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August 15, 2012

Mother Nature에 무력한 존재-야유회를 하면서

창문에 세찬 빗줄기가 부딪히는 소리에 잠을 깼다.  새벽 5시경이다.   오늘은 빗줄기 부디치는 소리가 다른때와는 다르게 나를 걱정 시켰다.  어찌 할수가 없다. 그냥 그대로 밀고 가야한다.

최소한 150여명이 모여 하루를 대자연속에서 즐기는 캐나다 향군동부지회의 Summer Picnic이 오늘 오전 11시부터 있게 되는데 그준비를 임원님들이 몇번의 모임을 갖고 고민하면서 며칠째 준비해 왔었다.  나이드신분들께서는  나들이 하는 기분으로 이날 참가하여, 오랫만에 만나게 되는 옛전우들과 끝없이 이어지는 무용담을 나누면서 어린애들처럼 파안대소하고,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는 노구를 이끌고 신호와 구령에 마추어 재롱(?)도 떨어 주실것이다.

태극기와 캐나다기 그리고 향군기를 꽂아놓고 애국가와 O Canada를 봉창하고, 먼저가신 전우들과 선열들에 대한 묵념등의 순서를 마치고, 곧바로 점심을 하면서, 원래 공원에서는 금지된 Alcohol도 좀 곁들이고, 또 새로 개발됐다는  Wine-소주를  한모금씩 하면서 분위기를 띄우고,두대의 Grill에서 구워대는 갈비와, 잘 Roast 된 Baby 통돼지고기가 푸짐하게 Table 위를 장식하고, 종류를 셀수도 없을 만큼 잔뜩 차려진 음식에 먹기도 전에 배가 부른 기분으로, 조금전 까지도 걱정했었던 비에 대한 기우는 저멀리 도망간 기분이다.
길게 늘어놓은 식탁에 앉아서 식사하는 모습도 장관이다.   그옆의 Grill에서는  쉴새없이 연기가 피어 오르면서 갈비 익는 구수한 냄새가 군침을 꿀꺽 삼키게도 한다.  막따온 고추를 막된장에 푹찍어서 씹어먹는 맛도 집에서와는 사뭇 다르고 농부의 부지런함을 느끼게 한다. 

밤새 준비하고, 또 목록을 적고..... 차에 잔뜩 싣고 떠날때쯤의 시간은 아침 7시경이다.   임원진 각자가 맡은 임무를 준비하고, 임무를 완수하기위해 바삐 움직였고, 나 또한 Luanr와 어제 하루종일 오늘 야유회에 사용될 상품과 기구들을 쇼핑하면서, 이물건을 상품으로 타가는 회원은 운이 좋은 분들은 운이 좋겠고....등등의 상상을 하면서,  쇼핑 막판에는 비가 내릴때를 대비하여, 특히나 연로하신 회원님들을 염두에 두고 Poncho까지도 구입했었다.

지난 3월초에 공원사용 허가를 받고, 또 사전에 점검까지 했던 지정된 공원 Area 1에는 두분의 봉사자분께서 오셔서 차에서 사용될 물건들을 꺼내고, Picnic Tables들을 들어 옮기면서 정리하면서 바삐 움직인다.  내가 도착한 시간은 막 8시 조금 지났었는데..... 내가 늦은 셈이다.  공식적으로 야유회가 11시에 시작되지만, 참석한 회원들이 앉을 Picnic Table을 확보하기위한 차원에서 서둘러 임원진과 봉사하는 회원님이 일찍 나오도록 작전을 짰었던 것이다. 나처럼 그분들도 인사가 날씨 타령이다.  하늘은 옅은 회색빛의 구름이 북동쪽으로, 시장을 가기위해 바쁜 걸음을 재촉하던 옛날 시골 아주머니들 처럼, 그렇게 흘러간다.

며칠전까지만 해도 기다리던 비는 올기미가 보이지 않고, 땡볕만 내려쬐여, 농민들은 물론이고, 모든 사람들이 언제쯤 비가 내릴려나? 이제는 옥수수마져 잎들이 말라 비틀어지기 시작하는데..... 라고 걱정을 했었다.  지난 2일전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좋아라 했는데, 사실 오늘 내리는 비도 좋아해야할 반가운 손님(?)인데,  지금 나를 비롯한 임원진들은 하늘이 원망(?)스러울 뿐이다.   오늘이 재향군인회 캐나다 동부지회의  Summer Picnic 날로 많은 회원님들을 비롯한 가족들이  야외에서 모여 오랫만의 만남에서 친목을 하고.....회원님들이 마음가볍게 즐기면서 친목할수 있도록 뒷바라지를 며칠째 해왔는데, 오늘도 비는 계속 될것이라는 일기예보가 마음을 무겁게 지금 짖누르고 있어, 편한 마음일수가 없다.

어제는 많이 내렸었는데, 강우량이 30 mm였다고 한다.  오늘은 최고 약 5mm정도 일거라는 예보를 믿어야 할까 말까하면서 그까짓 5mm쯤이야....태연한척 하면서 그냥 준비를 했었다.  차들이 속속 도착한다.  BBQ Grill을 준비한분, Tables와 의자를 준비한분, Tent를 준비한분 등등.... 모두가 고마운분들이다.  이분들의 수고를 봐서라도 제발 비는 오지 말아야 할텐데.....

Banner를 걸고, 들어오는 길에 방향을 알려주기위해  Lunar가 손수 폐품을 이용하여 만든 입간판 싸인을 세우고, 테이블에 커버를 씌우고.....그사이 Lunar는 누릉지를 넣고 끓인 숭늉을 수고하는 회원님들에게 제공한다.  맛이 구수하고,  커피보다 더 상긋하다.  하늘이 회색빛 구름을 뚫고 파랗게 보인다.   모두가 환한웃음으로 안도의 뜻을 표한다.  5mm라는 뉴스가 자꾸 마음에 걸리긴 하는데..... 파란 하늘이 보이니  그말이 믿어지지가 않는쪽으로 변해간다.

태극기와 캐나다기 그리고 향군기를 꽂아놓고 애국가와 O Canada를 봉창하고, 먼저가신 전우들과 선열들에 대한 묵념......서둘러서 공식적인 순서를 마무리 하고, 바로 점심식사를 시작했다.  그후에 제2부 순서를 하면서 대자연속에서 한가한 놀이와 웃음꽃을 피울 계획으로.

회원님들에게 상품으로, 선물로 드릴 물건들을 잔뜩 싸놓고, 점심 끝나기를 기다리면서, Flags를 거두어 들이고, Game진행에 차질이 없도록 다시 점검하고.....
하늘이 약속이라도 지킬려는듯 어두어 지기시작하더니, Drizzling이 시작된다.  몇회원들은 본능적으로 옆의 Parking lot으로 뛰어가, 차속으로 들어가고, 어떤분들은 아무렇치도 않은듯 차분하게 Table에 앉아 있기도 하고, Game 진행자는, 내리는 가랑비가 지나가는비일것으로 바라면서 Gamer들을 불어 모으는데.......생각과는 달리 비가 더 심해진다.  옷이 젖어들기 시작하고..... 상품으로 싸여있는 물건들을 다시 차속으로 옮겨싣고....바람에 휘날리는 Table Cloths를 걷어 정리하고,  왔다갔다 정신이 없게 한다.  커다란 수박과 남아 있던 음식들이 순식간에 눈에서 사라져 버린다.   주로 연로하신 여자분들께서 어떻게 준비 했는지, container들 속에 쑤셔 놓고, Game은 뒷전이고, 남자분들을 호령(?)하여 집으로 떠나기 시작했다.  이까짓 조금의 비때문에 남은 스케줄이 다 깨져 버리고...... 집으로 되돌아 가기에 바쁜 발걸음을 한다.
계획데로 스케줄이 다 끝나면 한봉지씩 드릴려고 준비해 두었던, 아까 점심때 맛있게 쌈장에 찍어 먹었던, 고추도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지금까지 상품으로 매년 준비해왔던 틀에서 탈피하여 새로운 상품으로 개발하여 오늘의 상품중에서 가장 의미있고, 많은 투자를 해서 준비했었던 것인데..... 골고루 분배를 못하고 사라져 버린 것이다.   또어떤분은 고추봉지는 상품으로 생각지를 않았던지?  상품이 어디있느냐고? 푸념도 있었다.

나와는 상관없이 그냥 지나칠때는 물폭탄이 떨어지듯하는 소나기도, 얼굴을 빨갛게 변화 시키는 땡볕도 무심히 지나치지만, 오늘처럼 대자연속에서 시간을 보낼때는,  우리 인간이 바라고, 손해 안볼려고 생각하는 어리석고 이기적인 존재라는것을  뚜렷히 보았다.  혹시나 하면서 준비해온 Poncho들을 나누어 주었는데 순식간에 다 없어져 버린다.   뒤집어 썼으면 그대로 남아 계셨어야 하는데..... 어떤분은 비를 맞으면서도 뒤집어 쓰지 않고 간직하신 연로하신분들도 눈에 띈다.  본능적으로 다 성장했지만, 아직도 사랑하는 자손들에게 갖다 줄려고 그러는 그 부모의 마음을 읽을수는 있지만..... 꼭 그렇게 하셔야 하나? 본인자신을 생각하실때가 이제는 충분히 됐는데.....라는 생각도 들었다.
한바탕 소란이 끝나고, 참석했던 회원님들이 거의 다 사라진뒤에 임원진들과 봉사하신 회원님들이 뒷처리를 다 했을 무렵에는 언제 비가 내렸냐라는듯이 하늘이 파랗게 눈을 시원하게 만들었다.  불과 길어야 30분이었는데, 그것을 못참고, 흩어져 버리는 우리 인간들의 연약하고 참지 못함을, 위에 계시는 그분이 보시면서 뭐라고 하실까? 혀를 끌끌 차실까? 아니면 잘했다고 하실까?   세계도처에서 가뭄과 물난리로 또 때로는 원자탄 터트린것처럼 불바다로, 지진으로 인간세상을 뒤흔드는 섭리와 대자연의 오묘함을 우리 인간은 그순간만 지나면 다시 나와는 상관없는 가벼운 일쯤으로 치부한다.   오늘의 준비는 충분히 그리고 철저히 했지만, 대자연의 섭리앞에서는 아무런 소용이 없음을 두려운 마음으로 가슴에 새겨 둔다.  연로하신 회원님들께서 무사히 보금자리로 되돌아 가셨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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