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May 07, 2009
생소했던 '석모도'에서 친지와 보낸 시간들
남미 여행에서 알게된, 그러나 지금은 오랜 지우처럼 되여버린, 아시아나의 기장 부부를, 그후 처음으로만나, 회포를 풀었다.
이번 고국방문하면서, 그부부에게 소식은 보냈었으나, 고국방문의 원래 목적을 먼저 해결 해야 했기에, 여행 끝 무렵에야, 그분들과 만날수 있는 기회를 얻었기에, 긴시간은 갖지 못하고, 그런 와중에서도, 그분들은 고맙게도, '석모도'에서 하룻밤 보내면서, 살아온 애기를 나눌 기회를 만들어 주신 것이다. 마침 long weekend가 되여 서울에서의 이동은 생각처럼 쉽지가 않아, 설악산 콘도에서 하룻밤을 보내야 된다고 하면서, 그곳으로 차를 몰자고 주장하던 미세스 구의 고마운 배려는 마음에서만 받기로 하고, 대신 생전 처음 들어본 석모도로 차를 돌린 것이다.
석모도는 강화도에서 뱃길로 연결되는 조그만 Resort로 발전되여 가고 있는 조용한 서해 북단에 있는 섬이었다. 전에는 아마도 민간인 출입이 금지됐던 섬이었었는지도 모를 그런 외지고 휴전선에 접해 있는 곳으로 간주 된곳이었다.
구기장의 재빠른 동작으로 겨우 방한칸을 rent할수 있어, 다행이었지만, 비용이 상상외로 많이 들어, 우리를 위해 모든것을 기쁜 마음으로 애쓰는 두분께 누를 끼치게 되는것은 아닌지? 그러나 그런것은 기우였다. 두분은 우리 부부를 너무나 편케 해 주었다.
그곳의 특산품(?)인 장어구이와 그리고 생선회등등... 옛날 염전으로 오랫동안 이용됐던곳은 지금은 폐염전이 되였고, 그곳으로 부터 한참 뒷켠으로 차를 달려 섬끝에 도착한곳은 한구룹의 생선횟집들이 관광객들을 맞이 하기에 여념이 없는 곳이었다. 바로 바다에서 잡아온 싱싱한 생선들이 헤엄치면서, 손님들에게 팔려 가기만을(?)기다리고 있는것 처럼 그들은 수조 안에서 물장구를 치면서, 그앞에서 구경하는 관람객들에게 물을 튀기기도 하면서, 그렇게 어촌속의 관광지임을 보여 주기에 족했다. 수북히 쌓인 방어회를 초고추장에 찍어, 상추와 기타 채소들과 함께 모아 입안으로 몰아넣는 이런 풍경은 얼마만에 접해 보는 기회인가? 써빙하는 아가씨도 푸짐해 보인다. 아직 한국적인 관광지로서의 때가 묻지 않아 더 그렇게 푸짐해 보였는지도 모른다. 빈자리가 없다. 나들이 나온 가족들로, 그들도 우리와 같이, 오랫만의 회포를 푸는건지? 오랫만의 만남은 그래서 이유없이 좋기만 한것같다. 미세스구와 아내가 더 좋아 하는것 같다. 구기장 부부한테서는, 바쁜 서울에서의 생활이 우리처럼 익숙치 않은것 처럼 보였다. 처음 전화후 만나기로 했던 장소는 우리 부부가 유일하게 알고 있는 곳이었는데, 찾기가 쉽지 않았었다고 했다. 대신에 살고 있는곳에서 가까운 야외에 나가 쑥을 뜯고, 나물을 캐고....... 꼭 우리 부부가 봄철이면 연례행사처럼, 달래 뽑기, 취나물 뜯기 등등을 즐기면서, 복잡함을 피하면서, 같은 서울에 살면서도 도심지를 넘나들지 않고 수수하게 살아가고 있는 그분들의 모습을 이번 기회에 확실히 보면서, 더 정감을 느끼게 됐다. 오랜 친구관계를 이어온것 처럼 느껴진다고 구기장 부부는, 동심으로 돌아가는 모습이다. 소중한 만남의 시간임을 속으로 부터 감사하면서, 고맙고 더 잦은 만남의 기회를 만들어야 되겠다고 마음으로 부터 다짐을 해 본다.
바닷장어구이는 처음 먹어 보았다. 그만큼 우리부부가 살고 있는 토론토지역에서는 흔치 않다는 얘기도 된다. 맛이, 향이 감칠나도록 구수하다. 숫불속에 태워지면서 떨어지는 기름튀는 소리도 분위기를 더해준다. 마늘한쪽과 된장, 그리고 잘구워진 장어 한쪽을 상추에 쌓아, 입이 터져라 넣고 씹는 맛은, 글로 표현보다는 먹어본자들끼리 서로의 감정을 얘기하는것이 제일 좋은 표현 방법일것 같다. 몸무게가 또 늘어날것 같은 느낌이다. 그래도 계속 먹었다. 맛이 좋아서 먹고, 만남이 너무나 값진것이고, 그래서 좋아서 더 먹고.....
석모도의 석양은, 아쉬었지만 날씨관계로 만족할만큰은 안되였지만, 그래도 한반도 최북단에서의 석양놀은 그런데로 운치가 있어 좋았다.
섬가운데 솟아 있는 산봉우리를 중심으로 섬전체 해안가로 뻗어내린 계속사이사이로 유락시설들이 줄을 이었다. 서울에서의 말로는, 콘도, 또는 팬션이라고 한단다. 팬션은 야외에서 비비큐를 할수 있는 규모의 콘도를 그렇게 호칭한다고 그들은 설명이다.
산기슭에 세워진 콘도에서 바라본 갯벌은 마침 썰물때여서 꽤 먼곳까지 뻘이 드러나기도 했지만, 가까이서 본 뻘은 '개(Crab)'들의 삶의 터로 보이는 구멍들로 뻥뻥 뚫려 있었다. 흔히 머리에서 상상할수 있는 조그만 어선이나, 놀이배들은 전연 보이지 않았는데, 아마도 휴전선 가까이라서 그러리라고 생각되였다. 그래도 멀리 바다물 건너 그림처럼 펼쳐지는 산들은 아름답기 그지 없었다.
다음날 섬을 떠날려고 일찍 서둘러 선착장을 향해 떠났지만, 이미 배(Ferry)를 기다리는 다른 자동차들로 long line-up으로 장사진을 치고 있었다.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 거의 2시간 40분만에 우리가 타고간 차가 배에 오를수 있었다. 조그만 섬으로 보았었는데, 이렇게 많은 관광객들로 장사진을 치다니.... 우리는 그래도 운이 좋은 셈이라고 자위했다. 우리보다 늦게 나오는 차량들은 더 이상 긴시간을 길에서 보내야 할것을 생각하니, 그들이 안쓰러워 보이기도 했지만, 괜한 남의 시름을 사서하는 초로(old people)들의 한갖 기우일뿐임을 느끼면서, 배에서 내려 우리는 어시장에 들렸다. 두 여인네들은 어패류를 사고...어물도 산다. 그냥 지나치지를 못하고 말이다. 아니면, 무사히 건너왔으니 느늦함을 이렇게 보이려는 마음에서 일까? 그러나 우리를 다시 서울까지 데려다 주고 헤어지면서 그런 여유로움이 아니고, 우리 부부에게 선물로 주려는 마음깊은 구기장 부부의 배려 였음을 알았다. 몽땅 우리에게 건네 주면서, 우리가 묶고 있는 친지집에서 같이, 상을 차려 우리가 즐겼던 그런 시간들을 갖기를 원한다고 하면서 굳이 아내의 손에 쥐어 주면서, 헤여짐을 아쉬워하는 손을 흔든다. 고마운 사람들....
이제 아시아나 항공도 이곳 토론토에 취항하게 된다고 하는데, 그가 그 첫번째 주자가 되여, 우리 부부가 그들이 몰고온 산처럼 큰 보잉 747기를 맨 앞에서 맞이하는 그런 재상봉의 기쁨이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 간절해 진다. 그다음에 휴식시간동안에는 두부부가 골프백을 차에 싣고 시골 카테지로 달려가, 그곳에서 푸른 초원을 걸어가면서 또 다시 살아온 얘기들을 나누는 아담한 꿈이 이루어 졌으면 한다.
그들이 원하는 모든 삶의 일들이 이루어 지기를 빌면서.... 아쉬운 작별의 손을 흔들었다. 오래동안 기억에 남을 소중한 만남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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