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May 10, 2009

전주시내의 한옥촌과 한지 제작광경






















어찌 보면 우직 하고 현재를 사는 사람으로서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옛것을 그대로 유지하여, 우리 한민족의 오랜 전통을, 최소한 외형적으로라도, 후손들이 보고 조상님들의 생활상을 되돌아 볼수 있게 해주는 곳이 고향땅 전주에 아직도 보존되여, 외지의 관광객들을 맞이 하고 있었다.
전주에 살고 있는 막내 동생의 안내를 받아 찾아간 곳은 전주 한옥촌과 그속의 한 기와집에서 아직도 한지(옛날 선조들이 책을 만들때 쓰던, 닥나무로 만든 종이) 를 전과정 수동으로 제작하고, 생산품을 관광객들에게 판매하고 있는 곳도 구경하게 됐다.
한옥은 전부 지붕이 기와로 덮혀 있었고, 옛날 그대로 골목길은 좁아 오늘날의 이동에 발이 되다시피한 자동차의 접근은 상상도 할수 없을 정도로 좁았지만, 그길을 좌우로 각한옥의 기와를 머리에 이고 있는 흙담벽이 흙냄새를 풍기며 옛정취를 되살리는데 한몫을 거들고 있었다.
대도심의 콩크리트 건물이 눈에 친숙한 현대인들에게, 이 한옥촌이 풍기는 의미는, 가깝게는 불과 몇십년전의 우리 부모님들의 삶을 보게 해주는것 같아 더 친근감이 가고, 오랫동안 이모습이 그대로 이어지기를 바래는 마음이 엄습해 오기도 했다.
해송으로 만든 큰 대문은 옛날 어렸을적에 우리 고향집의 사랑채에 걸려 있던, 어느날 화재로 타버렸던, 그대문을 연상케 해주었고, 어떤집 대문에는 '술도가집'이라는 조그만 명패도 그대로 부착되여 있었고, 떡방앗간, 기름집 기타 여러 형태의 문패들이 옛날 선조들의 삶과 문화를 되돌아 볼수 있는 조명역활도 하고 있었다. 한지를 생산하는집 문패에는, '한지 전수집'이라는 명패와 함께 그밑으로 영어로 그것을 번역하여 써 놓은 영어명이 있었는데, 내가 보기에는 뭔가 어색해, 영어권 외국인들이 읽었을때, 금방 그 뜻을 알아 차리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 아쉬웠다. 그곳에서 생활하고 있는 사람들은 무심히 지나치겠지만, 영어권에서 살고 있는 내가 보았을때는 마치 갓쓰과 양복입은것 같은 위아래가 Unbalance된것 같이 보였다. 전수라는 말을 'transmission'으로 표기했는데, 우리말을 바로 직역 했기에 그런 오류가 생긴것으로 보였다. 이를 감수한 관련정부 당국의 무성의 아니면 무식함으로 보였다. 심지어 국민학교 아이들까지 영어유학을 보내느라 온 나라가 난리 법석이고, 아이들 영어유학 안보내는 부모는 축에 끼지도 못한다고 들었는데..... 현실은 허상에 불과한것이 아닌가? 생각해 봤다. 내 생각으로는 ' inheriting' 또는 'inheritance'로 표기 했으면 쉽게 영어권 외국방문객들에게 이해가 됬을텐데..... 주인장같은, 집안에서 일을 하고 있는 남자분을 일부러 찾아가 만나 그러한 나의 뜻을 설명해 주긴 했는데.....반응은 정부기관에서 그렇게 한것이라면서, 다음에 정부 관련자들이 올때 한번 얘기 해 보겠다는 말을 해주었을 뿐이다. 안으로 들어가 어떻게 한지를 만드는지 그과정을 보았다. 너무나 많은 일손이 요구되는것을 보았다. 옅은 색상을 넣은 한지도 만들고 있었다. 인건비 때문에 판매 단가가 비싸 구경꾼들이 사가지를 않아, 운영이 쉽지 않다고 주인장은 앞날을 걱정하고 있었다. 원료인 닥나무 채취도 무척 어렵다고 했다. 자연히 구입 단가도 올라가, 운영이 사면 초가라고 설명해 준다. 값을 물어보니, 보통 한지,가로세로 약 50에서 30센티미터 정도 한장의 값이 800원 한단다. 한지 한장만을 볼때는 무척 비싼것이다. 그러나 그제작과정을 이해 한다면, 오히려 싸다고 해야 할것 같았다. 그러나 몇사람, 또는 구경꾼들이 그렇게 세밀하게 관찰할것인가? 괜히 이집이 한지 만드는 전통공예로서의 일을 그만 두면 어떻게 될까? 걱정이 나를 안타깝게 한다. 인간 문화재를 정부에서 적극 보호하고 생활에 대한 대책을 책임지듯, 이곳에도 그러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있지 않는한 오래 존속되지 못할것으로 판단됐다. 그날 한옥촌의 한 여관집뜰에서 한패의 서양 아가씨들을 만났다. 요즘 고국에서 영어 선생으로 일하고 있을 젊은이들 같아 보여 먼저 인사를 하고 말을 건넸다. 내예측데로 그녀들은 서울의 어느 고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데 휴가를 맞아 버스를 전세내어 이곳을 방문했다고 한다. 내가 캐나다에서 방문한 관광객이라고 했더니 깜짝 놀라는 눈치다. 자기네는 미국의 펜실바니아 주가 고향인데, 일년 계약으로 지금 서울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고, 대우와 보수에 만족해 한다고 자랑스럽게 얘기해준다.
왜 전학생들이 영어를 배워야 하는가? 어디에 사용할려고? 필요하다면, 그때가서 정부나 소속된 회사에서 전문인으로 양성해서 이용하면 될텐데..... 온나라가 난리이니..... 경제적, 시간적으로 낭비되는 비용이 천문학적 숫자일것이다. 언제까지나, 옛속담에 남이 장에 가니까 구럭질머지고 따라 간다고 했던 구절이 생각난다.
기와 지붕으로 된 한옥집의 곡선미는 젊은 여인네들의 곡선미 이상으로 아름답다. 오랫만에 접해 보아서 일까? 운치가 있다. 옛조상님들의 배고픔속에서도 삶의 여유를 볼수 있게 해주는 그곡선미는 현대를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에게 시사해주는 내용이 깊은것 같다.
시간이 너무 늦어 양조장안에는 들어 갈수가 없었다. 술꾼은 아니지만 막걸리 한잔정도는 들이켜 보고 싶었었는데.....
아쉬움을 뒤로 하고 한옥촌을 나올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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