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August 15, 2008
광복절은 선조들이 흘린 피의 대가였다.
매년 찾아 오는 그날이지만, 오늘은 재향군인회원 자격으로 우리 한인들의 모이는 장소 즉 한인회관에서 열리는 광복절 행사에 제복을 입고 참석했다. 벌써 광복 63주년에 정부수립 60주년이 됐다는 실감이 나지 않게, 참으로 세월은 빨리도 흘러 갔음을 새삼 또 한번 가슴속에서 깊이 느꼈다. 당시의 처참한 일제치하의 고통속에서 오늘의 자주 독립국가를 후손들에게 넘겨 주기위해 목숨을 바쳐 싸웠던 독립운동가들도, 이와는 반대로 일본의 앞잡이가 되여 동족을 무던히도 괴롭혔던 그때의 사람들도, 이제는 역사속에서만 만나볼수 있다. 배고픔의 역경을 무사히 버티고 살아남았던 당시의 꼬마들이 오늘은 제일 연로한 참석자들로 변하여 한인회관 광복식장의 한 의자에 앉아 있음을 본다. 머리는 하얗고, 삭신은 이미 늙어, 언제 이제 삶을 하직하게 될지 모르는 그런 가느다란 삶의 통로를 통과 하는 모습이 마음을 아프게 한다. 그리고 가슴이 시리도록 서럽다. 60년의 긴세월......
나는 해방 다음해에, 지금은 다른세상에서 살고 계시는(?) 부모님을 통해서 이세상에 한점을 찍게 된 것이다.
죠이스 합창단(나이드신 여성분들)이 특별 출연하여, 여러곡의 노래를 불러 당시의 상황을 어렴푸시나마 상상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이순간에도 귀에 남아 있는 음율은, 광복절 노래와 Song for liberty 이다. 어렸을때 국민 학교에 다닐때는 그렇게도 많이 학교행사때 불러댔던 노래였는데, 오늘은 기억속에서 가사의 일부가 사라져 버려 프린트물을 보면서 같이 합창해야 했고, 노예들의 합창(Song for liberty)은 언제 들어도 느꼈던 것 처럼, 고통받는자들의 배고픔과 자유를 갈구하는 몸부림 같은 것을, 오늘은 선조들이 받았던 고통과 억압 그리고 배고픔 등등이 그위에 겹쳐저 독립의 기쁨도 있었지만, 그이면에 마음 무겁고 괴로움을 내가 직접 겪은것 처럼 함께 느끼게도 했다. 젊은 후배들로 구성된 사물놀이잔치는 오랫만에 이곳에서 조국을 느끼게 하고도 남았다. 일제치하의 어려움 삶속에서도 우리 선조들은 우리의 소리를 용케도 지켜왔고, 후손들에게 물려 주어, 다시 오늘 이곳에서 그들의 혼을 볼수 있게 한것은, 우리민족의 한과 질긴 삶을 보는것 같았다. 이번 여름에 조정래의 "아리랑"대하 소설을 읽고 있다. 일제 강점기를 기점으로 해방될 무렵까지의 사이에 우리 선조들이, 독립운동가로, 자손대대로 경작해 오던 농토를 졸지에 빼앗기고 소작농으로 전락하면서, 노예취급당하는 고통, 학생은 학생데로의 어려움 등등 조선인으로 태어난 모든 사람들은 처해진 상황속에서, 정말로 살아남기위해서 허기진 배를 채워야 했던, 그런 상황을 적나라 하게 그린 민족 소설이었다. 오늘의 광복절 기념 행사에서 그의 소설 속의 인물들이 마치 이식장에 다시 나타나, 그때의 고통과 결심들을 두고 두고 자손들에게 전해 주어야 한다 라고 외쳐대는것같은 느낌이 가슴을 적신다. 어쩌면 이곳에 모인 우리모두도 좀더 낳은 삶을 살아 보고져 부모 형제들이 있는 고국을 버리고 정착한 것은 어쩌면 맥을 같이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의 이민은 우리의 선조들이 나라를 빼앗긴 설음을 가슴에 묻고, 살아남고져 몰래 동토의 나라 만주로 이민을 떠난것과는 전연다른 이민이었다. 먹는것은 살기 좋은 이곳에서 쉽게(?) 해결 됐다고는 할수있으나, 어찌 빵으로만 삶의 척도를 잴수 있으랴. 세월이 흘러 갈수록 두고온 산하, 혈족, 조국에 대한 그리움은 더 커져만 가는것은 배고픔 보다는 배부름속에서 오는 투정인지도 모르겠다. 목숨을 바쳐 조국의 광복을 이루어내신 선조들의 고마움을 배부른 풍요속에서, 의례이 치르는 연례 행사가 아닌, 진정한 감사함을 가슴속에 지니고 살아가야 함을 다시한번 되새기는 오늘이 되여야 한다. 요즘 일본은 때아닌, 독도 영유권을 주장 하면서, 일본내의 국민학교 교과서에 계재하는 파렴치함을 범하고있어, 다시한번 우리 모두를 정신차리게 경종을 울리고 있다. 부강한 나라 건설과, 나라잃고 고통을 당했던 선조들의 체험을 마음깊이 새겨 유지하는것만이 다시는 일본이라는 나라가 조국을 넘보지 못하게 하는 첩경임을 명심하는 오늘이 되였으면 한다. 새로운 정부수립이후 60년 동안에 우리 조국의 국력과 경제적 성장은, 이제 선진국 대열에 들어 설려고 하는 과정을 통과 하는시점에 있음을 본다. 30년전이전에 이곳을 향해 올때만 해도 조국은 겨우 보리고개를 깔딱 거리면서 넘어가는 상황이었었다. 풍부한 소갈비를 공원에 나가 바비큐 할때면 먼저 고국의 식구들을 생각하면서, 같이 나누지 못함을 아쉬워 했었던 때도 기억에서 멀지 않다. 오늘날은 일상생활 패턴이 고국이 더 화려하고, 역동적으로 보여진다. 배부른것 만큼 후손들에게, 오늘의 풍요로움이 있게된 역사적 배경을 오늘을 사는 부모님들이 교육과 행동으로 보여주는면이 다소 부족한것 같아, 멀리서 보는 조국의 젊은이들이 걱정스럽게 보이는 일면도 있는데, 이것은 나만이 느끼는 기우일까? 역사가없는 민족은 부강하게 되지 못하고, 멀리가지 못하는것을 우리는 살아오면서 느낀다. 풍요로움에 맞는 정신적 풍요로움도 같이 성장 하도록 부모님들의 책임을 강조하고 싶어진다. 우선 나 자신부터 이시간을 빌어서 말이다.
조국이여....무한히 발전하라. 전진하라. 그리고 역사를 잊지말라. 우리 교민들은 조국이 있었으매, 그 후광으로 이곳에 이민와서 편하게, 풍요로운 삶을 즐기는 고마움을 항상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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