발자국 몇개가 우리가 가는길을 따라 가끔씩 흔적을 남겼을 뿐이다. 우리가 Pioneer임이 자랑(?)스럽다. 가지만 앙상히 남은 나무숲을 지날때는 바람이 나무기둥과 가지에 부딪치는 소리가 윙윙 거리곤 했으나, 오늘은 너무나 조용 했다. 바람을 느끼지 못하기에 손끝이나 귀끝이 덜 추위를 느낀다. 감사할 뿐이다. 깨끗한 눈위를 밟는 발자국 소리가 바스락 거려, 마치 낙엽이 깊이쌓인 가을 산행때를 연상케 하기도 한다.
신발 밑바닥 그립사이에 끼었던 흙찌꺼기도 깨끗히 눈에 씻겨 바닥이 깨끗하다. 눈(Snow)이 청소를 해주는 셈이다.

눈쌓인 주위 경관은 Escarpment 절벽과 어울러져, 대원들 거의가 다 가족끼리 또는 같은 또래끼리 삼삼오오 짝을 지어 카메가 셔터 누르기에 여념이 없다. 보기 좋다. 오늘 처음 나오신 대원도, 잘 걸으면서 쉽게 동화되여 보기도 좋다. 오늘 한번 참석하기위해 지난 일년이상을 준비(?)하셨다고 웃음이다. 모든 세상사가 처음 첫걸음이 어렵다는것을 그대원의 우스개 소리에서도 깊이 느낄수 있었다.

오늘 점심은 특식이다. 옛날 최전방에서 고생하면서 군대생활할때, 설날이나 추석때면 특식이라 해서 소고기가 나오고, 돼지고기가 공급되여 배고픔을 덜어주던 생각이 나게 하는 그런 의미 있는 특식이었다. 대원중 한분이 몇주전부터 특식을 준비 해 오겠다고 별렀었는데, 오늘이바로, 산행을 마치고 점심으로 그특식을 먹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어느대원은 그특식을 먹을려고 오늘을 고대 하면서 기다렸었노라고 한마디 걸친다. 그분은 부대찌개를 준비 했다고 한다. 옆에 있는 Picnic Table로 옮겨 짐을 풀고, Burner들을 피우고, 담배담았던 박스를 급조하여 Burner의 바람막이를 하고.... 준비해간 넓은 냄비에 재료를 넣고, Noona가 준비해간 멸치국물을 같이 붓고.... 또 다른 burner에서는 라면을 끓이고 또 다른 Burner에서는 한 남자 대원이 돼지고기로스트를 열심히 굽고....모두가 분주히(?) 움직인다. 반찬도 푸짐하다. 밥도 푸짐하다. 모든게 푸짐하다. 고기굽는 남자대원 한분과 재료를 준비한 남자대원과 그리고 여자대원들의 수고가 너무나 고맙다. 여자대원들의 수고가 아니였으면, 초라한 특식이 되고 말았을텐데...... 그래서 남녀가 짝을 이루어 살게 마련인가 보다.
독수리도, 어느 대원의 헌신적인 수고로 맛보게 됐다. 참으로 오랫만에 맛을 보는 그짜릿함이 몸이 움츠러들게 하려는 추위를 물리쳐 주는것 같다. 다른때의 산행에서는 중간에 쉬면서 점심을 잠깐 하곤 했으나, 오늘은 이렇게 맛있고, 짜릿한 특식을 먹기위해 좀 늦었지만, 산행을 완전히 마치고, 느긋하게 즐기는 것이다. 14명 모두가 합심하여 오늘의 산행과 특식을 맛있게 즐길수 있도록 하는데 각자의 맡은일을, 그동안 산행에서 터득한 지혜와 경험을 바탕으로, 행동에 옮겨보인 대원들이 대견하다. 이것이 바로 우정이고 삶의 맛을 Share하는것 아닐까?
모두가 포만감을 느끼는 표정이다. Tim Horton's에 들려서 마시는 커피향은 항상 구수하면서도, 오늘 산행일정의 끝날 시간이 임박해 있음을 대변 해 주는것을 느낀다. 다음 산행이 기대 된다. 감사.
참고: 오늘 Trail구간은 Bruce Trail Map No.11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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