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February 22, 2009

봄이 오는 소리를 눈속에서 들었던 Terra Cotta Trail Walk.











새벽부터 부산을 떨었다. 아직도 밖의 기온은 영하 10도를 가르키고, 또 오후에는 눈도 내릴거라고 일기예보관은 열을 올리는 그런 토요일 아침, 하던데로 짐을 꾸리고, 카메라도 주머니에 잘 넣고, 같이 가고싶어하는 아내가 몸이 불편하여 참석못함에 한쪽으로는 미안함을 가슴에 간직하고, 차를 몰았다. 춘설이라고 어려서 부터 옛어른들께서 하시던 말씀의 뜻을 지금은 알것같은, 추운 속에서도 뭔가 보이는것, 느끼는것은 봄이
우리근처까지 와서 겨울을 몰아내기위한 기 싸움을 하고 있음을 느낄수 있는 자연의 섭리에, 추위를 이겨 내려는 산행을 위해 고속도로를 달려 모이는 장소를 향하는 마음은 산뜻하다. Terra Cotta Forest Conservation Area를 우리멤버들은 오늘 걸으면서, 피부에 와 닿는 그어떤 새로움 감각을 느끼게 될것을 기대하면서, 심신을 더 살찌울 힘찬 발걸음을 한발 한발씩 옮길것이다. 벌써 부지런한 대원들은 와서 자리를 하고 커피를 마시면서 대원들이 다 도착하기를, 창문밖으로 시선을 집중시키면서 응시하고 있었다.
큰길은 깨끗했으나, 산행의 출발점에 가까운 좁은 길은 아직도 눈에 덮혀 있어, 인적의 발길이 뜸함을 알려 주는듯 했다.
토론토에서 북쪽으로 백리 이상을 올라온 오늘의 산행루트는 아직도 백설로 두껍게 덮혀 있어, 발길이 미끄러지기는 지난주와 별반 다를게 없었다. 수증기로 변한 대원들의 콧김의 하얀 흔적은 아직도 파란나뭇잎을 보기에는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멀었음을 설명해 주는것 같이 느껴졌다.
긴겨울의 턴넬을 거의다 통과는 했다고 하지만, 그래서 힘찬 약동의 산천을 볼 그때가 손끝에 잡힐것 같은 바로 옆에 와 있음을 참석한 많은 대원들을 보면서 느낀다. 긴 대원들의 행렬이 장관이다. 눈속에 묻히는 대원들의 발길은 마치 긴 기차를 연상케 하고도 남는다. 그것도 하얀 설원을 달리는 기차를.....추운 겨울날에 기관차에서 뿜어내는 수증기가 어쩌면 대원들의 콧김에서 뿜어내는 힘찬 삶의 고동소리처럼 말이다.
기관차에 길게 매달린 차량들은 검정색이었지만, 오늘 기차처럼 길게 이어지는 대원들의 모습은 원색이다. 빨강, 노랑, 검정 그리고 코발트색...
하얗게 덮힌 산행길에 더 강한 삶의 행렬로 비쳐진다. 오늘의 산행에서 기관차 역활은 어느대원이 할까?라고 상상해 본다. 누군지는 구분되지 않는다. 대원들의 맨마지막에서 걸으면서 신호들 역활은 어느대원이 할까? 기관차가 힘의 원천이 되는 수증기를 만들어 내기위한 중간 지점에서의 급수는 어디지점에 가면 하게 되는것 처럼, 오늘은 어디쯤서 에너지 축적을 위한 급수, 즉 휴식을 하게될까? 괜시리 걱정이(?)머리에서 맴돈다. 계곡의 물흐르는 소리가 정겹다. 겨울내 얼어 붙었던 얼음속으로 흐르던 물소리가 제법 장단을 맞춘다. 언제나 얼음을 깨고 흐르는 물줄기를 볼까?하면서 걸었던 그때가 아직 기억속에 깊이 묻혀 있는데, 어느새 계절의 변화를 느끼게 하는 물소리가 얼음을 제치고 도도히 흐름을 시원하게 보여 준다. 그위로 놓인 징검다리를 걸으면서 아직 다 녹지 않아 쌓여있는 눈에 미끄러져 몸의 균형을 잃어 하마트면 Gaiters까지 동원하여 단단히 준비한 두다리가 물속에 첨벙할 어려움도 부딪혔다. 눈쌓인 Trail Walk을 하는데, 2주전에는 동토의 그모습을 그대로 발로 밟으면서 걸었었는데, 오늘은 그때와는 다른 봄이 오는 소리를 한걸음 옮겨밟는 소리에서 느낀다. 들이쉬는 공기의 맛도 더 신선한것 같은 기분이다. 스냅사진을 누른다. 오늘은 산을 집삼아 살아가는 짐승들의 발자국도 간혹 보인다. 월동을 끝내고 서서히 기지개를 펴고 있다는 신호로 보여 진다.
잠깐 휴식을 취하면서 준비해간 따근한 커피를 한모금 마시는 향은, 커피하면 Tim Horton을 연상케하는 곳에서 마시는것과는 비교가 안되게 향이 좋다. 복잡한 세상살이를 잠시 다 잊고, 옹기종기 모여 휴식을 취하는 대원들의 얼굴에서도 봄을 느낄수 있었다. 평안해 보인다.
지금의 이런 모습들이 평상시의 삶에서도 이어졌으면 하는 바램이 마음속에 새겨진다. 더 나이 먹지도 말고, 아프지도 말고.....그냥 이렇게.
평지에서도 18킬로를 걷는것은 대단한 결심을 하고 걷기전에는 쉽지가 않는법인데, 거의 절반에 가까운 20여명의 대원이 오늘 해냈다. 그것도 4시간이 넘은 긴 시간을 걷는 동안 내내 지루하다는 느낌을 전연 느껴 보지 못한채 말이다. 끝없이 이어지는 일상의 얘기들을 나누면서 한발씩 옮기고....때로는 파안 대소를 하면서.... 때로는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서로 나누면서.... 무거웠어야 할 발길은 그래서 가볍게, 시간을 망각한채 산행을 완수했다. 다음주를 또 기대하면서.....창조주에 대한 의지와 정확히 계절을 움직여 주는 그분의 오묘한 섭리를 감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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