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October 11, 2010
Albion Hill에서 친지들과 Thanks Giving Day Trail Walk.
햇볕이 쨍하고 눈부시지는 않았지만, 추수감사절날임을 느끼기에는 충분한, 춥지도 덮지도 않은 그래서 겉기에 안성맞춤인, 전형적인 가을날이었었다. 부지런히 일하던 일손을 잠시 놓고, 일년동안 심고 가꾸고 맺어온 결실의 수확을 감사하는 추수감사절인 오늘, 참으로 오랫만에, 매주 같이 얼굴을 맞대고 신앙생활을 해오던 같은 또래의 친지들과 단풍놀이겸 Trail Walk을 실행 하기로 하고, 약 한달전부터 계획하고 준비하여 왔었다.
참석한 거의 모든 친지들이 부부동반으로, 오랫만의 나들이이기도 했지만, 불타는듯한 단풍을 구경하고, 바닥에 떨어져 쌓여 있는 낙엽을 바스락 바스락 밟으면서 걷는속에서, 마음들은 몇십년전의 젊은 청춘이었을때 단둘만(?)이 걸어보았던 오솔길의 아름다운 기억들을 회상하는 표정들을, 삼삼오오 구룹을 이루면서 발길을 떼는 모습에서 읽을수 있었다. 모두가 꿈같이 빨리 흘러간 세월에, 그리고 앞으로 남은 삶에 대한, 구상들도 서로 나누면서, 복잡한 세상사를 잠시나마 뒤로 밀어놓고, 심호흡을 하는 모습들이 보기에도 천진난만해 보인다. 모두가 지금의 순간처럼 남은 삶도 이어졌으면 하는 마음이 가슴속 깊이 박힌다.
빽빽하게 들어선 단풍나무숲속으로 쭉 뻗은 Trail 은 걷기에도 그만이었지만, 보는 눈도 무척 시원하게 해준다. 가끔씩 하늘을 꽤뚫을듯 높이 솟아 있는 나무숲사이로 뻗쳐 내려쬐는 햇살도 운치를 더해 주어, 천연색의 옷들로 장식한 친지들의 모습과도 잘 어울려 보인다.
원치 않지만, 불청객으로 찾아온 병마와 시달리는 친지분들도, 창조주께서 허락해 주신 아름다운 자연을 보고 또 그속에서 어울려, 감사함을 같이 느끼고져, 오랫만의 나들이를 하는 모습에서 생기를 본다. 나이를 먹었다고 생각하는 마음마져도 어린 아이가 되지 말라는법은 없는것임을 그들에게서 본다. 앞에 Stile이 있어 그것을 밟고 넘어야 하는 Trail 표시가 있다. 불편한 친지들이 넘기엔 무리인것 같아, 그들은 발길을 되돌려야만 했다. 마음은 그것이 아닐텐데.....어쨋던 같이 완주는 못했어도 그들의 용기가 자랑스럽고, 의지가 믿음직 스럽다. 더 빠른 속도로 쾌차 할것이라는 확신을, 모두가 똑같이 한치의 의심도 없이 믿고 있는것도 봤다. 노랗고 빨갛게 변한 잎사귀들이 뱅글뱅글 돌면서 눈송이 내리듯 가끔씩 날리는 모습도 이들과 잘 어울린다. 그속에 나도 끼어서 같이 걷는것이 얼마나 많은 축복인가. 신앙생활을 오랫동안 같이 하면서 때로는 어려움에 처했었던게 몇번이었으며, 기쁨을 서로 나누면서 바쁘게 살아온 그세월이 몇년이었던가? 이핑계 저핑계를 대고, 자신들을 위해서는 얼마나 시간을 투자 했었던가? 오직 앞길만을 보면서, 오직 딸린 가솔들을 위해서, 이민의 뿌리를 내리기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이면서 오늘까지 살아왔던, 고맙고 자랑스러운 친지들이다. 지금 이순간만큼은 그런 모습들은 전연 보이지 않고, 세상의 어지러운 세파를 알지 못하며, 천사처럼 해맑은 웃음을 선사 하면서 자라고 있는 어린 손자 손녀들처럼 맑게만 보인다.
오늘 우리가 걷는 Trail 구간옆에서 생업에 바삐 움직이시는 한친지가정에서, 만사 제쳐놓고, 오늘의 나들이 일행이 단풍겸 Trail를 하느라 허기진 배를, 배부르게 채워주는 성찬을 베풀어 주셔서, 추수감사절은 한층더 빛나는것 같았다. 쉬는날도 없이 바삐 일하면서도, 베품의 손길을 내민 친지댁에 그져 고마울 따름이고, 미안함 마음도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마음씀이 우리세대에 초기 이민살이를 하면서 오늘까지 지내온 보편적이면서도, 신앙의 힘으로 서로 의지 하면서 살아온 삶의 나눔에서 기인된 것임을 나는 이해 하고 있다. 이러한 아름다운 베품의 전통도 오래 오래 후대에도 이어졌으면 하는 마음이다.
최근에 같이 신앙생활을 시작한 Pastor께서도, 신앙로선의 설계와, 업무파악에 무척 바쁘실텐데도, 시간을 내어서 같이 걷고, 즐거워하시는 모습에서, 재충전의 바탕이 되고 있음을 느꼈고 또 오늘 행사의 무사한 진행과 마침을 위해 간절히 빌어 주시는데 마음이 뭉클하게 느껴졌는데, 참석한 모든이들의 마음도 십시일반으로 같았었던 것임을, 오늘 모임의 리더 되시는분의 감사기도에서 느낄수 있었다. 인생의 추수기인 가을철을 막 지내고 추워지는 겨울을 앞두고 살아가는, 오늘 참석한 친지들의 Fellowship은 더 진해 지리라. 친지들이여, 앞으로도 지금까지 살아온것 처럼만 남은 생애를 살아 가기를 빌어 드리겠소. 나와 Lunar는 당신들이 우리 부부를 친지로 인정해 줌에 다시 한번 감사할 따름이라오. 피곤하실 몸, 샤워로 확 푸시고, 좋은밤 보내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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