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장관 내정 발표가 났을 때 민주당은 마치 못 볼 것을 본 것처럼 펄펄 뛰었다. ‘인사(人事) 테러’ ‘망국(亡國) 인사’라는 격한 표현을 총동원해서 비난했다. 윤석열 정부 내각의 낙마 대상 중 첫손가락으로 한동훈을 꼽았다. 한덕수 총리 국회 인준을 볼모로 잡고 한동훈 장관 지명 철회를 요구하기도 했다.

그런 결사 반대를 뚫고 윤 대통령은 한 법무 임명을 밀어붙였다. 이런 경우 야당은 그 대가를 치르게 해주겠다고 벼르는 법이다. 문제의 장관을 시도 때도 없이 국회로 불러내 십자포화를 퍼붓는다. 웬만한 신경줄의 장관은 녹다운되거나 몸을 가누기 힘든 그로기 상태가 된다. 장관이 질문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엉뚱한 답변을 하는 장면이 연출되면 국민은 “감이 안 되는 사람이구나. 대통령 인사가 잘못이었구나”라고 고개를 내젓게 된다. 그렇게 조리돌림을 당한 장관은 국회 출석 요구만 받아도 식은땀을 흘리고, 국회에 가는 것이 도살장 끌려가는 것 마냥 무섭고 진저리치게 된다.

지금 야당과 한동훈 장관 사이에선 정반대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민주당의 내로라하는 싸움닭들이 한 장관을 혼쭐내겠다고 덤볐다가 천하의 웃음거리가 됐다. 한동훈 저격이라는 특별 임무를 배당받고 나섰던 대표 검객마저 스타일만 구기고 상대 몸값만 올려줬다. 이제 야당 의원들은 한동훈 장관을 손보겠다고 달려들기는커녕 슬슬 피하기 시작했다. 맞붙었다가 남는 장사는커녕 본전도 챙기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민주당 당초 주장대로 법무장관 한동훈이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인선이었다면 온 국민이 지켜보는 국회에서 입증해 보여야 한다. 민주당 의원들은 한 장관만 만나면 버벅대기만 하고 있다. 애초에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한 것이거나, 한 장관의 결격 사유를 드러낼 질문 능력조차 없는 것이다. 자신들의 역량도 가늠해 보지 않고 한동훈 죽이기에 뛰어들었다가 스스로 함정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