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6일 오전 광주 광산구 송정매일시장에서 열린 '호남의 발전 책임지는 약속!' 광주 거점유세에서 지지자들의 손을 잡아주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6일 오전 광주 광산구 송정매일시장에서 열린 '호남의 발전 책임지는 약속!' 광주 거점유세에서 지지자들의 손을 잡아주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광주에서 밝힌 복합 쇼핑몰 유치 공약이 지역 쟁점으로 떠올랐다. 윤 후보는 “광주 시민들은 전국 어디에도 있는 복합 쇼핑몰을 간절히 바라는데 민주당이 유치를 반대해 왔다”면서 “무슨 자격으로 쇼핑몰 하나 들어오는 걸 막느냐”고 했다. 그러자 민주당 선대위의 ‘을(乙)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는 “상생과 연대의 광주 정신을 훼손해 표를 얻겠다는 알량한 계략”이라고 비판했다. 광주시당위원장은 “몰염치하다”고 했고,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호남을 무시하는 발언”이라고 했다. 하지만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에선 “쇼핑몰 유치에 광주 정신이 왜 나오나” “쇼핑할 데가 없어 대전·서울까지 가는 걸 아느냐” “민주당이 엎어버린 쇼핑몰이 몇 개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역풍을 맞은 민주당은 “복합 쇼핑몰 유치에 반대한 적이 없다”고 말을 180도 바꿨다.

지역 쇼핑몰 문제가 대선 쟁점이 되리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여권 텃밭인 호남에서 야당 후보가 내세운 공약이 이런 호응을 받은 경우도 드물다. 광주 시민들이 그동안 겪은 생활 불편, 이념에 사로잡힌 민주당의 독선에 억눌렸던 불만이 터져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인구 144만명인 광주에는 스타필드나 롯데몰 같은 초대형 복합 쇼핑몰이나 코스트코, 이마트 트레이더스 같은 창고형 대형 할인점이 없다. 7대 광역시 중 이런 시설이 없는 유일한 도시라는 말도 나왔다.

유통업계는 수차례 광주 진출을 시도했지만 골목 상권 침해라는 지역 정치권과 시민 단체의 반대에 번번이 막혔다. 광주 신세계는 특급 호텔을 포함한 복합 쇼핑몰을 추진했지만 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시민 단체가 반대했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당시 “지역 상권 초토화하는 광주 복합 쇼핑몰 입점을 반대한다”는 성명까지 냈다. 결국 사업을 포기했다. 어등산관광단지 개발도 무산됐다. 작년 지역 신문 여론조사에선 복합 쇼핑몰 찬성이 58%로 반대(10%)의 6배였다. 그런데도 지역 정치를 독점한 민주당과 시민 단체들의 태도는 바뀌지 않았다. 이들의 시대착오적 행태도 이제 끝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