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May 17, 2009

사람사는 냄새가 물씬 풍기는 남대문 재래시장, 낯설지 않았다.























남대문 시장은 그이름 부터가 정겹고, 웬지 서양풍이 풍겨 나오지 않는것 같아 귀에 낯설지 않다. 이번 고국방문에서도, 여러번, 때로는 낯시간에, 또는 한밤중에 시장바닥을 누비곤 했다. 물건값이 우리가 살고 있는 토론토보다 훨씬 저렴하기에, 옷종류 악세사리종류 마른 반찬거리, 신발등을 구입하고, 또 기억에 뚜렷히 남아 있는, 남대문 시장의 터줏대감격인 냉면집에 들려서 기억에 남아있는 그냉면맛을 재음미 해보기 위해서도 이곳에 온것이다. 시장의 외형은, 크게 변화하지 않은것 처럼, 그건물 그대로 인것 같아 보였으나, 가게안의 물건 진열이나, 물건 종류도 그전과는 많이 달라 보였다. 더 많이 달라 보이게 눈에 띈것은 광고사인들의 상당수가 일본어로 도배 되여 있었던 점이다. 그옛날과는 다른게 이제는 한,일관계가 많이 좋아져, 인적 교류가 많아 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큰 이유는 일본앵화의 가치 상승으로, 한국에서 관광하고 물건구입이 싸졌기 때문이라고, 같이 동행한 친지가 설명을 더한다. 귀를 쭝긋세워 북새통같은 시장바닥에서 들여오는 사람들의 소리를 들어 본다. 정말로 귀에 익숙치 않은 일본말소리가 심심찮게 들려 온다. 주로 중년 이상의 주부들인것 같다. 세계 어디를 가나, 남자들 보다는 요즘은 여자들의 활동이 훨씬 많아 보인다. 여기 시장에서는 확실히 그증거를 보는것 같다. 여자 10명에 남자 1명쯤 되는것 같다. 나는 그들 일본관광객들을 보면서 속으로 고마워 했다. 그들이 뿌리는 외화는 그만큼 고국에 도움이 될테니까라고.
건물안의 한곳에 들렸더니, 이곳이 그유명한 도깨비 시장이란다. 오래전 아직 보리고개를 넘기기가 어려워, 모두가 배고파 할때에도, 이곳 남대문 도깨비 시장에는 외제 물건, 소위 말해 미국제품이 즐비하게 진열되여 돈있는 호사가들의 물건 공급처가 되다시피 하면서, 없는 사람들의 부러움의 대상이 되곤 했었던 곳인데, 오늘처럼 풍부하게 살아가고 있는 지금에도 도깨비 시장은 여전히 맥을 이어가고 있었다.
도깨비 시장을 보니, 이곳 시장을 긴요하게 이용해서, 위기를 모면 했던 기억이 아련히 떠 오른다.
거의40년전에, 아직 캐나다로 이민가기 일년전에 독일에 공무로 다녀 오면서, 상당량의 선물을 준비하여 왔는데도, 직장 선배 동료들에게 선물할 물건이 모자라, 고민하고 있을때, 막 결혼한 아내가 기지를 발휘하여 이곳에 달려와서, 적당한 외제물건을 구입하여, 돌렸던 기억이 되살아난다. 그당시 내나이 또래의 요즘 젊은이들이 해외 출장에서 돌아와 나누어줄 선물때문에, 난리를 피웠다면 수긍할수 있을까? 피식 웃음이 난다.
아내와, 이곳에서 젊었을때 열심히 일한 경험이 있는 친지가 남대문시장의 터줏대감 노릇을 하고 있는 냉면집에서 점심을 하잔다. 나도 한두번 먹어본 기억이 있기에 좋아했다. 건물안의 이층에 있는 냉면집은 비좁기는 그옛날과 똑같았았고, 변한게 있다면, 요즘은 천연개스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보였다. 맛은 그대로 인것 같았다. 도깨비 시장은 이곳 냉면집이 아닐까 할정도로 냉면 한그릇을 먹어 보겠다고 모여든 손님들로 발디딜 틈이 없이 북적거린다는 것이었다. 긴세월이 흘렀음에도 값은 그긴시간에 비해 많이 뛰지않았다는 점이고, 부침갱이 빈대떡도 큼지막하게 그대로 였다. 냉면그릇속의 마지막 한입을 몰아 넣으면서, 자리를 일어나야만 했다. 여유있게 앉아서 점잖게 마지막까지 먹어치울 그런 분위기가 아니였기에....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다음 손님들이 눈총을 쏘는것 같아서....
시장바닥의 북새통속에서 긴 Line-up을 보았다. 팥빵이나 만두빵을 염가로 파는 상점에서 빵을 구입하기위해 줄서 있는 광경이었다. 가게안을 슬쩍 들여다 보니 많은 쿡들이 열심히 손을 놀리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 가게밖에 있는 빵굽는 솥에서는 김이 무럭무럭 나오고, 지켜서있던 다른 쿡이 뚜껑을 열고, 군침이 넘어가게 맛있게 생긴 하얀 색갈의 빵들을 꺼내어 바로 주문받은데로 봉투에 넣어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손님들에게 건넨다. 나도 사고 싶었지만, 긴줄뒤에 서서 내차례를 기다릴 시간이 허락치 않아 포기하고 말았다. 아쉽웠지만.
손님들로 꽉메인 길목을 짐을 잔뜩실은 오토바이들이, 미꾸라지 처럼, 잘도 헤집고 달려간다. 그들이 이곳 시장에서는 일등공신역활을 하는 물건 배달하는 역군들이란다. 그렇게 쉽게 느껴졌다. 자동차는 이곳에서는 무용지물(?)인 셈이란다. 공감이 간다.
시장 건물안의 겨우 한사람이 앉아 있을만한, 수를 셀수도 없이 많은 가게들안에는 한치의 빈공간이 없이 빽빽히 물건들로 쌓여져 있었다. 그속에서 하루종일 오금을 펴지도 못하고 앉아 손님을 상대하고 물건을 팔고..... 그속에서 특이한 점을 발견했다. 바로 남자는 안보이고 모두가 여자분들이 장사를 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여기서도 나는 여자들의 끈기를 본다. 손님이 그들의 눈안에 들어오면, 모양새를 보면서, '어머니 구경하고 가세요, 값이 싸요' 또는 언니 '이건어때? ' 등등의 호객을 한다. 처음에는 그 호칭이 이상하게 들렸는데, 여러번 들으니, 오히려 정겹게 들린다. 남자들은 그렇게 할수 없어, 별수 없이 여자분들의 몫이 되고 만것 같다. 그녀들의 손과 눈은 잠시도 쉬지 않는다. 생동감이 넘쳐난다. 이곳이 사람사는, 그래서 인간냄새를 듬뿍 맡을수 있는곳.... 토론토에서는 볼수 없는 광경이다. 우리 고국, 남대문시장에서만 볼수 있는 사람사는 풍속도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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