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육원이 최근 펴낸 2021년도 통일교육 교재 3종. /김명성 기자
통일교육원이 최근 펴낸 2021년도 통일교육 교재 3종. /김명성 기자


통일부 산하 통일교육원이 최근 발간한 통일교육 기본교재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김정일 국방위원장’으로 두 차례나 잘못 표기한 것으로 17일 나타났다. 남북합의서 관련 부분에선 보수 정부의 대통령 이름만 빼는 등 편향성을 보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통일부는 지난 3일 ‘한반도 평화 이해’와 ‘통일문제 이해’, ‘북한 이해’ 등 2021년 통일교육 기본교재 3종을 발간했다. 문제가 된 교재는 ‘통일문제 이해'다. 부록으로 ‘4·27판문점선언’과 ‘9·19평양공동선언’ 전문을 게재했는데 두 선언문 모두 북측 서명란에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아니라 ‘국방위원장 김정일’이라고 적은 것이다.

통일교육원이 최근 발간한 '통일문제 이해'에 실린 2018년 4·27 판문점선언문. 북측 서명란에 '국무위원장 김정은' 대신 '국방위원장 김정일'이라고 잘못 적어놓았다. /김명성 기자
통일교육원이 최근 발간한 '통일문제 이해'에 실린 2018년 4·27 판문점선언문. 북측 서명란에 '국무위원장 김정은' 대신 '국방위원장 김정일'이라고 잘못 적어놓았다. /김명성 기자



4·27 판문점선언은 2018년 4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간의 판문점 정상회담 결과물이고, 9·19 평양공동선언은 같은해 9월 문 대통령과 김정은의 평양 정상회담 합의문이다. 현 정부가 대북정책의 최대 업적으로 선전해온 두 공동선언문에 10년 전 사망한 김정일 이름을 적은 것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편집 과정에서 일어난 단순 실수로 보인다”며 “수정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교육원이 최근 발간한 '통일문제 이해'에 실린 2018년 9·19 평양 공동선언문. 북측 서명란에 '국무위원장 김정은' 대신 '국방위원장 김정일'이라고 잘못 적어놓았다. /김명성 기자
통일교육원이 최근 발간한 '통일문제 이해'에 실린 2018년 9·19 평양 공동선언문. 북측 서명란에 '국무위원장 김정은' 대신 '국방위원장 김정일'이라고 잘못 적어놓았다. /김명성 기자






올해 처음으로 발간된 ‘한반도 평화 이해’라는 교재는 역대 정부에서 체결된 다양한 남북 합의들을 소개하면서 보수 정부의 대통령 이름만 쏙 빼놓아 논란이 되고 있다. 박정희, 노태우 대통령 시절 도출된 ‘7·4남북공동성명’ ‘7·7특별선언’ ‘남북기본합의서’ ‘한반도의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에 대해 설명하면서 대통령 이름 없이 ‘정부' ‘우리 정부'라고만 한 것이다. 반면 ‘6·15공동성명’ ’10·4선언’ 소개 부분에선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 시절 이뤄진 합의임을 명시했다. 현 정부의 대북정책과 관련해선 ‘문재인 정부의 평화정착노력’이라는 별도의 챕터를 만들어 크게 다뤘다.

정부는 통일교육 기본교재 3종을 각각 2만8500부씩 발간해 각급 학교, 사회 통일교육기관, 군부대 및 군 교육기관, 관련 단체 및 연구기관, 공공도서관 등에 보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