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April 17, 2012
친지부부들과 함께 남해안 일대 벗꽃 여행
홍천에서 여생을 보내고 있는 친지부부는 새벽같이 짐을 꾸려 서울에서 준비하고 있는 우리 부부, 숙자부부 그리고 또 다른 두친지들한테 달려왔다. 지난해에도 그랬드시 이번에도 친지분들은 우리를 위하여 남해안 섬진강과 지리산 그리고 하동일대를 둘러 보러,일행 모두가 홍천친구의 차에 몸을 싣고 복잡한 서울거리를 빠져 나가기위해 한남 대교를 거쳐 경부고속도로위를 달렸다. 이른 아침의 상쾌한 공기맛을 느낄것 같다.
지리산은 여전히 우리를 반긴다. 뱀사골, 피아골, 노고단, 그리고 천혜사입구를 거쳐 지리산횡단을 하면서 펼쳐지는 파노라마는 우리일행을 유혹하고도 남는다.
피아골을 지나 조그만 이름모를 마을에서 '고로쇠'물을 사용하여 간장을 담그는 광경도 목격했다. 고로쇠물은 지난 2월초부터 추출하기 시작하여 아직도 채취하고 있었다. 고로쇠물은 캐나다에서 Maple Syrup을 만들기위해 채취하는 Sap(수액)과 같은 것 같으나, 열심히 간장독에 고로쇠물을 퍼붓는 주민의 말로는 단풍나무와는 다른 나무에서 채취하는것이라고 설명도 해준다. 고로쇠물의 맛은 Sap과 비슷했다. 감칠맛나는 간장맛을 볼수 없음이 아쉽기만 하다.
쌍매화 마을에는 많은 관광객들이 북적인다. 길가에서는 갓 만들어온 쑥떡을 콩고물에 묻혀서 구경하고 있는 관광객들에게 Packing 하여 팔기도 한다. 그옆에는 길가에 좌판을 벌려놓고 산에서 채취해온 봄나물들을 팔고있는 할머니들의 모습을 보면서, 옛날 고향생각을 하게 했다. 쌍매화 농원의 주인은 한국에서는 유명한 인사가 되여 TV에 많이 출연하여 이곳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잘 알고 있는것 같았다.
인터넷을 통하여 '오늘만 같아라'연속극에서 거만하고 깍쟁이 엄마로 출연하고 있는 Talent 견미리씨가 이곳에서 촬영을 마치고 언덕을 내려오면서 우리 일행과 마주쳤다. 뜻밖에 배우를 보다니.... 화면에서는 몸집도 큰 여인으로 보였었는데, 실제로 옆에서 보니 자그만한 체구에 중년의 여인으로 빈틈이 없어 보이는 암팡진 여인으로 보였다. 같이 사진 한컷하자고 제안 했더니, 웃으면서 같이 사진촬영을 해준다. 캐나다에서 온 교포인데 '오늘만 같아라'연속극을 잘 보고 있었다라고 얘기 했더니 화사하게웃는다. 역시 배우는 아무나 못하게 되는가 보다. 그렇게 깍쟁이 엄마가 '복희 누나'에서는 아주 시골스런, 시어머니를 정성으로 모시고 사는 착한,아낙네 역활을 하는것을 보면서.....
섬진강변을 따라, 활짝 만개한 Cherry blossom은 포근한 겨울 날씨에 사뿐히 내리는 함박눈이 하늘에서 내리는것 같은 착각이 들정도로 나무에서 떨어지면서 흩날린다. 분명 봄이 오고 있다는 신호인것 같다. 이상하게도 남쪽지방 어디에서나 길가에는 벗꽃나무들로 꽉 들어서 있다. 그옛날 내가 고국에서 살때는 벗꽃나무는 일본사람들의 꽃이라 해서 진해 군항제에서나 겨우보게 되는 정도로 희귀 했었는데.....
변산반도를 거쳐 새만금 방파제위로 뚤린 군산까지의 30킬로가 넘는 방파제위를 달리면서, 인간의 힘은 그능력이 무한정임을 느끼게 하고도 남는것을 깊이 느꼈다. 몇년전 이곳을 방문했을때는 아직 일부구간이 완성되지 못하여 중간쯤 달리다 다시 부안쪽으로 되돌아왔던 기억도 난다. 자연환경 훼손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매일 데모해대는 환경론자(?)들 때문에, 국책사업이 중단되는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 그때는 난무 했었다.
방파제위를 달리지만 그끝이 나오지 않는것 같은 착각이 든다. 옛날에는 부안에서 군산을 갈려면 자동차를 타고도 하루가 걸렸었지만, 이제는 불과 20여분안에 해결된다.
논개의 사당도 구경했다. 강가의 누각에서 술향연이 벌어지고 있을때, 기생 논개는 일본적장을 껴안고 수천길 낭떨어지 강물속으로 떨어져 최후를 마치고 적장을 죽인 애국자였던것은 알고는 있었지만, 새로운 사실은 그의 성(Family name)이'주'씨였고, 그는 원래 기생이 아니었었다고 한다. 나라를 일본야만인들에게 빼앗긴것을 안타까이 여겨, 당시 진주군수였던 남편의 양해를 얻어 기생으로 변장하여 적장과 술좌석을 벌이다가 장열하하게 최후를 마쳤다는 역사속의 얘기는 나로서는 처음듣는 애국자의 모습을 보는것 같았다.
일행 모두는 흘러가는 시간들을 아쉬워 하는것 같았다. 이제 헤여지면 언제 다시 또 재회를 할수 있을것인가(?)에 대한 애틋한 아련함으로, 즐거워하는 한편으로는 어두움이 되살아나는것을 본다. 몇시간 후면 우리는 짐을 꾸려 다시 수만리 멀리 떨어져 있는 토론토로 되돌아 가야만 한다. 왜 떨어져 살아야 하는가?
차창밖으로 멀리 보이는 전주 근교의 마이산이 여러 형태의 모습으로 시야에 들어온다. 다시 또찾게 될것이라는 기약이없는 우리 일행의 이번 여행길을 저 마이산은 마치 훤히 꿰뚫고 있는것 같이 보인다. 두귀를 쭝끗하게 세우고 이상한 소리를 들을려고 하는 한마리의 말이 움직일려고 하는것 같은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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