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November 10, 2011

10월26일 오후, 구돌장논과 잿빛두루미,가수일행 그리고 일몰의 환상(청산도)






















10월26일 오후, 구돌장논과 잿빛두루미,가수일행 그리고 일몰의 환상에 취하다

청산도에만 있는 구돌장논을 봤다. 척박한 땅의 논을 개척하기위해 논바닥의 흙을 파내고 돌을 그속에 묻고 다시 흙을 쌓아만든 논으로 마치 온돌방을 연상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는 개념이었다. 우리의 조상들은 이런곳에 까지 지혜를 이용했던 것이다.

청산도에는 관광객들을 위한 관광코스가 10개 있었는데, 대부분 걸어서 한시간 이내에 다닐수있는 짧은 거리였다. 우리는 처음계획했던데로 제일코스를 따라 해변가로 이어진 Trail을 걸기 시작했다. 마침 썰물때라 조약돌로 뒤덮힌 해변가에서는 동네 아낙네들이 뭔가를 Pick up하는것을 볼수 있었다. 한가롭게 우리눈에는 보였지만 그들에게는 생업의 일부이었으리라.

마침 오늘이 노인의 날이라해서 경로잔치가 노인회관에서 벌어지고 있어, 우선 발길을 그곳으로 돌렸다. 광주에서온 유명한 가수라는분들이 열창을 하고 있었다. 입구에는 커피와 Snack이 있어서 주섬주섬 담아 한접시 채워들고 자리를 잡고, 그분들과 어울려 노래를 들으며 어렸을적의 향수에 젖어 살아온 삶을 되돌려보는 순간을 갖기도 했다. 우리의 복장에서 외부에서 온 손님으로 함께한 노인들은 인지를 하고 있는것 같았다. 익살스러운 사회자의 언어와 손발짖이 어렸을적에 보았던 악극단의 MC를 연상케해주어 그속에 빠져 들었다. 고향은 그래서 좋은것인가? 노인(Senior_)들에 대한 대접(Respect)이 눈에 띄게 여러면에서 많이 향상되여 있고, 그혜택을 잘 받고 있는것으로 느낀것은 이곳에서만이 아니고 이번 여행중 어디를 가나 그러한 느낌을 받았다. 특히 수도권에서는 전차 뻐스를 무료로 승차하도록 배려하고 있었다.

MC의 소개로 가수 '박대봉'이 올라와 구수하게 가요를 불러준다. 옆에서 박자를 넣어주는 MC가 바람을 잘 잡아주어 더 흥이났다. 면장님도 올라와서 노인들을 위해 2곡이나 불러주는 열성을 보이고, 뒤이어 여자가수분들이 올라와 구성지게 불러댄다. '리'단위로 참석한 노인들의 노래자랑도 재미 있었고 그노래속에 삶아온 삶의 한이 섞여 있는것 같이 느껴졌다. 노인들이 불러주는 가요가 오죽하겠는가. 그래도 흥은 더 있어, 나와 Lunar도 분위기에 어울려 손벽을 치면서, 마음속에서는 나에게도 기회를 주면 한번 감정을 넣어 불러보고픈 아쉬움도 있었다.

민박집주인을 만나러 그녀가 일하고 있는 여객선 대합실로 가는길에, 낯에 생선회를 먹었던 곳을 지나는데, 그곳에는 아까 노인회관에서 구성지게 노래를 불러주었던 가수일행과 MC가 소주와 막걸리를 곁들여 생선회를 먹고 있었다. "아까 노래 잘 불러 주셔서 고향의 맛을 한껏 느꼈읍니다. 감사 합니다."라고 인사를 했더니, 의외라는듯이 허리숙여 인사를 하는게 아닌가.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저를 기억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 손을 잡고 그들 자리로 합석을 억지로 하게 한다. 이것이 바로 고향의 인심인것이었다.
사진도 같이 찍고.... 인터넷 까페를 운영하고 있는데, 그곳에 사진을 올려 놓겠다고 너털웃음을 한다. 자기를 알아봐 주는 우리를 마음으로 부터 고마워 하는 것이었다. 그는 무명 가수로 광주지역에서 몇십년을 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보장은 없다는식의 한탄(?)을 내비쳤다. '현철'같은 대가수도 20년 이상을 무명으로 했다는데, 곧 햇볕이 들날이 올것으로 믿는다라고 응원했더니 더 좋아한다. 쌀막걸리를 넙죽넙죽 받아먹은게 벌써 3잔째인데, 옆방에서 근무하고 있던 민박집 아줌마가 일을 마치고 집에 간다고 연락이 와서, 흥이 한참인 판을 깨트리고(?)빠져 나와야 하는 아쉬움을 그들과 나누면서 헤여지고 말았다. 그분들이 가수로서 잘 되기를 마음속에서 빌어줄수밖에....

해뜨는 마을을, 오후에는 민박집주인댁의 안내로,보았다. 해가 뜨는 이른 아침이었으면 참 좋았을텐데..... 그러나 주인댁은 우리를 그녀의 차에 태우고 바삐 한참을 달리더니 섬의 서쪽끝에 있는 해수욕장입구에 내려 놓으면서, 이곳이 일몰을 보는 곳이라고 했다. 해가 산봉우리속으로 자취를 감추기 불과 3분전쯤 된것 같았다. 사진을 몇장 찍어 보았지만, 눈으로 보는 Scene과 비교하면 너무나 빈약하여 마음에 들지 않았다. 붉게 물들은 주위하늘과 맛닫는 바닷물이 수평선을 이루어 장관을 이룬다. 주인아줌마가 이광경을 보여주기위해 마음 바쁘게 차를 몰아 여기까지 온 이유를 알것 같았다. 주위가 붉게 물든 해지는 순간을 보면서, 어렸을적에 누나가 서산넘어 해지는 그곳뒤에는 큰 바다가 있는데, 바닷물이 뜨거운 해때문에 부글부글 끓는다는 동화같은 얘기를 해주었던 기억을 되살려 주었다. 발아래는 해수욕장이 쓸쓸하게 저녁을 맞이하고 있었고, 모래사장뒷편 언덕에는 크나큰 소나무숲이 장관이다. 여름철 제철에는 피서객들이 수영을 하다 소나무숲밑에서 망중한을 즐기는 그림을 그려본다. 이다음에 또다시 이곳에 오게될 경우에는 꼭 여름철에와서 수영을 해 보리라.

육지에서나 캐나다에서도 보기드문, 잿빛두루미 한마리가 여유롭게 바닷가해변을 미끄러져 간다. 짝이 있다면 또한마리가 보여야 할텐데..... 사진을 찍어 볼려고 가까히 접근하려 했는데, 이친구가 먼저알고 멀리 날아가 버린다. 마치 백조가 날아가는것 처럼 아름답다. 이들이 잘 번식하여 더 많은 잿빛두루미가 이청산도에서 서식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귀한 조류를 이곳에서 본것, 행운이다.
건너편의 바닷가 붉은색을 띄는 바위가 바로위의 소나무숲과 바닷물과 어우러져 색다른 감각을 품어내어 이채롭다.

청산도는 일명 '슬로시티'라고 불렸다. 언뜻들어서는 이해가 안되여 설명문을 들여다 봤다. 영어로 'Slow City'였다. 왜 이런 단어가 부쳐졌을까? 의문을 품은채 둘이서 천천히 발길로 품팔이하여 여기저기를 구경하면서 스스로 터득하게 됐다. 자동차를 타거나빨리 걸으면서 지나치면 산야에 어우러져있는 깊은맛을 느낄수 없는 청산도 특유의 서민적이고도 옛정취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깊은 내면의 맛을 느낄수 있는 곳이기에 부쳐진 이름인것을 청산도를 떠나기 직전에야 터득했다.

청산리섬은 가는곳마다 깨끗했다. 길거리도, 집안에도, 명소에도 그리고 특히 변소는 도시에 비해 손색이 하나도 없이 잘 관리되고 있어 맡기싫은 냄새가 거의 없었다. 섬주민들의 정신의식과 관광지로서의 유지해야할 청결함의 필요성을 잘인식하고 있는것 같았다.
모든 시설물들이 거의 새로 건설된것도 한요인이 될수 있었지만, 주민들의 높은 정신의식이 이렇게 깨끗함을 유지하게 해준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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