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October 23, 2021

보좌관이 불편한 질문 끊자 "비켜"…파월이 존경받게된 이 장면, 당연히 할말을 한것인데, 감명을 주는 이유가 있다. 우리의 고위공직자들이었다면?

 나는 "콜린파월" 장군이라고 부른다.  그는 정치인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가 군에서 옷을 벗고 이제 가족이 있는 집으로 돌아갈려고 할때, 공화당과 민주당에서는 그를 오는 대선에서 대통령후보로 나서줄것을 제안했었지만, 물론 정치적 색갈을 택해서 표현 하라면, 그는 분명 보수주의를 택하는 공화당쪽의 성향이 강한 인물이다.

그의 대답이 너무도 인상적이었다.  "이제 남은 생을 가족들과 조용히 보내고 싶습니다." 간단한 한마디를 남기고 아내 Alma가 있는 가족품으로 돌아갔었던, 그아름다운 순간을 기억하고 있다.  그때 번개처럼 머리를 스쳤던게, 만약에 똑같은 상황이 우리 대한민국에서 일어났었다면?....

https://www.cnn.com/2021/10/23/us/colin-alma-powell-love-story-cec/index.html

나는 그분이 군에서 옷을 벗고 나와서 "My American Journey"라는 자서전을 발표하고, 서점에서 판매가 시작된 첫날에 일부러 다운타운의 대형서점으로 달려가 구입해서 밤새 새도록 읽었었던 기억이 지금도 기억에 뚜렷하다. 

뉴욕 브롱스의 빈민가에서 성장하여, 세계 최강의 미군병력을 지휘했고, 걸프전을 단시간내에 승리로 이끈 명장. 한편의 드라마같은 그의 인생이 나는 너무도 부러웠었다.

그후, 2004년 그가 국무장관이던 5월 CBS 방송 'Meet the Press'의 진행자 러서트와 인터뷰하는 영상을, 파월이 별세했다는 소식을 들은후, 회상하면서 당시 파월은 요르단에서 위성을 통해 연결한 인터뷰였었는데, 한참 진행중, 갑자기 파월이 화면에서 사라져 버린 사고가 있었다.

뉴스보도에 따르면 당시는 이락포로사건이후 조기철군 필요성등이 제기되던 민감한 시기였었다고 한다. 인터뷰 말미에 러서트가"마지막으로 묻은 싶은것은 장관님이 2003년 유엔 연설에서..."라며 질문을 하는 도중에 파월장관이 갑자기 화면에서 사라지는 방송사고가 발생했던 것이다.  그리고 들려온 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렸는데 "인터뷰 끝났어요"라고.  목소리의 주인공은 '애밀리 밀러'장관공보좌관이었는데 몇십초 동안 이런대화가 오갔었다.(아래에 별도로 옮김)

애밀리는 매우 민감한 이슈였기에 이게 방송으로 전 미국인과 세계에 알려지면 장관을 비롯한 미공화당에 치명적인 타격이 일어날것을 염려한, 순간적인 기지를 발휘해서 마이크를 돌렸던것으로 이해를 했었는데..... 그러한 염려를 개의치 않고, 파월은 직접 다시 화면에 나와 마지막 인터뷰를 끝냈던 일화를 회상했던것인데,  NBC는 이를 편집하지 않고 여과없이 그대로 방송했던 것이다. 

 NBC인터뷰에서 '러서트'가 하려던 질문, 밀러 보좌관이 앞서 언급했던것 처럼 바로 해당 유엔발표에 대한 것이었다.  "2003년 2월 당신은 유엔에서 사담후세인이 확실히 생.화학무기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CIA에 의해 오도된 것으로 드러나고 있는데 어떻게 보는가?"라는 질문이었다. 파월장관에게는 불편한 질문임에 틀림없었다. 하지만 어떤 질문인지 듣고도 파원장관은 인터뷰를 끊으려던 밀러 보좌관을 엄하게 꾸짖은뒤 '러서트'에게 같은 질문을 다시 하라고 했고, 그에대한 답변을 충실해 했었다.

"매우 우려하고 있다. 당시 유엔에서 한발표는  CIA가 제공한 최고의 정보를 바탕으로 했고, 이를 신중히 검토 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CIA의 다수의 정보원은 정확치 않은것으로 드러났고, 매우실망했다. 고의로 오도한 경우도 있었다. 매우 실망했고, 후회한다"라고.  

그는 잘못한것에 대한 변명을 하지 않고, 있었던 사실과 결과를 그대로 방송하면서, 방송을 취솔하려했던 애밀리 보좌관을 크게 꾸짖었던, 그의 강직함을 보여주었었던 것이다.

만약에 이와 비슷한 내용의 뉴스사건이 터졌었더라면, 그비서는 승진을 했을테고, 해당장관은 공적이 포장되여 목에 힘을 더 주었을 것이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밀러 : 인터뷰 끝났어요. 

 파월 : 끝나지 않았어요. 팀이 아직 나에게 질문을 하고 있는데. 

 밀러 : 아니에요. 질문 끝났어요. 그건 사용할 수 없어요. 편집할 겁니다. 

 파월 : 팀, 미안해요. 통신이 잠깐 끊긴 것 같은데요. 

 러서트 : 전 여기 있습니다, 장관님. 다시 카메라 화면으로 돌아오시면 좋겠네요. 누가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파월 : 이거 정말…. 

 러서트 : 아마 보좌진 중 한 명 같은데요, 장관님. 적절치 못한 행동 같습니다. 

 파월 : 에밀리, 저리 비켜요. (get out of the way) 카메라 이쪽으로 다시 돌리세요.   

(카메라에 다시 파월 전 장관이 잡힘)

 파월 : 팀, 다시 돌아왔습니다. 아까 그 질문부터 다시 하시죠. 

 러서트 : 감사합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작고한 콜린 파월 전 미 국무부 장관. AFP=연합뉴스

지난 18일(현지시간) 작고한 콜린 파월 전 미 국무부 장관. AFP=연합뉴스

유지혜 외교안보팀장의 픽 : 콜린 파월 전 미 국무장관 별세 

큰 별이 졌다. 콜린 파월 전 미 국무장관이 18일(현지시간)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별세 소식이 전해진 직후 트위터에서 회자된오래된 영상이 있다. 그가 국무장관이던 2004년 5월 CBS 방송 ‘Meet the Press’의 진행자 팀 러서트와 인터뷰하는 영상이었다. 러서트는 미국 워싱턴, 파월은 요르단에서 위성으로 연결한 인터뷰였다.

당시는 이라크 포로 학대 사건 이후 조기 철군 필요성 등이 제기되던 민감한 시기였다. 그런데 인터뷰 말미에 러서트가 “마지막으로 묻고 싶은 것은 장관님이 2003년 유엔 연설에서…”라며 질문을 하는 도중 파월 전 장관이 갑자기 화면에서 사라지는 황당한 상황이 발생했다.
누가 카메라를 돌려버린 것. 화면에는 바다와 바람에 흔들리는 야자수만 잡혔다.

2004년 5월 CBS와 인터뷰 중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이 화면에서 사라졌다. 약속한 시간을 넘겼다며 공보보좌관이 카메라를 돌렸기 때문이다. 유튜브 캡처

2004년 5월 CBS와 인터뷰 중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이 화면에서 사라졌다. 약속한 시간을 넘겼다며 공보보좌관이 카메라를 돌렸기 때문이다. 유튜브 캡처

그리고 들려온 한 여성의 목소리. “인터뷰 끝났어요.” 목소리의 주인공은 에밀리 밀러 장관 공보보좌관. 이후 몇십초 동안 이런 대화가 오갔다.

 밀러 : 인터뷰 끝났어요. 

 파월 : 끝나지 않았어요. 팀이 아직 나에게 질문을 하고 있는데. 

 밀러 : 아니에요. 질문 끝났어요. 그건 사용할 수 없어요. 편집할 겁니다. 

 파월 : 팀, 미안해요. 통신이 잠깐 끊긴 것 같은데요. 

 러서트 : 전 여기 있습니다, 장관님. 다시 카메라 화면으로 돌아오시면 좋겠네요. 누가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파월 : 이거 정말…. 

 러서트 : 아마 보좌진 중 한 명 같은데요, 장관님. 적절치 못한 행동 같습니다. 

 파월 : 에밀리, 저리 비켜요. (get out of the way) 카메라 이쪽으로 다시 돌리세요.   

(카메라에 다시 파월 전 장관이 잡힘)

 파월 : 팀, 다시 돌아왔습니다. 아까 그 질문부터 다시 하시죠. 

 러서트 : 감사합니다.  

NBC는 이를 편집하지 않고 여과 없이 방송했다. 국무부는 해당 인터뷰 직후 위성으로 연결하는 또 다른 방송 인터뷰가 예정돼 있었는데, 시간이 너무 지체돼 밀러 보좌관이 카메라를 돌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이 공보보좌관을 꾸짖은 뒤 카메라를 돌려 다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이 공보보좌관을 꾸짖은 뒤 카메라를 돌려 다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해당 영상이 인상적이었던 건 두 가지 이유에서였다.

파월 전 장관 별세 뒤 미국 내에서는 진영을 가리지 않고 그를 추도하는 물결이 크게 일었다. 하지만 이라크전의 책임을 물어 그를 ‘전쟁범죄자’로 호되게 비난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파월 전 장관은 2003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이라크가 다량의 대량살상무기(WMD)를 보유하고 있다며 이라크전의 당위를 강조했다. 곧이어 미국은 이라크를 공격했고, 민간인 수십만명이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사담 후세인이 WMD를 보유했다는 증거는 끝내 찾지 못했다.  

이라크 침공 드라이브를 걸었던 건 딕 체이니 부통령 등 강경 매파였지만, 세계가 기억하는 상징적 장면은 안보리에서 이라크가 탄저균을 담는 데 사용했다는 시험관을 들어 보이며 확신에 찬 목소리로 전쟁을 설득하는 파월 전 장관의 모습이었다.

2003년 2월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사담 후세인이 생화학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한 콜린 파월 당시 국무장관. 로이터=연합뉴스

2003년 2월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사담 후세인이 생화학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한 콜린 파월 당시 국무장관. 로이터=연합뉴스

NBC 인터뷰에서 러서트가 하려던 질문, 밀러 보좌관이 끊으려던 질문이 바로 해당 유엔 발표에 대한 것이었다. “2003년 2월 당신은 유엔에서 사담 후세인이 확실히 생ㆍ화학 무기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중앙정보국(CIA)에 의해 오도된 것으로 드러나고 있는데 어떻게 보는가”라는 질문이었다.

사실 시간보다도, 파월 전 장관에게는 불편한 질문임에 틀림없었다. 하지만 어떤 질문인지 듣고도 파월 전 장관은 인터뷰를 끊으려던 밀러 보좌관을 엄하게 꾸짖은 뒤 러서트에게 같은 질문을 다시 하라고 했고, 충실히 답했다.

“매우 우려하고 있다. 당시 유엔에서 한 발표는 CIA가 제공한 최고의 정보를 바탕으로 했고, 이를 신중히 검토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CIA의 다수의 정보원은 정확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고, 매우 실망했다. 고의로 오도한 경우도 있었다. 매우 실망했고, 후회한다.

후회한다고 해서 수많은 목숨이 희생된 데 대한 책임을 피할 순 없지만, 과오를 저지른 뒤 변명이나 자기 합리화에 더 능한 통상의 고위 공직자들과 다른 모습임에는 틀림없었다. 윗선의 눈치라도 봤다면 절대 할 수 없는 말이기도 했다.
파월 전 장관은 훗날 당시 유엔 발표를 두고 고통스러운 일이었으며, 자신의 경력에서 영원한 오점으로 남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에 흑인 최초로 미국 합참의장과 국무장관을 지낸 콜린 파월을 추모하는 뜻으로 성조기가 조기로 내걸려 있다. 연합뉴스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에 흑인 최초로 미국 합참의장과 국무장관을 지낸 콜린 파월을 추모하는 뜻으로 성조기가 조기로 내걸려 있다. 연합뉴스

해당 인터뷰가 인상적인 또 하나의 이유는 이런 모든 상황이 투명하게 기록으로 남은 점이었다. 그대로 방송된 것을 넘어 해당 인터뷰 내용은 -“에밀리, 저리 비켜요”까지 포함해- 국무부 아카이브 웹사이트에 전문 그대로 올라가 있다. 지금도 누구든 확인이 가능하다. 파월 전 장관은 방송 직후 진행자 러서트에게 전화해 직접 사과도 했다고 한다.

불편한 질문도 피하지 않고, 부끄러운 답변도 그대로 기록하는 일. 기본적이고 당연해 보이는 일이 인상적인 건 지금의 현실은 그렇지 않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 본질을 꿰뚫는 파월 전 장관의 공직관(觀)은 2015년 4월 29일자 중앙일보에 보도된 ‘직격 인터뷰-김영희 묻고 콜린 파월 답하다’에 나온다.

지난 2015년 4월 삼극위원회에 참석한 콜린 파월 전 미 국무장관(오른쪽)이 김영희 대기자와 마주 앉아 가난 속에서 자란 개인사와 합참의장으로 걸프 전쟁의 영웅이 된 사연, 국무장관으로 대북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했지만 결과는 실망뿐이었다는 솔직한 설명을 하고 있다. 김춘식 기자

지난 2015년 4월 삼극위원회에 참석한 콜린 파월 전 미 국무장관(오른쪽)이 김영희 대기자와 마주 앉아 가난 속에서 자란 개인사와 합참의장으로 걸프 전쟁의 영웅이 된 사연, 국무장관으로 대북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했지만 결과는 실망뿐이었다는 솔직한 설명을 하고 있다. 김춘식 기자

리더는 사심이 없어야(selfless) 합니다. 절대로 이기적이어서는 안 되고, 내가 아니라 조직이 잘되는 방법을 생각해야 해요. 나는 내 직업이 좋든 싫든, 상사가 마음에 들든 안 들든 항상 최선을 다하는 걸 배웠어요. 다른 사람을 만족시키려면 자기 자신부터 만족해야 합니다. 최선을 다하면 반드시 누군가는 그런 당신을 지켜보고 있을 겁니다.”

역시 기본적이고 당연한 말이다. 하지만 그의 말이 인상 깊게 들리는 건 역시 이를 행동에 옮기는 고위 공직자들을 현실에서 보기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17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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