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May 16, 2009
처음 경험해 본 '찜질방'풍물
고국방문시에 꼭 들려 볼곳이 '찜질방'이라는, 셀수도 없는 그얘기들을 많이 들어 왔었다. 그사이 내가 살고 있는 토론토에도, 어느 돈많은 한인 실업가께서 최근에 토론토 북쪽어느 지역에 '찜질방'을 open했다는 얘기는 들은바 있었지만, 우리내외는 아직까지 가보고 싶은 생각이 없어서, 한편으로는 궁금하면서도,고국방문시에 직접 경험해 보리라 마음속에 다짐(?)했었다. 그런데 실질적인 '찜질방'문화를 직접 접해 보는 기회를 얻었다. 아내의 친지들이 우리 부부의 촌놈행세하는 소리에 자리를 만들어, 구석기시대 사람 현대인으로 만들기 위해 찜질방을 먼저 경험시켜야 된다고 서둘러 용산기차역에 있는 찜질방으로 몰려 갔었다.
우선 대부분의 고객들이 남자보다는 여자들이 더 많은것 같았다. 입구에서 티켓을 구입하고( 가격은 잘 모르겠다), Counter에서 건네주는 찜질방에서 입어야 하는 옷한벌씩과 Locker열쇠를 건네받아 손에 들고, 그옆에 있는 신발넣은 곳으로 가서, 내 번호를 찾아, 신발을 집어 넣고, 건네받은 열쇠을 이용하여 잠그고, 일행을 따라 들어가는데, 남자는 남탕으로, 여자는 여탕으로 들어가야 한단다. 졸지에 나혼자 떨어져 남탕으로 들어가 나의 Locker번호를 찾아, 옷을 바꾸어 입고, 주위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아까 남탕, 여탕으로 서로 갈라서기전, 친지 한분이 분명히 옷을 갈아 입은 다음에 수영장에서 만나자고 약속한 것을 나는 새까맣게 까먹고, 남탕안의 이곳 저곳을 산책(?)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많은 남자들이 알몸으로 한곳의 문을 열고, 어떤이는 입에 Tooth brush을 물고, 들어 가기에, 나는 바꾸어 입은 옷을 입은채로 따라 들어가 보았다. 그곳은 샤워장과 물의 온도가 서로 다른 (최고 43도에서 냉탕까지)욕탕이 여러개 있었다. 샤워하는사람, 욕탕에 들어가, 복잡한 세상만사 잠시 뒤로한채 눈을 지긋히 감고, 묵상(?)하는사람..... 맨끝으로 걸어가 열려 있는 다른방안으로 들어가 보았더니, 팬티 차림으로 있다가, 어서 오십시요 라고 인사한다. 멋적어 이곳이 뭐하는 곳이지요? 라고 물었더니, 그사내들은 나를 쳐다 보면서, 때미는 곳이라고 알려줬다.
입장료와는 별도로, 그들은 수수료를 받고 사람들의 온몸의 때를 밀어주는 '때밀이'란다. 그환경에 익숙치 않아 그냥 나왔다.
공동휴계실이라는곳에 들렸다. 그곳에는 입구에서 나누어준 옷을 입고 쉬고있는 남녀들이 많이 보였다. 어떤이는 따뜻한 바닥에 누워 잠자는 사람, 끼리 낄 모여 잡담하는사람, 안마용 의자에 앉아 자동안마를 받는 사람...... 그안쪽으로 다른방이 있어 들여다 봤다. 그곳에는 내와 벽돌로 만들어 논 별도의 조그만, 마치 이글루처럼 지어진 곳이 여러개 있었다. 황토벽돌로 쌓아, 그곳에서 몸에 좋은 적외선이 나온다고 한다. 다른방에 들렸더니, 그곳은 내가 들어갈수 없는 고온을 유지하고 있는 가마솥이라는 방이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열심히 땀을 흘리고 있었지만, 난 그냥 나왔다. 뜨거워서 버틸수가 없었던 것이다. 또 다른 방에 들렸더니, 그곳에는 Ice가 덮혀있는 냉방이었다. 그곳또한 너무나 추워 들어갈 재주가 나에겐 없었다. 다시 옆으로 층계를 몇계단 내려가는데 또다른 방이 있었다. 더운 여름날의 온도를 유지하고 있는 그방에는 바닥이 울충불퉁 돌로 되여 있어 걸으면서 발마사지를 하는곳 같았다. 방의 한쪽에는 우리키의 절반 높이로 마루바닥이 있고, 그곳에서 사람들은 서로 담소 하면서, TV를 즐기고 있는 모습이 한가로워 보이기도 했다. 그곳에서 넓은 홀에 나왔더니, 여친지분들이 바닥한곳에 자리하고 앉아 담소 하고 있으면서, 어디 있다가 지금 오느냐고 야단이었다. 수영장에서 오랫동안 기다리다, 안오기에 포기하고 이곳에 왔다고 설명한다. 아차 그랬었구나..... 구경하다가 앗차 했노라고 사실을 그대로 토로할수 밖에 없었다. 역시 구석시 시대의 인물이라고 놀려댄다.
넓은 홀한편에는 먹거리를 팔고 있는 여러개의 코너들이 있었다. 그곳에서 먹고싶은것은 다 돈주고 구입해서 먹는 것이다. 스낵과 음료수, 기타 등등.... 너무나 편리 하다. 간편하다. 규모로 보아 찜질방은 기업임에 틀림없을 것 같았다.
수영장에 들렸다. 실내 온도에 꼭 맞게, 보이는 하늘은 옥외로 착각할 정도로 자연스럽게 구름이 흘러가는 하늘을 보여 주고 있었다.
그곳에서 유리벽으로 된 건너편에는 Main Food를 파는 식당이었다. 그곳에서 식사를 하잔다. 맛은 별로 였다. 한친지가 집에서 만들어온 김밥을 꺼내 모두가 주문한 음식과 같이 먹고 있는데, 여자 종업원이 와서, 외부에서 진입한 음식은 이곳에서 먹을수 없다고 눈을 흘긴다.
그들의 입장에서는 당연지사일것 같았지만, 한편으로는 음식을 사먹는 손님인데..... 그런 생각도 들었었다.
이제는 나혼자 황토벽돌로 쌓아 만든 조그만 이글루로 들어가 땀을 흘려 보았다. 나도 모르게 어느새 잠들었었나 보다. 주위에 다행이 아무도 없었지만, 코를 골지 않았었나 머쩍기도 했다. 이번에는 처음에 들렸던 방에 들어가기위해 몸에 걸쳤던 모든옷을 다 버렸다. 샤워를 먼저하고, 여러개의 욕탕중에서 내체온과 맞게 온도표시가 되여 있는 탕에 들어갔다. 한참 있으니 조금 차거운 기분이 들어 이제는 41도를 가리키고 있는 탕에 들어가 봤다. 나에게 꼭 맞는 온도 같았다. 눈을 지긋히 감고, 지난 며칠간의 고국방문에서 겪었던 일들을 되살려 봤다.
과연 나는 어디에 속하는 존재일까?라고. 분명 찜질방문화는 고국에서는 가장 평범한 대중문화인데, 나에게는 낯설고....
그렇타고 그문화가 부러운것을 느끼지도 못하고..... 피로할때 한번씩 와서 느긋한 맘으로 육체적 정신적 복잡함을 마음 깊은곳으로 부터 확 풀고, 재충전하는 진정한 피로회복 공간을 형성하는 장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에서, 토론토에 되돌아 가면, 그곳에도 한번 들려볼 생각이다.
디카를 들고 찜질방에서 사진을 찍는것은 쉽지가 않았다. 옆에서 나를 보는 시선이, 마치 어느 정신나간 사람이 하는짖 아닌가?라고 보는것 같았다. 특히 욕탕에서는 플래쉬도 끄고, 멀리서 Zoom-in하여 촬영 하느라 어렵기도 했었으며, 그분이 누구인지는 몰라도, 미안하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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