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June 30, 2008

여름에 함박눈이? 그것도 꼭 2 주간만.







함박눈이 펑펑 내린다. 매년 이맘때면, 즉 6월 중순부터 2주간 밤낯없이 내린다.
파란풀밭위에 하얗게 쌓여 있다가도 바람이 불면 다시 하늘을 이리저리 날아 다니면서, 아무데고 내려 앉는다. 그야말로 무법자처럼 말이다. 무슨 소리를 하느냐고? 의아해 할 충분한 의문을 내포하고 있는 말임에는 틀림없는 것이다.
나의 카테지는 온타리오 호수가에서 두집건너에 접해 있다. 호수옆이라서 큰포플러 나무들이 곳곳에 하늘 높은줄 모르고 가지를 뻗으며 힘차게 자라고 있는데, 이나무들이 매년 이맘때면, 꽃을 피워 바람에 날린다. 휘날리는 모습이 꼭 추운 한겨울에 함박눈이 흩날리는것 처럼 우리 카테지를 포함하여 인근의 모든 주택과 대지를 덮는다. 처음에는 빗자루로 쓸고 또 쓸고 했었는데......
이제는 아예 포기하고 내버려 둔다. 시골이라서 곤충들이 많이 서식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거미집은 집 처마며 기둥이며 나무가지며 아무데고 둘러 쳐져있어, 먹이를 기다리고 있는데, 요즘은 그들의 먹이인 곤충대신, 포플러에서 흩날린 하얀 Summer Snow 들이 거미집에 잡혀 바람이 흔들리고 있는 모습은,특히 처마의 거미집에 붙잡힌 하얀꽃송이들은, 마치 유령의집(Haunted House)처럼 만들어 버린다. 처음 이곳을 방문하여 이광경을 보는 친지들은 무척 신기해 하며, 시적 낭만적으로 생각하면서 운치 좋다고 하는데.... 그렇치 않다고 설명을 해도, 그들은 이해를 못하는 경우를 많이 겪는다. 후덥지근한 여름날씨는 때때로 소나기를 동반 하기도 한다. 쏘나기가 한바탕 지나가면, Summer Snow는 깨끗히 청소되여 본래의 모습을 보여 준다. 다시 해가 나고 바람이 불면, 언제 그랬냐는듯 다시 훨훨 꽃가루를 날린다.
차문을 열면, 날아 다니는 하얀 꽃가루들이 먼저 알고 안으로 침입하는 것은 다반사다. 분명히 차문을 열기전, 주위를 살피곤 하는데도...... 그들이 차안에 침입하게 되면, 청소하기가 쉽지가 않다.
좌석구석이나 좁은 공간에 파고 들면 청소 하는데 골치를 더 아프게 할뿐, 도움은 전연 없는 귀찮은 존재다. 더워도 차창문을, 집의 창문을 열어서 찬바람을 환기 시키는 일은 그들의 꽃가루 흩날리는 작업이 끝날때인 6월 말경까지는 어렵다. 더운 여름을 시골의 한가한 카테지에서 서늘하게 보내면서, 삶을 즐기는 그여유속에 생각지도 않은 이러한 불청객들이 있어, 짧은 시간이지만, 카테지 생활의 작은 흠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어떻게 할수가 없다. 옛말에 빈대 잡기 위해 초가 삼간을 태운다는 그런 우를 범할수는 없는것 아니잖는가. 그래도 여름의 카테지 생활은 또 다른 삶의
의미를 터득하고 생각케 해준다. 내일쯤이면 다끝날것 같다. 그러면 다시 청소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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