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November 06, 2008

인디언 섬머, 다시 골프클럽 꺼내 달려 가게 만들었다.







약 10일 전쯤에 짐을 싸서, 여름철 살림집이었던 카테지 생활을 정리하고, 토론토 본가로 돌아 왔었다. 더 있고 싶었지만, 추워진 날씨에 골프 말고는 별로 할일이 없어서 였다. 아쉽지만, 내년 시즌을 기약하면서, 그동안 고맙게 잘쳤던 골프채를 백에 넣어, 토론토로 같이 가지고 왔었다.
카테지에 두고 와도 되지만, 한겨울 추울때, 중남미로 친지들과 캐나다의 눈많고, 긴 겨울의 지루함을 잠시 잊기위해, 골프여행을 떠나기 때문이었다. 계절의 변화에 따라 낯시간도 눈에 띄게 짧아지고, 조석으로는 늦가을의 서늘함에 잠바를 꺼내 입고...... 가끔씩은 동네 친지분들과 어울려 맥도날드와 Tim Horton에서 조석으로 커피를 마시며,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이바구를 하곤 했었다. 요즘은 미국의 대통령과 국회의원들 선거에 관심이 쏠려, 나름데로의 예측과 세계정세도 화제거리의 중심에 있곤 했었다. 바로 미국 선거가 있기 이틀전에 일기 예보는 우리 부부를 포함한 골퍼들에게 낭보를 알려 주고 있었다. 이름하여 Indian Summer가 며칠간, 즉 미국대통령 선거 하루전부터(월요일) 거의 주말까지 19도 이상 기온이 올라가고, 햇볕이 쨍쨍한 날씨가 계속될거라는 예보였다. 미국이 대선을 치를때마다, 나는 항상 밤을 새워 그결과를 즐겨 보곤 했었다. 이번에도 그렇게 하는것은 당연지사로 알고 있었는데, 인디언 썸머는, 우리 부부를 그냥 있게 하지를 못했다. 아내는 정치에 관심이 나보다는 적어서 별개지만, 나는 저울질을 하지 않을수 없었다. 이곳 토론토에 남아서 대선 결과를 보아야 하느냐? 아니면 다시 골프백을 차에 싣고 카테지로 가야 하느냐?로. 왜냐면은 카테지에는 신문도, TV도 없기 때문에, 세상과는 단절되는 며칠을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아내는 카테지에 가서 골프치기를 원하고 있고, 나또한 그녀보다 더 하지만, 두개를 다 취하고 싶은 욕심으로 저울질을 하다가, 대선의 향방은 이미 알고 있는터라, 황금같은 인디언썸머를 즐기기로 작정하고 화요일 일찍, 차를 카테지로 몰려고 서둘르는데, 아내가 퉁명 스럽게 한마디 한다.
"차키만 꽂으면 다는줄 아느냐? 먹을것은? 입을것은? 다 저절로 차키만 꽂으면 되는냐?" 뭐 이런 내용이다. 머리가 머쓱 해진다. 말없이 이렇게 뒤에서 뒷받침 해주었기에 그녀의 손길이 가지 않고서는 안된다는것을 미쳐 피부로 못느끼고 살아왔음을 들키고 만 셈이다.
손빠르게 그녀의 준비로 오랜시간이 걸리지 않고, 이번에는 정말로 카키를 꽂고 카테지를 향해 고속도로를 달렸다. 하늘은 구름한점없고, 기온은 골프치기에 가장 적당하다고 하는 19도 였다. 카테지에 도착했을때, 지금은 은퇴하여 그곳 카테지촌에서 살고 있는 Barb과 Gene 부부가 우리를 보고 웃으면서 반긴다. 내년봄을 기약하면서, 작별인사를 하고 헤여진지가 불과 10여일 밖에 안됬는데 갑자기 또 만나게 되니, 반가운면서도, 한마디 던진다. "그러면 그렇지, 이날씨에 너희가 골프를 치고 싶어서 그냥 토론토에 있을것으로는 생각지 안았었다. 정말로 너희가 왔구나" 라고. 예약을 하지 않았기에, 행여나 북킹이 넘쳐 못치게 되지는 않을까? 걱정하면서, 짐을 카테지에 던져놓고, 바로 골프장으로 달렸다. 토론토에서는 골프인구가 많아 북킹이 안되면 챈스 잡기가 쉽지않기 때문에, 그런 걱정이 머리에 꽉찬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아니라 다를까 골프클럽 파킹장에는 많은 차량이 보였다. 아내는 차에서 골프클럽과 카트를 내리게 하고, 나는 곧바로 프로샾으로 뛰어가, 북킹없이 왔다고 했다. 뜻밖에도 지금 나갈수 있다고 Linda(골프장 주인부인)가 Tee off 티켓을 끈어준다. 별도의 골프피를 우리는 내지 않는다. 골프장의 맴버이기 때문이다. 기분이 너무나 좋다. 골프를 즐기라고 린다가 인사까지 곁들인다. 나도 고맙다고 인사하고, 차로 갔다. 골프백과 카트를 차에서 내리고 있는 아내를 돕기 위해서 였다. 필드에는 우리처럼 은퇴한 많은 케네디언들이 부부동반으로 우리처럼 인디언 썸머에 골프를 치면서, 따뜻한 햇살을 즐기려는듯, 골프클럽을 휘둘르면서, 오랫만에 친지들과 담소를 하면서 파안대소 하는 모습들이 쉽게 볼수 있었다. 따뜻한 햇살이 너무나 좋다. 그저께만 해도 상상할수 없는, 보너스 햇살에 따뜻한 기온이다.
티막스에 올라 티를 꽂고, 힘껏 휘둘렀다. 마음과는 딴판으로 공이 날라갔다. 이게 아닌데.....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아내를 보며, Mulligan줄거야? 물었더니... 또 시작이란다. 그러면서, 며칠동안 안치다가 다시, 인디언 썸머 덤으로 기분좋게 골프를 시작하는데.... 그래 인심쓴다 하면서 자기가 볼 때린 다음에 하란다. 그녀는 반드시 볼을 날려 보냈다. 두번째 친 볼은 비교적 페어웨이 센터로, 보기 좋게 날아갔다.
주위의 나무에는 잎사귀가 거의 없이 나목이다. 나무들은 이미 겨울준비에 들어간지 상당기간이 되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왜 인디언 썸머라고 이름이 붙었는지는 잘 모른다. 그러나 이곳 북미에서는 그렇게 부르고 있다. 떨어지 낙엽이 바람에 날려 군데 군데 모여 있어, 친볼이 그곳을 향해 질주 할때는 볼찾기가 매우 어렵다. 그래서 가끔씩 어이없게 볼을 잊어 버리곤 한다. 그래도 기분은 좋기만 한다. 그까짖 볼이 문제가 될수가 없다. 겨울동민에 들어가야하는 이시간에 골프를 친다는것, 그자체로 만족이다. 그리고 감사 한다.
썸머타임 해제이후 낯길이가 더 짧아져 12시에 시작해도, 끝날때쯤인 오후 4시경에는 아직 햇살은 서산쪽에 걸려 있어도 볼이 날아가는 길이 잘 안보이기도 한다. 계절의 변화를 느끼게 하는 증거이리라. 기후의 변화는 일기예보를 무색하게 내일(금요일) 부터는 흐린날씨에 기온도 내려가고 또 오후에는 비가 내릴거라고 수정된 예보를 해준다. 아쉽지만, 다시 짐을 꾸려 오늘(목요일) 골프를 마친후, 토론토로 되돌아 와야만 했다. 다시 인디언 썸머가 오기를 바래면서.... 누가 알랴 또 운좋게, 아니면 도우시는 분이 도움을 베푸시면.... 그동안 며칠 사이에 쌓였던 스트레스가 확 날아갔음을 피부로 느끼면서, 따뜻한 Tim Horton커피한잔을 마시면서, 달리는 차속에서 나누어 마시며, Classic Pop Song이 핸들을 가볍게 한다.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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