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October 28, 2012

우정에는 계산안되는 희생이 동행하기 때문이다.

마음과 행동으로 우정을 보여준 친구를 옆에서 보면서….

밤늦게 서울을 떠나 친구부부와 우리 부부는 기아에서 자신있게 만들어 출시한
Mohave SUV를 타고, 지금은 결혼한 딸아이 부부가 살고 있고, 겨울에는 추위를 피해 거쳐하고 있는 수유리의 큰 집을 떠나,  강원도 홍천의 카테지에 도착 했을때는 밤 10시가 넘어서였다.
차의 성능도 무척 좋아서, 토론토에서는 이런 차가 거리를 활보하지 않는 이유가 뭘까?라고, 토론토에 있는 Dealer에서 이종류의 차를 판매하게 된다면 제일 먼저 한대를 사고 싶은 그런 충동까지 느끼면서, 친지 부부가 노후를 보내기 위해 손수 흙을 고르고 망치질 해서 건축한 넓직한 그의 집 마당에 도착 했을때는 빨간 벽돌의 아담한 집이 우리를 웃으면서 맞이 하는것 같았다.  고국을 방문할때마다 이곳 홍천에 들렸지만 오늘밤은 그느낌이 가슴을 찡하게 하기도하고, 흘러간 세월에 대한 아쉬움이 마음을 아련하게 하기도 한다.

같이 행동하기로한 다른 2친지 부부들은 내일 아침에 서울로 부터 이곳에 오게 돼있다.
우리 부부는 하룻밤 이곳 홍천의 한적한 시골친지 집에서 같이 보내면서 조용히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다른 친지부부의 양해를 구하고, 연락 했더니, 손수 서울까지 올라와 이친지부부의 Mohave차를 타고 막 도착 한 것이다.  도착한지 얼마 안돼 이집 바깥주인은 시야에서 조용히 사라져 보이지 않은지 오래다.

원래의 생각데로 같이 리빙룸에 2 부부가 같이 모여 그동안 못다한 얘기들을 나누면서 시간을 보낼려고 했던 나의 생각은 빗나가고 있음을 알았다.  이집의 주인 Mr.Seong이 보이지 않았다. 그의 부인(Lunar의 중고등학교동창)과 우리 부부만이 TV를 켜놓고 보는둥 마는둥 하면서 끝없이 이어지는 삶의 얘기들이 오가는중에, 이집주인장이 안보인다고 했더니, 우리부부와 내일 만나게될 친지들을 위해서 토종닭을 잡고 있다는 이집 안주인의 설명이다. 아까 이곳에 도착했을때 엉성하게 울타리를 쳐놓은 안에서 갈색의 토종닭들이 꼬꼬… 하는 소리를 들은 기억이 난다.

"나도 토종닭 잡는데 일손을 보태야 하는데…..몇십년만에 처음으로..."
"안돼요,  피흘리고 생을 마감한 광경을 보면 비위가 거슬려 닭고기를 먹을수 없게 될것을
우려하여, 지금 조용히 혼자서 처리하고 있으니 우리는 계속해서 얘기나 해요.  미옥아 아까 하던 그얘기 계속해줘… 빨리, 다른 생각은 아예 접고..."
내가 시골출신인것은 이집주인 부부가 알고 있지만,  오랫동안 닭잡는것을 경험해 본적이 없어, 행여나 닭잡는 순간을 보았을때 비위가 뒤틀려 막상 닭고기를 먹을때 맛을 버릴까봐서 보여준 그의 배려가 고맙다.

며칠전 지금도 우리 부부가 고국을 방문할때 마다 행동을 같이 해왔던 4부부가 울릉도 Tour를 할때, 홍천에서 마지막 밤을 같이 보내고, 곁들여 토종닭의 감칠나는 맛을 느껴 보자라고 이집의 주인장  Mr.Seong이 제안을 했었다.  모두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손벽을 손이 부서져라 치면서 좋아 했었던 기억이 난다.

"웬수같은 친정 동생들, 오랫만에 친정 나들이 하니, 오빠가 토종씨암탉으로 몸보신을 좀 시켜  시집에 보내서 일 잘하게 돕는것 밖에 또 다른 방법이 있겠나?, 하늘같은 서방님들 잘 돌봐 주는것 잊지 말고....."

라고 좌중을 웃겼던 생각이 난다.   그약속을 말없이 조용히 집뒷뜰로 나가, 닭장에서 3마리의 통통하게 살찐 암탉을 손수잡아 털을 떨어내고, 내일 모두가 모였을때 맛있게 먹을수 있도록 수고하고 있는 그를 생각하면서, 도울려고 하는 나를 그의 부인은 꼼짝도 못하게 막고 그광경을 목격하지 못하게 하는 그배려에 마음이 찡한다.

요리를 바로 할수 있도록 잘 준비된 3마리의 닭을 시장에서 구입해서 친지들을 대접하면 편하고 또 맛이 더 있을수도 있을텐데….. 친구는 싸늘한 밤공기에 옷을 적셔 가면서 지금, 그것도 혼자서 조용히 정성을 쏟으면서 우정의 share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여자분들은 50년 넘게 지켜온 우정이지만, 나자신을 포함한 남편들은 40여년 동안 아내들 덕택에 같이 어울려 우정을 지켜오고 있는 4부부들인 것이다.  평상시에는 삶에 바빠 수시로 만나서 시간을 보내는 경우는 드물다고 들어오고 있다.  그러나 우리 부부가 고국을 방문할때는 이친구 부부들이 하던일을 뒤로 밀어제치고 같이 어울려 여러날들을 해외여행과 국내 여행 또는 친지부부의 집에 머물면서 우정을 나우어 오고 있는 사이이기에, 그러한 우정을 지금 이집 주인장은 행동으로 조용히 나타내고 있음을 나는 보면서 느끼고 있다.  마음이 괜히 찡해온다.  나이를 먹어서만은 아닌, 피를 나눈 형제,자매들 사이에서는 못느끼는, 그러면서도 행동에서는 서로가 격을 두고 예의를 저버리지 않는, 독특한 우정이 이렇게 오랜세월동안 지켜져 오고 있다는데 나 스스로도 대견하게 느껴지고, 계산안되는 희생?)이 동반하고 있기에 가능해진다는 삶의 철학을 본다.

사회적활동이나, 신혼때부터의 부부 생활 시작도 조건이 거의 모두가 풍부하지 않은 여건속에서 별을 보고 집을 나섰다가 별을 보고 귀가하는 충실한 삶을 살아왔기에 노후의 생활도, 경제적인 면에서 큰 부자는 아니어도, 궁색함 없이 여유를 즐길수 있는 수준의 삶을 즐기고 있는 우리들 부부이기에 더 우정이 끈끈하게 엮어져 온것임을 오늘 다시 확인 하는 셈이다.

이러한 우정 관계를 있게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아내들의 헌신적인 공로가 그속에 깊이 배여 있음을 외면할수 없다.  처음 신혼때 만났을때는 우리 남편들은 서로가 마치 적을 탐색하는것 처럼 서먹서먹함을 떨쳐 버릴수가 없었다.  당시의 사회적 현실이 모두가 가난하게 살수 밖에 없었던 속에서 우리들,남편들은 쉽게 껍질을 벗어 던지고, 나신의 모습 그자체를 보이기를 꺼려하는면도 많이 있었다. 이럴때마다 같이 몸을 섞으면서 새로운 신혼의 삶을 시작한 아내들이 자기의 남편들을 이해시키고, 칭찬도 해주고, 모임의 자리를 만들고…. 그렇게 이어온 우정이기에, 지금 밖에서 열심히 내일 친지부부들의 만남을 위한 요리를 준비하기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을 그친구의 젊었을때의 모습을 기억속에서 되찾는다.

같이 모임을 갖었을때 별로 농담도 잘 못하는 좌중을, 이친구는 구수한 입담으로 배꼽을 잡고 웃게하는 특유의 재간(?)이 있다.  그럴때면, 예전이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주책없는 남편이라고 눈을 돌리면서 쏘아 부치는 부인의 변함없는 한마디도 지금은 특허품정도로 모두가 이해하고 듣기를 즐거워하면서 또한바탕 웃어 제낀다.  이번 울릉도 여행시에도 그녀는 어김없이 남편의 주책같은 좌중웃기는 행동에 어김없이 눈을 돌려 훌기는 모습이 재현되곤 했었다.  아마도 내일 모두가 모여서 닭고기를 뜯으면서 바삐 손을 놀릴때, 그는 좌중을 박장대소 시키는 재치를 발휘할것이다.  그친구의 이러한 재치가 더빛나는것은, 다른 친구분들도 마찬가지이지만, 세상을 살아가면서 입으로 내뱉은 말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지켜왔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노년을 살아가는데에 가장 큰 재산으로 작용하고 있다는것을 모두가 고맙게 생각하고, 값있게 간직하고, 생활화 하고 있는 점이다.
















시골에서 여름내내 농사지어 수확한 산채나물들을 주원료로 만들어 상위에 올려진 반찬들은 모두가 향이 특히했다.  고국방문을 참 잘 했다는 생각을 또 한번 한다.  명이나물, 더덕나물, 마늘짱아치, 참나물 무침, 아침에 큰통의 배추 한포기를 뒷뜰 텃밭에서 뽑아 만든 것저리 등등….종류를 다 기억은 못한다.  닭고기는, 도회지의 시장에서 구입하여 먹었던것과는 다르게 조금 육질이 단단하다. 어금니에서오래 씹힌다.  도시의 양계장에서 자란 고기는 부드럽고 푸석푸석함을 잘 알고 있다.  지금 입안으로 집어 넣는 토종닭고기는 질기다. 씹을수록 맛이 더해지는 느낌이다.  노후의 생활에서는 부부가 먹는 일상의 음식준비도 버겁다는것을 가끔씩 느끼는데…. 이친구 부부는 대식구의 입을 즐겁게 하고 50여년 지켜온 우리들만의 우정을 위해  어제밤에 이어 오늘 새벽에도 심혈을 쏟아 친구들을 위한 정성이 듬뿍 담긴 정성을 만들고 있다. 고맙다.  더욱더 기억에 오래 남을것은 이집 주인장이 특별히 준비해준 사슴고기육회(Deer Meat)의 맛이다.  그는 매년 늦가을부터 초겨울사이에 전국을 헤매며 사냥을 즐기는 멋쟁이다.  지난해에 사냥했던 사슴고기를 냉동시켜 놓았다가 먹골배를 채썰어서 같이 버무려 사슴고기육회를 만들어 친지들의 입을 즐겁게  한것이다.  입에 씹히는 맛이 닭고기와는 또 다르다.  맛이 고소하다.  이집 주인장의 정성이 없었다면 어디서 이런 생사슴고기맛을 느낄수 있을까?  이러한 분위기가 오래오래 이어지기를 그져 바라고 싶은 생각 뿐이다.    내일 오후에는 이런 우정들을 뒤로하고 비행기를 타고 캐나다 집으로 되돌아가기위해 떨어지지 않은 발걸음을 재촉해야 한다. 감사.

http://youtu.be/PbydWs-bZ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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