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형부부와 우리 부부가 오랫만에, 아니 금년 시즌들어 처음으로 골프회동을 했다. 어제까지만 해도 바람이 불고 아직 마음을 을씨년 스럽게 했던 날씨가, 쾌청한 날씨에 바람도 거의 없다시피 해서 골프 하기에 최적(?_)인것 같았다. Aurora에 있는 Highland Gate골프장에서 오후 2시30분 Teed-off. 지난 겨울 큐바 골프 여행 다녀온 후로 금년도 시즌이 시작된후 Lunar는 처음 나들이 한것이고, 나는 두번째다. 2 Decade전에 와서 라운딩해본 기억이, 첫번째홀 Tee Box에 올라서면서,되살아 났다. 그사이 주위는 완전히 고급 주택들로 둘러싸여 처음 와본것 처럼 혼돈이 있었던 것이다. 콘도에서 부터 시간을 계산하여 약 한시간의 여유를 두고, 달려 갔는데 교통이 잘 소통되여 생각보다 약 20분여 빨리 도착 했었다. 아직 P형 부부는 보이지 않고.....
많은 골퍼들 사이에 한국분들도 부부끼리 팀을 이루어 한적한 오후를 즐기는 모습이 보기에도 좋았다. 우리의 Tee off시간 10분전 쯤되자 P형 부부가 멀리서 바삐 Pull Cart를 끌고 우리가 있는 첫번째 홀로 걸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그분들은 오후 1시까지 아들이 하는 store 에서 일을 해주고, 이렇게 달려온 것이다.
첫번째 홀에서 내려친 볼은 P형은 Fair way에서 약간 왼쪽으로 빗나가 Rough에, 내볼은 Fairway 오른쪽의 Sand bunker바로 앞에 떨어지는, 좀 골프를 했다는 사람들이 볼때는 엉망인 샷일텐데, P형이나 나 역시 '볼이 살았다' 라고 만족의 너털 웃음을 날리면서, 두분 여자분들이 Tee shot 하는것을 지켜 봤다. 우리 남자둘보다 실력이 좋아서 였을까(?) Fairway에 안착 시킨다. Cart를 제각기 끌면서 볼을 찾아 발길을 옮겼다. 마침 뒤따라 오는 다음 team이 눈에 안보여 여유가 좀 느껴져서 한가롭게 칠수 있어 더 좋았다.
며칠전에 P형이 전화를 걸어와 같이 골프 라운딩을 하자고 제의를 했다. Club Link에서 금년도 멤버쉽을 구입 했는데, Rolling Hill골프장에서 주로 라운딩 하는데, 5월 말까지는 Highland Gate에서도 라운딩 할수 있는 ticket이 여유가 있다고 설명까지 해주면서 수요일에 하자는 것이었다. 매일 오후 5시에는 그분들의 따님의 아이를 Kindergarten에서 Pick Up을 해와야 하기 때문에 마음 놓고 저녁 늦게까지 즐길 시간이 없는데, 오늘 즉 수요일에는 간호사로 일하고 있는 따님이 쉬는 날이기 때문에 같이 라운딩 하고 저녁식사도 같이 할수 있다고 했다. 우리 부부는 월요일에 Brighton의 Cottage에 올라갈 계획을 세워 두었기에 초청은 고마우나 시간이 맞지 않기에 다음에 하자고 후일로 미루었는데.....예상치도 않게 월요일에 Cottage에 갈수 없게 되였다. P형의 제안을 받아 들일수 없었던 거절이 마음에 부담이 되여, 다시 연락을 하여 수요일에 같이 라운딩 할수 있다고 했더니, 좋아라 하면서 Booking을 먼저 해놓고 다시 연락을 해주겠다고 했었다.
P형은 아직 이곳에 이민 오기전 고국에서 같은 직장에 다니면서 알게 됐던 사이인데, 이민은 그분이 우리 보다 약 1년 먼저 왔었다. 당시 언니네가 하는 가게의 물건을 구입하러 Cash and Carry 도매상을 따라 갔었는데, 그곳에서 일하고 있던 P형이 먼저 나를 알아보고 반가워 하면서 부터 지금까지 우정을 나누고 있다.
지금은 모두 결혼한 자식들의 아이들 보살펴주고, 또 아들의 가게에서 도와 주느라 마음놓고 시간을 내여 집을 비우는 기회가 거의 없이 열심히 자신들이 촛불이 되여 자식들에게 빛을 발하고 사는 분들이다.
우리 이다음에 은퇴하면 한곳에 옹기종기 모여 살면서 편하게 여생을 즐기면서 여행 다니고, 또 골프도 하고....등등의 장미빛 그림을 얼마나 많이 그렸었던가. 은퇴를 하면 모든게 그렇게 마음 먹은데로 이루어질거라는 희망은, 열심히 살겠다고 뛰어 다니는 새끼들을 보면서, 나 몰라라 외면만 할수가 없어, 오늘처럼 시간 내기가 무척 어렵게 은퇴 생활을 하고 있는 분들인데, 우리 부부를 Invite한것이다. 고마울뿐이다.
매년, 매번 만날때마다, Cottage에서 며칠 쉬면서 같이 라운딩 하자고 제안을 했었지만, 자식들이 더 걱정이 되여 기회를 만들지 못해, 그분들도 우리가 느꼈던것 처럼, 마음속에 늘 미안함을 안고 있었던것같다.
볼은 잘나가도 Nice shot, 못맞혀도 Not bad 으로 아우르면서, 그져 같이 걸으면서 살아가는 얘기들을 가식없이 있는 그대로 나누면서, 세상에 대한 불만, 자식들에 대한 서운함, 캐나다가 좋은 나라인것을 우리가살아 가면서 느낀점, Gas값이 천정 부지로 뛰어 앞으로는 골프치러 멀리 운전 나가는것도 쉽지않겠다는 일상에 대한 푸념, 밤에 기쁨조 노릇을 이제는 잘못하니 낯에 기쁨조 역활을 잘 해드리겠다고 말해 모두들 볼 때리는것을 잊어 버리고 한바탕 웃어 제끼게 해주는 Mrs P의 천연덕스러운 Joke 등등..... 여기서는 골프 스코어적는 카드도 필요 없다. 그만큼 마음과 마음으로 서로를 간파하고, 샷하면서, 발걸음 옮기면서 스코어를 대신하기 때문이다. 어쩌다 다른 분들과 라운딩 하다보면, 스코어에 신경쓰는 경우, 진정한 Fellowship을 나눌기회를 잃어 버리는 경험이 있음에 비추어 볼때, 오늘의 라운딩이 더욱 값져 보이고 마음에 새겨두고 싶다.
그래서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오늘 나의 샷은 다른때와는 다르게 비교적 Steady한것 같았다. 그만큼 라운딩 하기가 편했다는 뜻이다.
저녁식사까지도 푸짐하게 잘 대접 받았다. 저녁은 우리 부부가 부담하고 싶어, 잠깐 변소좀 다녀와야 겠다고 핑계를 대고 카운터로 갈려고 했더니, Mrs P가 꼼짝을 못하게 했다. 그래도 마음이 안놓였던지, 식사가 다 끝나기도전에 아예 계산을 다하고나서 다시 식사를 계속한다. 고맙기도 하고 미안 하기도 하고....
며칠후 Cottage에 가면, 연락을 할테니 며칠 시간내여 같이 골프도 즐기고, 주위 자연경관도 둘러 보자고 다시 제안을 했더니, P형은 그분 특유의 미소만 짖고, Mrs P는 나와 Lunar를 두눈으로 응시 하면서, 마치 "우리 사정을 다 알면서 그런 제안을 하면 내가 뭐라고 답해야 하겠소"라는 눈치다. 골프를 좋아하는 그분들의 마음은 왜 즐기고 싶지 않겠는가? 이민와서 지금까지 열심히 일한 그분들이기에 경제적으로 큰 부자는 아니여도 노년을 경제적 걱정없이 보낼수 있는 터전을 닥아논 성실함이 우리 부부가 그분들을 좋아하는 이유다.
헤어진후 열시가 넘어 집에 도착하자마, 바로 P형의 셀폰으로 고맙다는 Text message를 보냈는데, 아마 인식하지 못하고 그냥 지나쳤을 가능성이 높다. 얼마전에도 같이 Fellowship을 나누고 메세지를 보낸일이 있었는데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Function에 대해 오직 전화통화 하는것만 이용하고 있다는 증거인데, Text 메세지의 편리함을 알려준일이 있었다. 그분부부가 메세지를 읽고 안읽고와는 상관없이 그져 나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 였으니까....그만큼 세상을 복잡하게 살지않고, 주어진 여건속에서 평범하게, 꼭 필요할때만 문명의 이기를 간단하게 생활에 활용하는 정도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증거로 나는 보고 있다.
이제는 Cottage에 가서, 여름 생활을 즐겨야겠다. P형 부부가 시간을 내서 한번 온다면 더좋은 시간을 보낼수 있을테고, 그렇치 않으면 매년 해온데로 Lunar와 같이 세상사 복잡함을 뒤로 두고 한적하게 길지않은 여름시간을 골프와 주위 자연경관을 둘러 보고, 비오는 날이면 한시간이상 달려 Kingston으로 쇼핑도 가고....주말이면 다시 토론토로 되돌아와서 친지들 만나보고, 공과금 납부도하고 그렇게 보낼것이다. 감사.
좋은 시간을 보내셨네요. 스코어카드가 없는 라운딩을 하셨다면 정말 편한 사이군요.
ReplyDelete카티지에서는 그럼 다시 장작과 얼음을 비축해 놓으셔야... ^^
Oldman님, 반갑습니다. 지난 겨울에는 저희 부부가 우리와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여겼던 감기를 앓아 고생을 많이 했어요. 어머님 건강은 회복 되셨겠지요? 아직까지 카테지에는,날씨의 변덕 스러움에 움추리고 있었는데 내일쯤 가볼려고 생각하고 있어요(5/23). 이번 시즌의 카테지 생활은 날씨의 변화에 따라 요동칠것 같군요. 허긴 온 지구가 난리 법석이니...
ReplyDelete장작, 얼음요? 글쎄요. 아직은...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