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June 21, 2018

이지수 "김정은 평화공세, 北 급변 부를 부메랑될 것", 문통의 반미행동이 트럼프의 심기를 건드렸었다.

오랫만에 전문가의 전문성이 잘나타난 기사읽었다.  이정도의 심층기사를 조선은 자주 다루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요즘 한국의 TV를 포함한 방송에 출현하는 소위 전문가라는분들의 토론내용이나, Article을 보면 우물안 개구리들이 도토리 키재기하는것 같은, 전문성은 뒷전이고, 인기있는 발언한마디해서, 어떻게 하면 문통의 적와대에 줄을 댈수 있을까?라는데  Focus를 마추는 냄새를 많이 맡았었다.

소위 교수라고 신분을 밝힌 "윤태룡"은 민주평통 기관지에 발표한 "천안함 재조사해 北 누명 썼다면 南 공식 사과해야"라는, 5천만 국민들의 분노를 자아내게하는 역적질에 해당하는 내용의 글을 기고했었다.  그는 교수직외에도, 최근에 헌법기관인 평통운영위원에 임명된 자였다.

적와대의 문통과 임종석이 하고 싶었던 주장을 그가 대신 총대를 맨것으로 나는 이해하고 있었지만, 그렇게도 적와대에 줄을 대고 싶었나라고 생각하면서, 측은하고 불쌍한 그에게 연민의 정을 느끼지 않을수없었다. 문통과 임종석의 의중이 반영안된 윤씨의 기고문이었다면, 당연히 여적죄를 물어 의법조치 했어야 했다.

며칠전에 있었던 미북정상회담내용을 중심으로 소위 북한 전문가라는 분들의 평을 실은 조선일보를 봤었다. 하나같이 똑같은 내용으로, 미국이 한국을 배신했다는 헛소리들만 떠들어대여, 국민들의 조국관에 혼선을 불러일으키는, 속에는 독이 들어있는 겉에는 Sugar Cotton으로 포장된 소리만 지껄여 대고 있었다. 이들의 강의를 듣는 한국의 젊은이들이 갖게될 국가관에 걱정이 된다.



지난 70여년동안 한국의 맹방으로, 현재도 3만명의 젊은 미국병사들이 한국의 안보를 지키고 있는 이때에, 그런 막말을 할수 있단 말인가? 험한 막말을 하기전에, 그들은 그 뒷면을 한번, 두번 재 점검해서 그이면에 깔려있으면서, 정으니를 붙잡아 두려는 계산이 있었음도 충분히 이해하고,솔직히 국민들에게 알려줬어야 했다.  그들의 언어이해 수준이 높았었다면, 그런 조잡한 평가는 안했을것으로 이해된다.

CIVD의 확고한 합의가 없었다고 붙잡고 늘어지는데, 옛 Soviet Union이 무너지고, 우크라이나에 배치돼 있던 핵폭탄을 옮기고 제거하는데도 10년넘게 걸렸었고, 엄청난 비용이 들었었다. 하물며 적국의 수장들이 처음만난 자리에서, "그래 내년까지 다 철거하고 서방세계를 만족시키겠다"라는 정으니의 발언을 듣고 싶었었다면, 그것은 우물가에서 숭늉찾는것과 하등 다를바 없었던 조잡한 분석내용이었었다.





지난 석 달 동안 한반도 정세는 급변했다. 북한 비핵화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남·북한과 미국을 비롯한 한반도 주변국 간 치열한 외교전이 펼쳐졌다. 과도기적 성과도 있었다. 4·27 남북정상회담과 6·12 미북정상회담이 성사됐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북한 비핵화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했다. 정상회담이 성사됐지만 이번 외교전의 목표였던 북한의 비핵화, 나아가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폐기)는 공식적으로 운조차 떼지 못했다. 북한은 이미 만들어진 핵탄두와 미사일 뿐 아니라 언제든 핵무기를 추가로 만들 수 있는 연구인력과 핵 물질 등을 갖고 있다. 북한이 이런 핵 역량을 국제사회에 모두 투명하게 공개하고, 폐기하지 않는다면 비핵화는 실패로 돌아갈 것이다.

4·27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격동의 한반도-전문가 진단’ 시리즈를 연재했던 조선일보 디지털편집국은 북한 비핵화 중간 성과를 점검하고, 향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필요한 제언을 구하는 ‘격동의 한반도-전문가 진단’의 두 번째 시리즈를 시작한다.[편집자주]



이지수 명지대 교수./변지희 기자
이지수 명지대 교수는 19일 남북, 미북정상회담 등으로 이어진 일련의 외교 격랑에도 불구하고 “정세나 상황은 근본적으로 변한 게 없다”고 했다. 이 교수는 조선일보 디지털편집국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김정은이 이번 미북회담에서 얻은 것은 말과 환상뿐이다. 사태의 근본 원인인 내부 문제의 해결책은 찾지 못했다”고 했다.

이 교수는 “지금 북한은 장마당 시장 경제의 확산이 불가역적”이라며 “이런 상황이 숙청-핵실험과 핵완성 선언-도발-대화 등 북한의 급변 사태로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 교수는 “급변과 파국을 막기 위해 김정은이 밖으로 돌아다니며 평화론을 퍼트리는 게 지금의 상황”이라며 “하지만 화폐도 정상 유통이 안되는 등 경제 컨트롤을 할 수 없는 현 국면을 해결하지 못하면 북한은 더 큰 급변 사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김정은은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고르바초프의 길을 갈 수 있다”며 “고르바초프도 1985년 ‘글라스노스트(glasnost·개방)’와 ‘페레스트로이카(perestroika·개혁)’를 얘기했을 때 전 세계가 흥분했고, 그는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며 “그런데 이후 소련은 해체됐다”고 했다. 이 교수는 “북한이 파국을 막으려면 당을 정상화해 중국이나 베트남 공산당의 길을 가야하는데 3대세습 김정은 이를 하지 않을려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내가 만약 보수 야당의 전략가라면 북한에 대한 평화 공세를 적극적으로 하자고 할 것”이라며 “오히려 북한이 더 적극적으로 개혁·개방에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지금 우리가 너무 초조해할 필요 없다. 지금 가장 초조해할 인물은 김정은”이라고 했다.

다음은 이 교수와의 인터뷰 전문.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현지시각)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싱가포르 MCI 제공
-최근 남북정상회담과 미북정상회담이 열렸다.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을 둘러싼 정세가 많이 바뀌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글쎄, 나는 상황이 하나도 안 변한 것 같다. 회담의 내용이 없었고, 회담 자체가 의미가 없었다고 본다. 지금 상황은 1985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었던 미하일 고르바초프 시절과 거의 비슷하다. 1985년 고르바초프가 ‘글라스노스트(glasnost·개방)’ ‘페레스트로이카 (perestroika·개혁)’를 얘기했을 때 전 세계가 흥분했다. 당시 상황을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이 분분한 것도 똑같다. 소위 진보학자로 불렸던 좌파 그룹 지식인들은 소련의 변화를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라고 했고, 보수학자들은 ‘소련이 절대로 사회주의를 포기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었다. 진짜 변화냐 공산당 특유의 기만전술이냐를 두고 의견이 분분했다. 변화가 시작된 이후 미국과 소련은 1987년 INF(Intermediate-Range Nuclear Forces Treaty, 미국과 소련이 체결한 중거리 핵무기 폐기에 관한 조약. 이 조약으로 1991년 6월 1일까지 미국은 846기, 소련은 1846기의 핵미사일을 폐기했다.) 조약을 체결했다. 이때도 미국과 소련의 군축에 사람들은 환호했다. 고르바초프는 1989년 몰타에서 냉전 종식을 선언했고 온 세계는 흥분의 도가니였다. 이후 고르바초프는 냉전 종식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1990년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폴란드·헝가리에서 공산당이 무너졌고 이어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다. 그런데 이후 소련은 어떻게 됐나. 결국 해체됐다.”

-고르바초프가 개혁·개방 정책을 펼친 탓에 소련이 붕괴했다는 뜻인가.

“당시 고르바초프의 당면 과제는 ‘소련 국내 경제를 살려야 한다’였다. 그런데 이것을 손보지 않고 밖에서만 뭔가를 하려 했다. 고르바초프가 원했던 것이 과연 냉전의 종식과 사회주의 종언, 새로운 단계의 전진이었을까. 소련의 해체를 기대하면서 개혁·개방을 추진했겠나. 또 실각할 것을 알면서 개혁·개방을 밀어붙였겠나. 아니다. 고르바초프는 단순히 정전(ceasefire)을 하자는 생각이었다. 호흡 조절을 하고 소련 사회주의를 재시동해 다음 버전으로 가겠다는 생각이었다. 아마도 이런 정책을 통해 국제 사회의 대소련 원조와 투자를 기대했을 것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서방 국가들의 투자는 적었다. 고르바초프가 다시 사회주의로 돌아가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 당시 소련의 공산당 서기장이었던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2014년 11월 장벽 붕괴 25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장벽 위에 마련된 시멘트 반죽에 그가 핸드프린팅을 하고 있다. 기념식은 독일 베를린의 옛 검문소 ‘체크포인트 찰리’에서 열렸다. /AP 뉴시스
-김정은이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는 얘기인가.

“김정은이 고르바초프가 걸었던 길을 아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봐선 똑같은 행동을 하고 있다고 본다. 김정은이 이렇게 나온 의도는 모르겠다. 이번 미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이 무엇을 얻었나. 일각에서는 ‘북폭 위기 사라졌다’고 평가하지만, 이것은 모두 다 가정이고 전제에 불과하다. 김정은은 말과 환상, 상징만 얻었을 뿐이다. 실질적인 것은 하나도 못 얻었다. 경제 제재 해제, 현금지원이라든지 이런 것은 하나도 없지 않았나. 김정은은 체제의 파국을 막기 위해 밖으로 돌아다니면서 평화론을 퍼트리고 있지만 내부 현실은 그렇지 않다. 결국 핵심은 북한의 내부 경제다.”

-북한 경제 사정이 좋지 않다는 말인가.

“북한 경제 문제의 기본에는 ‘화폐’가 있다. 북한에선 지금 화폐가 정상적으로 유통되지 못한다. 거듭된 화폐 개혁 이후 더 이상 화폐를 믿지 못한다. 현재 북한 화폐는 당비(黨費) 내는 데 말고는 쓸 일이 없다고 한다. 장마당에서는 달러와 위안화, 유로화, 엔화가 통용된다. 고위 당 간부도 북한 화폐가 아니라 달러나 위안화로 자산을 축적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 당국이 어떻게 경제를 컨트롤 할 수 있겠나. 북한이 경제를 컨트롤 하려면 화폐를 신뢰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노동당이 시장의 신뢰를 얻으려면 현재의 장마당을 활성화하고 공식화하면 된다. 또 밀수꾼을 무역일꾼으로 인정하면 된다. 평양 안방까지 침투한 장마당 경제를 공식 인정해야 한다는 말이다. 북한이 지금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된 데는 대북 제재 효과도 있었지만, 그보다 핵심은 장마당 경제가 활성화됐는데 이를 컨트롤 못하기 때문이다.”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1일 밤 싱가포르의 여러 명소를 참관했다고 12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이 싱가포르에서 야간 관광을 했다. 개혁·개방을 통해 경제를 일으키겠다는 메시지로도 읽혔다.

“개혁·개방의 길로 나선 뒤 북한이 외국 투자를 유치하고, 나아가 김정은이 ‘평화의 사도’ ‘새로운 지도자’로서 노벨평화상을 받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그런데 이 시나리오는 고르바초프의 길을 걷겠다는 것이다. 김정은 자신도 모르고 그 길을 걷는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현재 미북정상회담 등의 각종 행보는 단순 시간 벌기용이다. 태영호 전 주영 북한 공사는 ‘김정일도 위기를 모면할 때마다 좀 더 센 것을 들고 나왔다’고 했다. 김정은은 조금 더 업그레이드 된 것으로 모면을 해야 하고, 그래서 핵이라는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이다.”

-어쨌든 이번 국면을 통해 김정은이 한숨 넘긴 것 아닌가.

“북한 내부는 그런 분위기가 아닌 것 같다. 김정은의 싱가포르 출입국 행사를 조선중앙TV에서 틀어줬는데, 제일 마지막 장면을 보고 깜짝 놀랐다. 김정은이 도착한 뒤 차를 타고 지나가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환영 인파가 얼마 없고 뒤쪽 대열에는 인파가 아예 없는 공간도 있었다. ‘인민 동원이 이제 안 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2013년 이후 북한은 아리랑 축전을 하지 않는다. 아리랑 축전은 북한 체제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아이콘과 같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가능하지 않은 대규모 동원 문화 행사였다. 그런데 이것을 지금 못하고 있다. 동원이 안 되기 때문이다. 인민반장에게 뒷돈을 주면서 행사에서 빠진다고 한다. 한두 군데가 아닌 이곳저곳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런 인력 동원 한계가 싱가포르에서 귀국한 김정은의 행렬 TV 영상에서 드러났다. 지금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평양 방문 이야기가 나오는데 평양에서의 정상회담은 쉽지 않을 것이다. 군중 동원이 어렵기 때문이다.”

-김정은으로선 미국의 경제 유인책을 더 매력적으로 인식할 수밖에 없겠다.

“시장경제, 장마당 경제를 순방향으로 받아들이겠다면 긍정적이다. 그런데 그렇지 않고 계획 경제로 돌아간다고 하면 ‘누가 원조를 하고 투자를 할 것인가’라는 문제가 생긴다. 일본 조총련계가 리트머스(시험지)가 될 수 있다. 그 사람들은 그래도 북한에 호의가 남아있는 사람들이니 북한이 무언가를 한다면 움직일 것이다. 그런데 이 사람들이 아직 움직이지 않고 있다. 갈 길이 멀었다는 증거다.”

-그런데 현 정부는 이미 북한과의 철도 연결과 각종 경제 개발에 대한 장밋빛 청사진을 내놓고 있다.

“철도 연결 등의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것은 가능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김정은이 수용할지 의문이다. 사람이 들어가면 왕래가 잦아진다. 철도 기술자나 감독이 북한에 들어가야 하지 않겠나. 그런데 그 지역에는 군부대가 많아서 철도를 놓게 된다면 군부대를 다 옮겨야 한다. 북한이 군부대 이전 비용까지 거론하기 시작하면 현실화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북한 장마당 전경./조선일보DB
-시장 경제를 인정하면서 김정은 체제가 유지될 수 있을까.

“과거였다면 유지가 가능했다.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면서 자신의 권력도 유지하는 게 5년 전까지만 해도 가능했다. 그런데 지금은 시장이 너무 커버렸다. 시장과 싸워서 이긴 정치권력은 없다. 시장을 없애버리는 혁명이라면 모를까. 시장이 미미했을 때만 혁명은 성공했다. 1917년 러시아 혁명은 시장다운 시장이 없었던 상황에서 벌어졌다. 북한은 어떤 나라인가. 조선왕조 봉건제 500년, 식민지 경제 36년 이후 시장이 미약했을 때 사회주의 제도가 큰 문제 없이 이식됐다. 지금처럼 시장이 상당히 확산했다면 사회주의 이식은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지금 북한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다. 비핵화를 얘기하면서 우리는 ‘불가역’을 말했는데, 지금 북한 시장 경제가 말그대로 불가역적인 상황이다.”

-우리 정부는 그래도 북한에 대한 경제적 원조·투자를 하겠다고 한다.

“굳이 북한에 원조를 한다면 현금이 아닌 현물로 줘야 한다. 현금으로 주면 고위 간부들이 ‘인 마이 포켓(In my pocket)’ 한다. 현물로 주면 상품이 장마당에서 돌게 된다. 최근에 듣기론 장마당에서 성경책도 거래된다고 한다. 개성공단이 재개된다면 역시 월급을 현물로 주면 주민들은 좋아할 것이다. 이것을 장마당에서 팔아서 현금화할 수 있다. 북한이 받아들이지 않겠지만, 물건이 들어가면 시장 경제가 활성화할 수 있다.

문제는 현재 김정은 머릿속에 ‘시장 경제 플랜’이 있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다는 점이다. 시장 경제 체제로 변환하는데 가장 시급한 건 앞서 말했듯 화폐를 살리는 것이고,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게 노동당을 정상화하는 것이다. 현재 북한에서는 사람들이 노동당 당적을 버리려고 한다. 과거에는 당원들이 엘리트였다. 그런데 동구권이 무너지는 과정을 보면 붕괴의 전조로 ‘돈과 백’을 써서 당적을 버리려는 현상이 있었다. 자신들의 비즈니스도 바쁜데 당원 의무가 발목을 잡기 때문이다. 과거 동구권이 무너지기 전에 이런 유머가 있었다. 국가에서 공산당 당원이 빠져나가니까 ‘공산당 당원 증가 운동’을 벌였는데, 당원 한 사람이 한명을 입당시키면 회의 불출석을 허용했다. 2명을 입당시키면 탈당할 수 있는 권한을 줬다. 3명을 입당시키면 아예 당적을 없애줬다. 농담 같은 현실이었다. 지금 북한에서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北최고 권력기구인 노동당 정치국 회의 - 지난 4월 9일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에서 정치국 상무위원(4명)과 위원(13명)들이 손을 들어 표결하고 있다./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노동당이 자리 잡으면 오히려 북한 사회주의 체제가 공고해지는 것 아닌가.

“파국을 막으려면 당을 정상화해 중국이나 베트남 공산당의 길을 가라는 것이다. 이른바 ‘백두 혈통’의 운명과 북한 노동당이 운명을 함께할 필요가 뭐가 있겠나. 사실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 세습 때문에 모두가 희생해온 것 아닌가. 얼마나 비효율적이고 낭비적인가.”

-김정은은 당연히 그 길을 가지 않으려고 할 텐데.

“그게 문제다. 다만 김정은은 그런 길을 가도 정권을 유지할 수 있다는 착각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누군가는 김일성이나 김정일을 ‘천재적 지도자’라고 하는데 나는 전혀 동의할 수 없다. 다만 이미지 정치를 잘했다는 점에는 동의한다. 그런데 이미지는 내용이 없는 허상이다. 김일성과 김정일은 허상 속에 살았던 인물이다. 자기들이 의도한 이미지에 스스로가 취해서 허상 속에서 허위 보고와 허위 기만으로 정권을 채웠다. 김정은 역시 똑같지 않을까. 밑에서 (경제 상황과 관련한) 보고를 제대로 할까 의문이 든다. 역사적인 경험에 따르면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시스템이 붕괴하거나 파국적 결과로 간다. 쿠데타나 인민 봉기 가능성 역시 있다. ‘북한 주민들은 이미 세뇌가 돼 있어 이런 것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얘기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시장, 북한 장마당이 경제뿐 아니라 사회 문화 의식 전반에 걸쳐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장마당이 활성화돼 있기 때문에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와 있다.”

-국내 보수 진영에는 북한과의 대화 국면, 이른바 ‘평화 공세’가 계속되면서 걱정의 목소리가 많다. 

“내가 만약 야당 전략가라면 북한에 대한 평화 공세를 적극적으로 환영할 것이다. 그래서 북한이 더 적극적으로 개혁·개방에 나올 수 있도록 하자고 할 것이다. 지금 벌어지는 비핵화 관련 논의는 허상이다. 가정에 가정을 더한 논의다. 실체적인 게 없다.”

-미북정상회담 결과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실망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북한의 현실을 잘 모르는 것 같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왜 이렇게 사대주의적인지 모르겠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모든 것을 걸었다가 또 실망하고 있다. 그럴 필요가 없다. 북한은 경제를 일으켜야 하는 내부 과제를 안고 있다. 대외적인 퍼포먼스는 중요하지 않다. 고르바초프 경험을 보라. 몰락 이전 고르바초프는 세계를 돌아다니며 환영받고 노벨상을 받았는데, 지금 그것을 누가 기억하나. 중요한 건 내부의 일을 해결하는 것이다. 어떤 나라도 외침에 의해 망한 나라는 없다. 외침에 의해 망한 나라는 내부가 이미 무너져 외침을 받을 만한 상황이기 때문에 망한 것이다. 반대로 외침이 왔어도 망하지 않은 나라는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9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연회에서 건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은 그래도 최근 대화 퍼포먼스를 통해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않았나.

“지금 북한에 중요한 것은 핵과 평화협정, 이런 게 아니다. 북한은 이미 급변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김정은이 집권하면서 무수히 많은 사람들을 숙청하고 자리에서 물러나게 했다. 그러면서 핵실험을 하고 핵 완성을 선언하는가 하면 갑자기 대화를 하겠다고 했다. 또 갑자기 대화를 안 하겠다고 했다가 회담장에 들어섰다. 이 모든 과정이 바로 급변이다. 우리는 너무 일상화돼 있기 때문에, 평화 무드에 빠져 이런 변화를 못 느끼고 있다. 하지만 나중에 역사적으로 돌아보면 ‘김정은이 이때 급변의 롤러코스터를 탔구나’라고 깨닫게 될 것이다. 우리가 대화를 하든 무엇을 하든 간에 이미 북한은 급변에 들어갔다. 난 지금 북한을 ‘갈팡질팡’ ‘혼비백산’이라고 평가한다. 살아남기 위해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는데 자신들은 그 사실을 모른다. 어떻게든 급변을 막아보려고 아랫돌을 빼 윗돌을 괴고 있다. 장마당이 늘어나는 것, 시장 경제를 인정하는 것은 김정은으로서는 자기 통제력 상실이다. 내가 김정은이라도 답이 안 나온다. 결국 ‘내폭’ 내지는 ‘내파’로 이어질 것이라고 본다. 중국 공산당은 이런 위기가 있을 때 ‘리더십 체인지’로 위기를 넘어갔다. 소련 역시 리더십 교체가 있었다. 북한 노동당도 결국 중국·소련의 방식으로 급변 사태를 넘어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많든 진보(좌파) 학자들은 현 사태가 낙관적으로 풀릴 것으로 전망한다. 

“이분들 역시 자신감이 없는 건 매한가지다. 2000년대 초반, 평화 분위기가 형성됐을 때 이분들은 ‘북한은 핵을 가질 생각도 없고 의사도 없다’고 했다. 그러다가 북한이 핵실험을 하니까 ‘협상용이다’라고 했다. 그런데 핵실험을 수차례 하면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 분명해지자 인지부조화가 생긴 것 같다. 이번에는 ‘김정은은 이전의 지도자와는 다르다’라고 하고 있다. 객관적 평가보다는 염원적 평가를 하고 있다.”

-김정은 체제가 왕권 처럼 유지되고 권력은 당이 이끌어가는 방식은 불가능할까.

“김정은 체제는 거짓말을 너무 많이 했다. 주민들에게 진실이 드러날 경우 ‘노동당의 정권을 찬탈한 왕조’라는 비판에 휩싸일 것이다. 북한이 지금까지 개혁·개방을 못한 이유도 자신들 거짓이 드러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2013년 마지막 아리랑 축전을 상징적으로 봐야 한다. 이때를 분수령으로 그 이전에는 원조나 지원을 통해 장마당을 축소하는 통치 행위를 할 수 있었는데 이후로는 그런 방식의 정권 유지가 어려워졌다.”

-그렇다면 우리가 할 일은 무엇인가.

“우리는 현재 우리의 위치를 잘 지키면 된다. 역사적으로 인간 삶의 질은 기술 진보로 개선돼 왔다. 고종황제가 쓰던 수세식 화장실, 전화기가 대중에게 보급돼 이제는 누구나 쓰지 않느냐. 비행기도 예전엔 일부 특권층만 탔는데, 이제는 웬만하면 다 탈 수 있다. 기술의 진보는 인간의 탐욕에서 비롯됐다. 이익을 좇다 보니 기술이 발전한거다. 세계는 이런 식으로 움직이는데 북한만은 아니다. 그러니까 너무 초조해할 필요 없다. 지금 가장 초조할 인물은 김정은이다. 북한의 변화에는 한국이라는 변수가 있다. 어느 순간이 되면 우리가 북한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게 될 것이다. 흡수 통일을 말하는 게 아니다. 나는 통일의 지향은 흡수가 아니라 ‘수렴’으로 가야 한다고 본다. 만약 통일이 된다면 제도는 어떻게 할 것인가. 북한의 제도와 남한의 제도를 더한 다음에 2로 나눌 것인가. 언어 역시 마찬가지다. 서울 표준어와 북한 문화어를 합친 다음에 나누기 2를 할 것이냐. 결국 북한만 변화시키는 게 가장 저렴하며 이른바 수렴 통일이다. 또 이것이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통일이기도 하다.”

☞이지수 명지대 교수 :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러시아 연방 외무성 외교아카데미, 러시아 과학 아카데미 극동연구소 등을 거쳐 러시아 모스크바 대학에서 ‘소련의 대북한 정책(1945~1948)’ 논문으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한국정치연구소 상임연구위원, 편집위원을 역임하고 현재 명지대학교 사회과학대 정치외교학과, 북한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6/20/201806200333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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